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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녹두꽃』 19화-20화 리뷰 (2019. 5. 25. 작성)

by 0I사금 2024.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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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녹두꽃』을 보면서 이번 19화에서 처음 울었던 것 같습니다. 비극적인 장면이야 많았지만 슬픈 장면은 진심 오늘이 최고였다고 할까요? 유달리 어제 방영분부터 번개가 어린아이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아무래도 이런 캐릭터 성격이 개성이 아니라 나름 차후에 일어날 일에 개연성을 부과하는 장치였던 모양입니다. 도채비를 잡기 위해 번개가 급하게 뛰어나갔고 백이현과 마주하는데 백이강의 형이란 것을 알아채고 애가 망설인 건지 모르지만 번개가 총을 맞습니다. 백이강은 송자인을 구해줬던 잘생긴 장교가 와서 구해주고요.


번개가 총을 맞았을 때까지 다른 동료들이 빨리 온 점도 있고 별동대 멤버니까 급소를 피했다는 식으로 살아날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결말이 닥쳤습니다. 번개는 아직 어린 아이고 앞날이 창창하니까 살 줄 알았는데 말이죠. 고부에서 도망치다 부모 잃고 자기 괴롭힌 거시기 시절 백이강마저 용서한 착한 아이가 이런 식으로 가버렸습니다. 번개의 죽음이 현재 드라마에서 가장 비극적인 장면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반면 황진사와 백이현 사이에 생긴 골은 이젠 어떻게 메꿀 수 없는 수준인 듯. 백이현이 명심 아씨의 배필 이야기를 꺼낸 건 진심 혼인할 생각이 있는 건지 황진사를 도발할 생각이었는지는 애매모호하지만... 근데 명심아씨는 이렇게 된 이상 다른 집안에 시집가는 게 나을 것 같네요.


그런데 황진사 퇴장하고 바로 청군이 등장하는 장면은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싸해지는 것 말고 떠오르는 말이 없을 정도로 머리가 띵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여기서 청군에게 지원 요청한 초토사란 놈이 극 중에서 제일 악당인데 고위 공직자인 놈이 중인인 백이현도 아는 텐진조약 내용도 모르더군요. 육성으로 멍청한 놈이라는 욕이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전개가 전개다보니 조선 왕실 엿 먹으라는 김개남의 발언이 공감이 백배 갔습니다. 자국의 난리를 가라앉힌다고 외국 군대 불러들이는, 진심 사고 자체가 글러먹은 놈들이었으니까요.


그나마 20화 후반에 전라도 관찰사가 와서 초토사한테 팩폭해줄 때가 첫 번째 사이다였고, 두 번째 사이다는 시장에서 마주친 백이현 누나가 유월이보고 노비 어쩌구 할때 유월이가 백이현 누나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 청군의 등장 말고 가장 싸한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제물포에 도착한 일본군의 모습이 등장했을 때였습니다. 여기저기 배반 플래그와 자멸 플래그들이 보이는 20화였는데 아무래도 동학군 내부에선 김가가 배신할 게 확정이군요. 거기다 이번 회차에서 뭔가 송자인답지 않게 상황 판단을 잘못한 느낌이 들던 게 송자인은 백이강과 러브라인이지 원래 보부상이라 동학군들과 끝까지 협력할 수 없다는 건 알았지만 백이강이 자기 하나 살려준다고 그런 상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인물도 아닌데 말이죠.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예고편 녹두밭에서 녹두장군을 지게에 이고가는 백이강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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