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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4화 리뷰

by 0I사금 2024.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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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4화 리뷰입니다. 지난주 회차에서 이한신은 수감된 재벌총수 지동만 회장의 가석방을 보기 좋게 무마시키면서 속 시원한 엔딩을 준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회차에서는 피해자들에게 400억을 뜯어낸 투자 사기꾼의 가석방을 심사하게 되었는데, 3화에 이서 4화는 사기꾼들이 뜯어낸 범죄수익금 400억이 어디 있는지 추적하는 내용에 전반적으로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에요. 그도 그럴 것이 이한신과 과거 재판으로 악연이었던 사채업자 최화란 사장을 끌어들이게 된 계기도 그가 사기꾼들 때문에 잃은 돈을 찾아주겠다는 약속을 하면서였고, 피해자들 역시 사기꾼 때문에 곤궁한 상황에서 지내고 있는데 그대로 사기꾼을 가석방으로 세상에 내보내면 은닉된 돈으로 잘 먹고 잘 살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사기꾼을 교도소로 보낸다고 하더라도 그가 피해자들에게 빼앗은 돈은 찾아주기 어렵다는 게 은근 현실 고증이라고 할까.
 
이한신 일행은 은닉된 범죄수익금이 정확하게 어디있는지 찾아내려고 동분서주하는데, 이한신은 수익금을 관리하는 사기꾼의 부하를 감시하고 추적하여 그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 돈이 숨겨져 있을 거라고 추정하기까지 합니다. 일단 지난 3화에서 가게로 들어온 이한신과 안서윤이 놀라던 장면은 돈을 발견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저 사기꾼의 부하(가게 사장의 아들)가 가게 내부에서 커다란 모니터 화면으로 고래가 나오는 영상을 반복하며 감상하는 모습을 보고 황당해하는 장면으로 일종의 반전이었습니다. 사장의 아들이 고래 영상을 그렇게 실없이 감상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도박게임에서 성공하면 나오는 고래 이미지 때문에 그런 거라는 대강의 설명이 암시되긴 하는데, 이건 본편의 내용과는 크게 상관없이 개그 요소에 불과했어요. 그런데 뻘하게 이번 회차 이한신도 그렇고 사무실의 사무장도 그렇고 은근 운이 세고 돈복이 있다고 해야 하나요.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은 400억이란 돈은 규모도 규모인데다 현금으로 만들면 어마어마한 물량이라 작은 식당 안에 돈을 어떻게 숨겨놨을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었는데요. 혹여나 주인공이라고 해도 판단을 잘못해서 은닉처를 오인한 것은 아닐까 싶었는데 다행히 이번 4화에서 이한신은 머리를 써서 돈을 찾아내는데 성공하긴 합니다. 이한신은 일단 수감된 또 다른 사기꾼 공범에게 문제의 사기꾼만 가석방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줘 그가 나가면 수익금을 그대로 독차지하게 된다고 찌른 다음 핸드폰을 빌려주고 수익금을 관리하는 부하에게 통화를 하게 한 뒤 문제의 식당이 은닉처라는 확인을 받게 되거든요. 식당을 조사하기 위해 이한신은 최화란 사장에게 돈까지 빌려가며 가게를 사들이는 일까지 벌이는데, 가게 안 물건에 범죄 수익금이 있다는 말만 들었을 뿐 정확하게 어디에 어떻게 숨겨져 있는지는 모르는 상황이 되고 말아요.
 
여기서 이한신은 가게 사장이 했던 말, 안서윤을 대동하여 재료 원산지를 속였다는 혐의를 만들었을 때 사장이 했던 말인 자신은 김치도 스스로 만들고 된장도 직접 담근다는 말과 가게 안에 가득한 기성품 된장들을 보면서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사장이 직접 담갔다는 된장이 담긴 항아리를 뒤져 거기에서 금괴를 몇 십개 넘게 발견하게 되는데요. 사기꾼들이 피해자들의 돈을 항아리 안에 보관하기 쉽게 금으로 바꾼 상황이었는데 이 금괴를 두고 이한신, 안서윤, 최화란의 의견이 갈리게 됩니다. 안서윤은 범죄수익금이니 국고로 환수하는 게 정당하다는 의견을 낸 반면, 최화란은 자신이 산 집에서 발견한 것이니 자기 것이라는 논리였고 이한신은 당장 피해자들의 생계가 어려운데 돈을 돌려받으려면 절차가 복잡하여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범죄 수익금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었어요.
 
처음엔 안서윤은 견고한 입장을 보이지만, 이후 사기 피해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실감한 뒤 국고로 환수하는 걸 포기하고 이한신의 뜻을 따르게 되는데 여기서 의외였던 건 최화란도 순순히 그 뜻을 따라줬다는 거였습니다. 그 포지션으로 봐선 돈욕심이 많아서 쉽게 양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그런데 최화란이 이한신의 뜻을 따른 건 결국 범죄수익금을 찾으면서 자신이 잃어버린 돈도 찾은 셈이고 이한신한테 이성적인 호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한신 때문에 사들인 가게도 고속도로가 만들어지면서 땅값(20억 가량)이 올라 결과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등 자신한테 나쁠 일은 없었기 때문이었던 듯. 최화란 같은 캐릭터는 분명 정의로운 타입은 아니고 현실로 따지면 악당에 가까운데도 드라마 상에선 은근히 호감이 가는 캐릭터라고 할까요.
 
결국 이한신 일행이 범죄 수익금을 전부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고, 사기꾼은 부적격 판단을 받아 가석방이 취소되고 마는데요. 사기꾼의 돈이 자금 관리하는 부하가 들고 날랐다는 표면적인 이유로 없어졌기 때문에 사기꾼으로부터 돈을 받기로 했던 심사관(지난 회차에서 지동만 회장에게 뇌물을 받은 인물)이 부적격 판단을 내리고 사기꾼은 자신을 조소하는 이한신에게 분노를 터뜨리게 됩니다. 여기서 발악을 하다가 폭행죄까지 더해져 가석방은 더욱 물 건너가고 피해자들은 돈을 돌려받는 깔끔한 마무리. 그런데 피해자들 중에는 이미 상심하여 자살한 사람들도 있다는 언급이 나오기도 해서 약간의 씁쓸함을 남기기도 했어요. 거기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지동만 회장이, 이한신을 가석방 심사관에서 제외하려면 신변에 큰일이 생기는 수밖에 없다는 조언을 듣고 일을 꾸미려는 모습이 나와 불길함을 암시하더니 4화 엔딩에서 이한신의 의문의 인물로부터 습격을 받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끝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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