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선산』 3화 리뷰입니다. 드라마가 6부작이므로 회차가 그리 길지 않아서 조금 여유 있게 볼 생각인데요. 드라마의 전개는 적당하게 미스터리를 뿌리면서 빠르게 진행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르가 스릴러다 보니 아무래도 희생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도이긴 한데 현재 윤서하를 중심으로 주변에 있던 인물이 셋이나 살해당하는 전개가 나왔네요. 일단 첫 번째 희생자는 윤서하에게 있는 줄도 몰랐던 작은 아버지로 골프장 개발 문제로 동네 주민들과 갈등을 빚다가 독살당한 것이 사건의 시초였고, 두 번째 희생자는 부인 몰래 불륜을 저지르고도 개발이 시작되면 거액으로 팔릴 선산에 자기도 가족이니 자격이 있다고 뻔뻔하게 주장하던 남편 양재석이며 세 번째 희생자는 다름 아닌 윤서하의 의뢰를 받았던 흥신소 사장인 강홍식이었습니다.
전편에서 흥신소의 사장이었던 강홍식이 왜 윤서하에게 자기가 아는 형님이 내놓은 좋은 건물이 있으니 그걸 살펴보라는 제안을 했는지 좀 의문이었는데요. 그 건물은 시가가 30억이나 한데다 지금 당장 윤서하에게 그럴 돈이 있던 것도 아닌지라 상황이 수상쩍기 그지없긴 했습니다. 그런데 3화에서 강홍식이 그런 제안을 했던 건 그 아는 형님의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길 일보 직전인데다 원래 부동산 시세보다 더 비싸게 부른 것을 현재 남편의 죽음으로 멘탈이 무너진 윤서하에게 떠넘기려는 목적이었단 게 드러납니다. 어차피 골프장이 건설되기 시작하면 비싸게 팔릴 수 있는 선산이 윤서하에게 있겠다 건물 매매가 성사되면 떨어질 콩고물을 자신이 가지겠다는 의도 같았는데 강홍식 사장의 이런 꿍꿍이를 보면 역시 이유 없는 친절은 없다는 게 확연히 느껴졌달까요.
하지만 선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긴 것이 자신도 자격이 있다며 나타난 이복동생 김영호 때문인데, 윤서하는 이복동생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한 상태에서 그에 대한 조사를 강홍식 사장에게 의뢰합니다. 강홍식 사장은 김영호의 집을 찾아가 이것저것 들쑤시면서 주변을 살피게 되는데 비 오는 날 외딴 집, 살인범으로 의심받는 인간의 집을 혼자 찾아간 것이 너무 사망 플래그다 싶더니 결국 강홍식 사장도 살인범과 맞닥뜨리고 총에 맞아 사망하게 됩니다. 여기서 살인범은 우비를 쓴 채 전편 김영호처럼 강홍식 사장의 시신을 두고 제를 지내는 동작을 하는데 살인범은 진짜로 김영호인 건지, 아니면 다른 반전이 있는 건 확실하지 않아요. 그런데 강홍식 사장이 집을 뒤지면서 돈이 들어있는 봉투를 자기가 슬쩍하는 건 은은한 개그씬이었어요.
2화 막판 윤서하의 아파트 현관에 닭피로 이상한 문양을 그리고 간 건 바로 김영호라는 게 3화에서 바로 확인되었는데요. 김영호가 윤서하의 남편을 살해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는 상황에서 이런 행동은 의심을 부를 수밖에 없었는데 김영호는 과거 스님 밑에서 신제자로 지내면서 얻은 지식으로 누나인 윤서하에게 찾아올 삼재를 막을 수 있는 부적을 그린 거라고 주장을 합니다. (김영호의 말대로인지 윤서하 주변에 재수없는 일만 발생한 것도 사실) 경찰인 최성준과 박상민은 김영호의 그런 주장과 상관없이 그를 양재석의 살인범으로 추정하고 조용히 수사를 진행하게 되지요. 그리고 여기서 최성준이 김영호에게 접촉하여 왜 이복남매인데 두 사람의 성씨가 다른지 김영호가 어떻게 살았는지 확인하는데 김영호의 모친은 윤서하의 부친과 정식으로 혼인한 게 아니라 보육원에서 자랐다는 게 언급되더군요.
김영호가 누나인 윤서하와 성이 다른 것은 보육원 원장의 성을 따랐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최성준 형사에게 절에서 지내면서 스님한테 신제자 수업을 받았다는 말도 있고 여전히 그 과거가 아리송한 건 사실입니다. 거기다 김영호의 집에 몰래 들어간 강홍식 사장이 김영호가 휘갈긴 수첩에서 어떤 사진을 발견하고 놀라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화면에서 그 사진에 무엇이 찍혀 있는지 보여주지 않아 시청자들의 의혹만 불릴 뿐입니다. 연출을 본다면 이 사진이 사건의 중요한 단서라는 건 확실해 보이고요. 그리고 중반 사건을 조사하던 최성준 형사가 틀어놓은 TV 화면에서 사이비에게 가스라이팅 당해 존속살해를 저지른 이들의 기사가 흘러나오는데 이건 단순히 지나가는 장면이 아니라 드라마의 핵심을 암시하는 장면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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