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2시즌 1화 리뷰입니다. 난 드라마가 종영하고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 한꺼번에 정주행 중인지라 본방사수했던 사람들처럼 다음 시즌이 언제 나오려나 기다릴 필요는 없어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좀 아쉬운 점은 한창 본방이 진행될 때처럼 다른 사람들의 평도 살피면서 다음 전개가 어떻게 될 지 멋대로 추측하거나 나랑 비슷한 감상이 있는지 살피거나 하지는 못한다는 점이에요. 그래도 이미 종영한 드라마라 스포일러를 찾기는 쉬운 점은 있지만요. 원래 스포일러 그다지 상관 안 하는 편이고 오히려 먼저 찾아보기도 하는 편이라...
실은 하루 만에 그냥 여섯 편을 달릴까 하다가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 집에만 틀어박혀 있기도 싫고, 외전인 <킹덤 아신전>까지 포함하면 몇 편 남지 않았기 때문에 좀 아껴서(?) 볼 생각으로 2시즌도 하루에 한편 씩 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킹덤』 2시즌은 3년 전 전쟁(임진왜란) 당시 조학주와 안현 대감의 모습을 비추면서 시작하는데 죽은 사람을 되살린다는 생사초를 발견한 조학주와 군사들을 정비하는 안현대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전란을 극복하기 위해 생사초를 이용한 어떤 방법을 썼다는 것을 암시하게 됩니다.
1시즌 마지막 화는 그야말로 다음 내용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게끔, 아주 아슬아슬한 부분에서 엔딩이 났는데요. 햇빛을 피해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좀비들이 대낮에 상주를 습격하고, 막 퇴군하려던 이창과 사람들은 당황하고 맙니다. 좀비들의 습격이 없을 거라 예상한 군사들은 진 앞에 붙여놓은 불까지 물을 끼얹어서 꺼 버린 상황이라 좀비들의 습격에 더 불리해지고요. 물가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들까지 좀비들이 습격하면서 생존자들은 좀비들을 제압은커녕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만 했는데, 결국 이창은 상주를 빠져나가 조학주와 담판을 짓고 이 난리통을 잠재울 결심을 하게 되지요.
언골에서 생사초를 찾아낸 서비와 범팔 역시 갑작스럽게 나타난 좀비 떼에 기겁하는데, 그 와중에 서비는 좀비들이 햇빛이 아니라 온도, 차가운 그늘에서 피는 생사초의 특질과 똑같이 움직인다는 사실(시기 상 동지가 지난 한겨울)을 파악하고 범팔을 데리고 계곡을 빠져나가 문경새재로 향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조씨 일파인 범팔도 곁에 있겠다 조학주에게 역병의 원인을 밝혀 이 난리를 잠재울 방도를 찾으려는 목적. 그런데 당시 의녀는 천민 신분이라 제약이 많음에도 생사초와 역병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려 움직이는 걸 보면 보통 비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와중에 범팔은 계속 징징거리면서 개그씬을 연출하고요.
개인적으로 좀비의 퀄리티는 2시즌의 그것들이 더 섬뜩해 보인다는 느낌인데, 좀비들은 분장이나 효과를 주어야 하는지라 밤에 움직이는 편이 제작자 입장에선 더 이득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어요. 보통 사람의 시야가 가려지는 밤이라는 시간대가 공포심을 더 자극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2시즌 대낮에 활동하는 좀비들을 보면 그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거니와, 1시즌과 달리 낮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는 제약까지 더해져 오히려 극이 더 긴장감 있게 진행되기 시작했다는 생각. 거기에 캐릭터들이 숨은 서사까지 서서히 드러나면서 몰입도가 더 강해졌다는 느낌이에요.
2시즌 1화 중반 안현 대감의 가노 하나가 자신들이 3년 전 저지른 짓에 대한 죗값을 치르는 것 같다는 언급이나, 좀비들에게 쫓겨 숨겨진 수로로 달아날 때 희생한 덕성이란 인물이 죽기 전 영신에게 미안하다고 사죄한 것만 봐도 그 방법이 떳떳한 방법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어쩌다 보게 된 스포일러를 통해 알게 된 거지만, 이 스포일러를 보면 영신은 진짜 무슨 죄고 그 고향인 수망촌 사람들은 단지 병에 걸려 사회에 버림받았을 뿐인데도 그런 이유로 희생당했다는 억울한 심정이 들더라고요. 조학주의 방법을 처음엔 반대했어도 끝에는 동의한 안현 대감 역시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 셈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안현 대감을 탓하기도 그런데, 영신 역시 동래의 좀비 사태에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다 보니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악역들을 제외한다면 그 행적을 딱 선악의 이분법으로 구분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중에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가장 많이 뛰어다니는 인물은 영신이며, 안현 대감은 말로는 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고 하면서 죄책감이 있었는지 수망촌 사람들의 무덤을 만들어준 장본인이니... 안현 대감의 수하들은 가노에서부터 부하인 덕성까지 그에 대한 죄의식을 간직한 걸 보면 최소한 조학주처럼 인간적인 감정을 놓아버린 인물들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드라마 초반 대표 포스터에 영신이 조학주 대감 옆에 있는 구도라서 혹시 조학주와 어떤 혈연이 있는 인물은 아닐까 멋대로 추측을 했었는데, 제 추측은 보기좋게 빗나갔고 영신 입장에서 조학주는 찢어죽더라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었어요. 어떤 의미에서 이창보다 더 원한에 사무쳐도 이상하지 않은 정도라고 할까. 그리고 또 하나 중요 인물인 무영마저 이번 2시즌 초반부터 배신자라고 확정이 되었는데, 무영은 이창이 자신을 추궁하자 아니라고 부정하긴 합니다만, 현재 시점에서 가장 배신자일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무영밖에 없긴 했어요. 다른 인물들인 범팔, 서비, 영신은 이창과 알고 지낸지도 얼마 안 되어 가능성이 아예 없었으니까요.
난 흐린 눈 했지만 이미 무영의 행동이 쎄한 부분이 많다며 배신자일 거라고 점친 사람들도 많아서 놀랐다고 할까. 드라마를 보면서 이창이 너무 외로운 입장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편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에 무영은 통수를 치지 않길 바랐지만... 현재 이창의 위치를 조학주 일파에게 알릴 수 있는 인물은 무영 뿐이고, 그 아내가 현재 계비 조씨의 사가에 있다는 점을 볼 때 이미 1시즌부터 복선은 상당하게 깔려 있는 셈이었네요. 일관되게 선량한 서비 정도를 제외한다면 이 드라마 속의 인물들은 딱 잘라 선하거나 옳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그 입체적인 행적 때문에 이 드라마에 재미를 더해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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