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드라마(2024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 13화 리뷰 (2024. 9. 28. 작성)

by 0I사금 2025. 3. 27.
반응형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블랙아웃』 13화 리뷰입니다. 이제 이 드라마도 다음 화면 종영이라 내용이 거의 정리되어 가는 참입니다. 심보영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서 병무와 민수 그리고 그 애비들이 저지른 악행이 밝혀져 이들에겐 앞으로 법적인 처벌이 기다릴 뿐 아니라, 고정우 입장에서 그들에 대한 인간적인 미련을 완전히 버리는 장면까지 나와 그동안 시청자들에게 울화를 주었던 시간들이 보상을 받은 느낌이에요. 반면 형사 과장 같은 경우는 사직서를 쓰면서 노상철에게 한소리를 듣는 와중에서도 현구탁을 싸고도는 기미를 보였고, 과거 고정우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 피 묻은 운동화를 조작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는 끝까지 인간이 진상이다 싶었습니다. 단순 사직서를 쓰는 게 아니라 고소를 당해야 하는 인간이 아닌가 싶었는데 그나마 노상철의 진심 어린 호통이 효과가 있던 건지 막판에 빼돌린 증거물과 관련 쪽지를 남겨주는 양심은 보여주긴 하더라고요.

아직 박다은 사건이 미궁이긴 하지만, 결국 증거물도 찾았겠다 박다은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 시청자들 한해서 밝혀졌겠다 이쪽도 마지막에 다가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와 별개로 박다은의 시신을 수오가 보관하고 있는 상황은 뭔 심리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모든 살인 사건을 지켜본 건 수오였고 수오의 그림이 사건을 풀 열쇠가 되긴 했습니다만 피해자의 시신을 집까지 가져간 뒤 보관하는 행위는 보는 사람이 기겁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회상신을 본다면 수오도 박다은을 짝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정신이 온전치 못한 애라서 박다은의 시신을 잘 보관하면 동화 속 백설공주처럼 다시 살아날 거라고 여긴 건지 뭔지... 수오의 이 행동은 원작 소설의 그것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짝사랑한 대상의 시신을 보관한다는 행적은 뭔가 한국적인 배경과는 어울리지 않고 이질적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고요. 

이건 진짜 외국 범죄소설에서 싸이코들이 저지르는 짓 같아서요. 어쨌든 다시 13화 본편 내용으로 들어가면 최나겸=덕미의 범행이 드러나면서 그가 간직한 핸드폰 영상으로 박형식의 범행까지 자연스럽게 밝혀지는 전개가 되었습니다. 이번 13화는 개인적으로 덕미가 내용을 이끌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원작의 스포일러를 텍스트로 찾아봤을 때는 뭐 이런 캐릭터가 있나 싶었지만 영상으로 봤을 때는 남자에게 집착해서 극단적으로 맛이 갈 수 있는 인물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게끔 묘사가 되었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덕미가 사건과는 관련이 없이 고정우를 짝사랑해서 단순 옥바라지를 한 캐릭터라면 본편 내용에는 영향도 없고 캐릭터도 밋밋한 지나가는 단역으로 그쳤겠지만, 여기선 자신을 봐주지 않는 남자의 사랑을 얻겠다고 살인 누명까지 씌워가며 고립을 시킨 뒤 자기를 봐주었다고 기뻐하는 등 그야말로 빌런으로써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으니까요.

심지어 출소를 한 뒤에는 도로 자신을 봐주지 않는다며 이번엔 고정우와 가까운 하설을 죽여 누명을 씌울 계획을 했다는 점에서 광기나 다를 바 없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고정우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걸 소속사 대표를 통해 재차 확인받고 히스테리 부리는 장면에선 주변 사람들은 대체 뭔 봉변인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가 후반으로 달려올수록 범죄자들의 범행이 드러나고 주인공이 누명을 벗는 전개이기 때문에 현재 회차에선 초반만큼 울화를 돋우는 장면은 없었지만 고정우의 행동이 약간의 답답함을 유발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는데요. 다른 사람들과 상의도 없이 범인 중 하나인 덕미를 혼자 만나러 간다거나, 덕미가 핸드폰 증거 영상을 주겠다며 대신 술을 마시라고 협박할 때 순순히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는 행동을 보면 제발 혼자 뭐한다고 다니지 말고 노상철이나 하설을 대동하라고 하고 싶었을 지경이었습니다. 

보다 보면 이 드라마는 주인공이 혼자 뭘 하는 게 불안하다고 해야 하나요? 다른 주인공인 노상철은 유능한 형사에 나오기만 하면 든든해서 안심이 되고, 하설은 하설대로 단호하고 똑 부러지게 행동하는 게 있어 혼자 돌아다녀도 걱정이 없는 타입인데 말이죠. 그나마 노상철이 위치 연동 어플을 깔아준 덕에 제 상황에 도착해서 망정이지. (그런데 암만 생각해도 덕미가 먼저 경계해야 했던 인물은 하설이 아니라 노상철이었다는 생각) 어쨌든 하설에 대한 질투심 때문에 그를 죽이고 고정우를 도로 교도소로 보내려고 했던 덕미는 체포되면서 그동안 저지른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맙니다. 그런데 덕미가 드라마 상에서 인기가 많은 배우이기 때문에 이런 사건은 엄청난 스캔들이 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또한 덕미의 범행이 뉴스를 타면서 자신의 홍보영상을 그에게 맡긴 예영실 또한 매우 난처한 입장이 되고 말았는데요.

덕미가 보관한 증거 영상 때문에 기어이 박형식의 범행까지 드러났겠다, 그 덕미와 협력한 것이 예영실에 나중에 현구탁 소장까지 얽힌 게 드러나게 되면 작중에선 무천시 사건이 희대의 게이트로써 다뤄지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런데 현시점에선 박형식이 살인을 저지르고 그 증거를 이용해 덕미가 협박을 시도했다고 밝혀진 정도라 예영실과 현구탁은 뚜렷한 혐의가 없고 아직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상황입니다. 역시 최종 빌런은 이 둘이었던 모양. 예영실 입장에선 남편의 범죄를 몰랐다고 하면 그만이고, 남편을 자살로 위장해 살해하면서 이 사태에서 빠져나갈 기회를 엿보는데요.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예영실과 박형식 부부의 관계는 권력을 쥐고 모든 걸 자기 휘하에 두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부인과 그에 거역을 못하면서 사고를 치고 부인에게 수습을 맡기는 남성의 구도인지라 찌질하고 한심해 보이면서 흥미롭긴 했습니다. 이건 또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된 덕에 더 살아난 덕이 있는 듯.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