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2시즌 3화 리뷰입니다. 이번 3화에서는 다른 때보다 많은 이야기가 풀린 느낌인데, 3화의 오프닝은 3년 전 전란에서 조학주와 안현 대감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그들이 어떻게 왜구를 퇴치하였는지 자세하게 묘사하면서 시작합니다. 드라마 보기 전 찾아본 스포일러와 전편에서 꾸준히 보여준 암시대로, 조학주와 안현 대감은 병자인 수망촌 사람들을 희생하여 그들을 좀비로 바꾼 후 왜구를 물리치는데 써먹었다는 게 비로소 드러나요. 군사가 귀한 마당에 어차피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수망촌 사람들을 이용하자는 계획은 조학주에게서 나온 것이고 처음 안현 대감은 반대를 하는 입장이었지만...
어쨌든 수망촌 사람들이 끔찍하게 희생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착호군 일을 하면서 목숨을 걸던 영신의 입장에선 억울하게 고향과 가족을 잃은 셈이니 조학주나 안현 대감이나 비슷하게 혐오스러운 인물이었을 듯. 하지만 안현 대감은 상주를 지키면서 계속 희생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 있고, 수망촌 사람들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며 그들의 묘비를 만들어 준 데다 그 아래 부하인 덕성이나 가노들도 자신들이 한 짓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거기다 덕성 같은 경우는 죽기 전 영신에게 사죄를 하는 등 조학주 일파와는 질이 다른 양심적인 인물들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그래도 내가 영신이었다면 사람들 구하고 자시고도 없이 다들 원수라고 길길이 날뛰며 어떻게든 복수의 칼날만 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짓을 하지 않고 좀비 사태 내내 사람들을 구하면서 조학주 제외하고 사적인 복수를 감행하지 않는 영신도 인격적으로 상당히 성숙한 인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시신을 사슴고기라 속여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좀비 사태를 퍼뜨린 장본인이긴 합니다만... 그 시신으로 변형된 좀비가 나타날 거라고 아무도 예측을 못한 데다 동래 사태는 겨우 막아놓았던 지율헌의 좀비들을 다른 이들이 밖으로 풀어낸 상황에, 일단 영신은 당시 사태를 막으려고 노력한 인물이기도 해서 이 부분에 대해선 더 탓하기는 그런 심정이에요.
다만 이번 3화를 보면서 좀비인 안현 대감에게 물어뜯긴 조학주가 변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부분은 서비가 알아서 설명을 해 주더라고요. 그나저나 서비는 일관되게 선량하다고 할까 범팔의 부탁으로 죽어가는 조학주를 치료해 주는데 따지고 보면 서비는 의녀이기도 하고, 작중 조학주와 원한이 없는 인물이기도 하니까요. 서비는 드라마를 보면서 잊고 있었던 부분, 생사초를 짓이긴 진액을 바른 침으로 살아난 좀비는 전염성이 없고, 이 좀비에게 물린 시신을 먹은 자들은 전염성이 있는 좀비로 되살아난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는데요. 1시즌에서 안현 대감과 그 가노들이 3년 전 좀비들은 사람을 물어뜯기만 했지 물어뜯긴 사람까지 좀비로 변하게 만들진 않았다는 언급이 나왔던 것도 비로소 떠오르더라고요.
어쨌든 안현 대감의 희생으로 좀비 사태를 중앙군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킨 이창은 그들을 자기 편으로 돌리는데 성공하고, 상주 읍성에 남은 백성들에게 식량을 조달할 방법을 찾습니다. 그 와중에 무영은 제대로 이창의 통수를 치고 그의 명령이라고 속여 조학주와 서비, 그리고 범팔을 데리고 먼저 한양으로 도주하고 맙니다. 그 이유는 동래로 오기 전 조학주의 아들인 범일이 그의 아내를 인질로 잡아 무영을 협박했기 때문에 아내의 안위가 걱정되어 그런 짓을 벌인 것. 현재 중전 조씨는 무영의 아내가 낳은 아이를 자기 왕자로 위장하려고 단단히 벼르는 상황인데 심지어 산모와 아기 살인을 조사하던 민치록마저 중궁전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옥에 갇힐 상황이 되고 말았고요.
무영은 죽어가는 조학주를 끌고 가던 도중, 중전의 사촌인 범팔이 구한 약재가 유산한 여성들이 먹는 약이라는 서비의 증언에 자기 아내가 위험해졌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됩니다. 그 와중에 겨우 깨어난 조학주는 범팔을 이용해 다른 지역 부사에게 연통을 넣고, 무영은 부사가 이끌고 온 군사들과 싸움을 벌이다 큰 부상을 입고 맙니다. 무영은 죽기 전에 서비에게 중전이 무슨 짓을 벌이는지 알아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이창에게는 그동안 그를 속인 것을 사죄하면서 숨을 거두는데요. 무영의 죽음이 상당히 처절하게 묘사된 데다, 그 아내를 걱정하는 마음이 너무 절절해서 보면서 많이 복잡한 심경이 들더라고요. 막판에 무영의 아기를 얻고 의기양양한 중전의 모습도 화날뿐더러 원흉인 조학주가 질기게 목숨 부지하는 상황이라 좀 열받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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