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실종느와르 M』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우연으로 유튜브의 알고리즘으로 인해 드라마의 OST를 듣게 되면서였습니다. 가수 김윤아가 부른 드라마의 대표 OST가 굉장한 명곡이고, 드라마 자체도 호평이라 어떤 드라마인지 궁금해졌는데 아무래도 제목에 실종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걸 보면 실종자 수색과 관련된 범죄 수사물이 아닐까 추측을 했었습니다. 실종자와 관련된 미스터리나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라면 관련 소재로 같은 방송사의 『미씽 : 그들이 있었다 (총 2시즌) 』와 같은 작품도 있었는데 『미씽 : 그들이 있었다』가 좀 더 초차연적인 소재를 섞어 실종자들의 행방을 찾아내고 남은 사람들의 해원을 돕는 힐링극에 가깝다면 『실종느와르 M』 같은 경우는 좀 더 현실적인 배경을 기반으로 실종 사건을 전담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로 추정되더라고요.
하지만 방영 자체가 2015년도이기 때문에 본방은 놓친 지 한참 되었고, 재방송도 드문 것 같았기에 기억에서 잊어버렸던 작품이긴 했습니다. 요새는 ott 플랫폼이 많기 때문에 굳이 찾아보려고 한다면 찾아볼 수 있기야 하겠지만, 기억에서 잊어버린지 꽤 되었기 때문에 굳이 찾아볼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오늘 ocn movies2 채널에서 1화와 2화를 연달아 방영해주고 있었던 덕에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드라마의 주인공은 미국 이민 후 FBI가 되었지만 어떤 이유(표면상 총기 과잉 사용이라는 이유)로 징계를 받아 사표를 쓴 뒤 한국으로 돌아온 천재 길수현(배우 김강우 분)과 그 길수현의 파트너가 된 촉이 좋은 형사 오대영(배우 박희순 분)이 실종자와 관련된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에요.
여기에 국과수 소속 부검의 강주영(배우 박소현 분)과 사이버 수사대 소속 진서준(배우 조보아 분)이 협력하여 사건을 파헤치게 되는데요. 1화에서 귀국한 길수현은 부모를 흉기로 살해한 존속살해범 이정수(배우 강하늘 분)의 요청을 받아 그를 면담하고 이정수로부터 단서를 줄 테니 실종자들이 죽기 전에 그들을 찾아내라는 일종의 게임 같은 제안에 반강제로 참여하게 됩니다. 국장인 박정도(배우 김규철 분)는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서 파트너로서 오대영과 진서준을 추천해 주고 이렇게 어찌어찌 팀이 이루어진 뒤 이정수가 건네준 단서를 통해 (사망한) 실종자들을 찾아다니던 길수현 일행은 이 실종자들이 20년 전 있었던 집단 강간 사건의 가해자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길수현 일행이 파헤치게 된 강간 사건의 피해자는 강순영이라는 경계선 지능 장애를 가진 여성이었으며 수사를 통해 이미 그녀가 누군가의 폭행으로 사망한 뒤 실종 처리되었고 어린 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는데요. 여기서 강순영이라는 여성이 당한 일은 마치 현실의 범죄 사건과 유사할 뿐만 아니라 고향 마을 사람들 상대로 성착취나 다를 바 없는 성매매를 통해 생계를 이었으며 그 이유로 따돌림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씁쓸한 마음이 일게 되더라고요. 보면서 강순영을 멸시하는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역겨웠으며 강순영을 성폭행한 가해자들이 죽게 되었을 때는 자업자득이고 더 고통스럽게 당해야 했다는 생각만이 들었을 정도. 그런데 의문인 건 이 강순영이란 여성이 수감된 이정수와 어떤 연관이 있으며 이정수가 어떤 식으로 교도소 내에서 살인을 저질렀는지 여부였습니다.
1화를 봤을 때는 이정수의 모든 걸 알고 있다는 과시적인 태도나 현학적인 말투 때문에 자신이 특별한 줄 아는 중2병 사이코패스 살인범의 등장인가 진부하게 봤었지만, 그가 혼자 했다고 상상할 수 없는 살인 계획을 볼 때 공범이 있을 거라는 추측이 들었는데요. 그 예상대로 살인을 진행하는 자는 이정수가 아니라 강순영의 친아들인 강민철(주요셉)이었으며 강민철은 자기 어머니를 집단 강간한 가해자들에게 복수함과 동시에, 이정수의 동생을 인질로 삼아 그로 하여금 형사들을 협박하게 하여 자기 어머니를 죽인 가해자를 찾아내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사실 강민철은 이정수의 동생을 해칠 생각은 없었으며 이정수는 강민철로부터 아버지가 어떤 인간인지 알고 존속살인을 저지른 거라는 암시가 나와 뭔가 더 복잡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어머니까지 굳이 살해할 이유가 있었나 싶긴 했습니다만...
결국 모든 진상을 알아낸 길수현 일행은 마지막 복수를 행하려고 하는 강민철을 찾아 그를 저지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보통 이런 경우 경찰인 주인공들이 정의를 구현하는 게 맞지만 인질이 된 인물이 너무 쓰레기인지라 저건 복수 다 끝나고 잡으면 안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건은 강민철이 자기 어머니 강순영을 죽인 인물과 함께 같이 벼랑으로 떨어져 자살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더라고요. 여기서 둘 중 누구도 구하려고 하지 않은 것처럼 망설인 길수현의 태도나 그의 트라우마처럼 언급되는 미국의 사건 때문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 시청자들에게 떡밥을 주는 상황이에요. 길수현에게 왜 망설인 건지 따지는 오대영에게 그 자리에서 누굴 구했어야 했느냐며 되묻는 길수현의 대답을 본다면 의무상 살려야 하지만 살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드는 폐급 인간들 때문에 범죄 현장에서 심적으로 고통을 받았던 것은 아닐까 추측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장기 미제사건(강순영 실종 사건)은 물론 현재진행중이었던 실종 사건까지 해결한 길수현 일행은 박정도 국장의 제안으로 실종자 전담팀을 꾸려나가게 되는데요. 흥미로운 건 드라마 2화 결말부에서 제목의 의미 『실종느와르 M』에서 'M'이 과연 무슨 의미인지 이번 실종 사건을 되짚으며 살펴보는 길수현의 독백으로 언급이 된다는 점입니다. 'M'은 사건 속 해당 인물의 실종(missing), 그 실종사건으로 인해 생기는 미스터리(mystery), 실종 사건과 연루된 살인(murder), 사건에 남겨진 메시지(message), 그리고 사건 속 인간들끼리의 만남(meet)의 첫번째 이니셜을 딴 것으로 제목의 궁금증을 환하게 풀어줌과 동시에 사건 전담팀이 발족하면서 새로운 사건을 만나리라는 암시가 나와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3화와 4화도 같은 채널에서 재방송 예정)
※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인도하여 듣게 된 드라마 대표 OST 『자각몽』. 드라마를 보기 전에도 명곡이라고 생각했던 곡이에요.
https://youtu.be/tzF4DODg-K0?si=U7awdnAd5wU-Xw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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