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드라마(2024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 12화 리뷰 (2024. 9. 27. 작성)

by 0I사금 2024. 11. 26.
반응형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블랙아웃』 12화 리뷰입니다. 이제 드라마가 결말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확실히 느껴진 것이 그동안 시청자들 울화를 돋우며 끌고 온 심보영 사건이 심보영의 장례식과 함께 마무리된 것, 그리고 그동안 사람들의 의문을 갖게 한 박다은 사건의 전말과 그 시신의 행방이 밝혀진 것, 작중 주요 빌런들은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빌런들도 그 크기가 어쨌든 죗값을 치르게 되었다는 게 느껴져서라고 할까요? 일단 아들의 범죄를 묻기 위해 심보영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걸로도 모자라 애꿎은 고정우에게 누명을 씌운 민수 애비는 진상을 알게 된 심보영의 아버지 손에 살해당하며, 성폭행범들인 민수와 병무는 아직 그 처분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경찰에 구속된 상태라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병무 애비도 자백과 증언을 하면서 자기 죄를 어느 정도 인정한 상태고요.

또 고정우가 범인이라던 형사 과장 또한 심보영 사건의 수사를 잘못 지휘한 죄로 경찰직에서 쫓겨나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도 고정우가 범인이라고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분노를 일으키더라고요. 또 병무 애비 또한 자기 책임을 던 채 죽은 모든 사태를 민수애비의 책임으로 몰고 가고, 현구탁 서장의 말에 넘어가 위증을 하는 등 여전히 짜증을 불러일으키는데 확실히 서장이 난놈은 난놈이라 이 모든 판을 짜고도 자신은 피를 묻히지 않고 빠져나갈 틈을 만들어놓는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낌새를 보면 노상철이나 고정우는 현구탁 서장의 의문스러운 점을 판단하며 의심을 거두지 않는 상태긴 합니다만 진짜 교묘하게 서장만 핵심에서 빠져나간 상태라 저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가 궁금하다고 할까요? 현재 현서장이 그 현장에 있었다는 유력한 증거는 민수애비를 살해하고 경찰서에서 모든 걸 털어놓은 심동민의 자백과 수오의 그림 밖에 없거든요.

심지어 예영실이 자기 남편의 죄를 은폐하려 혹시 나올 재수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수오의 그림 - 현서장이 사건 현장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그림 -을 가지고 현서장을 입막음하러 왔을 때 수오의 다른 그림 - 박형식 원장이 박다은을 살해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예영실을 협박하는 걸 본다면 현서장은 예영실 정도의 입지를 갖추었을 경우 그 말빨과 가스라이팅 실력으로 더 많은 피를 불렀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고정우에 대한 집착과 박다은에 대한 질투심으로 과거 사건을 조작하려 든 덕미와 함께 가장 위험하다고 할까요? 드라마를 보면서 최종 빌런은 예영실과 박형식 원장이 될 거라고 예상을 했었지만 오히려 범죄자로써 치명적인 부분은 현서장과 덕미 쪽이 더 강하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둘 다 직접적인 살인만 안 저질렀지 멀쩡한 사람 인생 망가뜨리는 건 아무렇지 않다는 데서 공통적인 구석이 있었고요.

어쨌든 노상철과 고정우는 심보영 사건만이 아니라 박다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고 여념이 없는데요. 노상철은 박다은의 할머니를 찾아가 그가 들은 범인의 목소리가 고정우가 아니며 또래는 더더욱 아니라는 증언까지 확보합니다. 재미있게도 덕미는 박다은 살해 현장을 폰으로 촬영하면서 빼도 박도 못하게 증거까지 남긴 상태라 현재의 공범들이 서로를 자멸로 몰아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보면 덕미는 처음부터 고정우를 나락 보내려고 판을 짰다기보단 박다은에 대한 짝사랑을 단념 못하는 고정우의 태도를 보고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런데 고정우가 박다은 사건의 범인으로 몰린 과정에는 박형식이 덕미가 가져다놓은 흉기(피 묻은 몽키스패너)를 고정우의 창고에 지문을 지우고 버려둔 것과 빨리 수사를 종결하라고 압박한 예영실, 그리고 목격자들의 증언을 무시하며 강압수사를 한 당시 경찰의 행적 때문이라고 해도 좋을 듯 했어요.

그렇다면 남은 회차에서 덕미와 현서장이 사건에 깊게 관여하며 판을 짜놓은 사태의 증거, 박형식과 예영실의 범행을 밝혀내는 일이 남았는데 어느 쪽이든 빌런들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높아 보이는 상황이에요. 그나마 이번 회차를 보면서 위안이 되었던 점은 고정우가 심보영 사건에서 결백하다는 사실을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았고 비록 범인들은 아니지만, 고정우가 사죄를 받았다는 점이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사건이 밝혀지고 난 뒤 고정우와 그 어머니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한 인물은 가해자들이 아니라 사건의 피해자들인 심보영의 아버지 심동민과 어머니 재희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죄목이 드러난 가해자들은 여전히 자기 죄를 덜려고 전전긍긍하는 상황인데 정작 심보영의 아버지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며 죄책감을 보였다는 사실이에요. 심지어 이 장면들은 배우의 연기가 대단하여 엄청난 몰입도를 이끌어내더라고요.


사라진 박다은의 시신은 놀랍게도 수오가 작업을 하던 지하실에 보관되었다는 사실이 막판에 드러납니다. 엔딩 장면은 수오의 환상인지 현실인지 좀 모호하게 표현되었는데 이 장면을 통해 제목의 의미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암시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