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1시즌 5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이제야 본 게 아쉬울 정도로 긴박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5화까지 봤더니 1시즌 마지막 화를 기다리기 힘들어서 결국 한꺼번에 2회차를 연달아 감상을 했는데, 리뷰는 분량 문제 때문에 나누어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일단 세자 이창 일행은 상주에 도착하는 것은 겨우 성공했지만 주인공들에겐 난관이 산 넘어 산처럼 닥치는 데다 심지어 1시즌 마지막 화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를 때 엔딩이 나 버렸다는 것. 이건 진짜 2시즌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수준이에요. 그런데 한 시즌 당 6부작이니까 다 합치면 12부작이라 TV 미니시리즈라고 치면 딱 중반까지 온 정도긴 하네요.
이창 일행이 동래를 빠져나와 상주로 가는 길목에선 밤이기도 하고, 생사역(좀비)들이 밤에만 움직인다는 묘사가 있어 또 위험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초반부터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좀비물이라서 그렇지 일반적인 조선시대 생활상을 생각해 본다면 저렇게 사람 사는 인가를 벗어난 들판은, 아무래도 사람보다는 호랑이 같은 짐승의 습격이 더 위험하지 않았을까 하는 뻘 생각도 들기도 했고요. 어떤 의미에선 이 드라마에서 호랑이 같은 존재가 바로 좀비들이기도 하네요. 일단 동래를 빠져나간 좀비들이 여러 곳으로 퍼지고, 이것들이 더 퍼지는 걸 막아야 한다는 언급이 등장인물들의 입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좀비처럼 갑작스럽게 등장해서 깜짝 놀라게 한 인물은 다름 아닌 배 조운선을 타고 도망을 간 범팔이었는데, 범팔이 살아남는 건 아무래도 개그 캐릭터 보정인 것 같네요. 좀비를 숨긴 배 안에서 어떤 도륙 잔치가 벌어졌는지는 상상에 맡기고요. 근데 범팔이는 조씨 일파이긴 하지만, 좀 놀기 좋아하고 남들에게 잔인한 일은 한 적 없고, 상황에 좀 무능하게 대처하긴 하지만 양심은 없는 인물은 아닌지라 은근 정감이 가는 스타일. 이창 일행과 합류한 뒤로 얌전하게 구는 데다가 자기가 반한 서비한테는 진심인 모양인지 어차피 다 죽기 전에 같이 도망가자고 하지 않나 이 드라마에서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담당해요. 하긴 이런 캐릭터가 하나는 있어야 할 듯.
조운선은 상주의 강가에서 피바다가 된 채 도착하는데, 상주에 있던 안현 대감은 시체가 없다는 사실에 무슨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중반 이창 일행이 화전민 마을에 들어가면서 조운선의 물건이 거기에 있고, 그들이 시체들을 다른 곳에 묻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요. 여기서 은근 답답한 것이 이창은 시체를 매장한 장소만 알려주면 물건을 훔친 죄를 용서해 준다고 했지만, 화전민들은 상황을 모르고 이창 일행만 살해하면 입막음 될 거라고 여겨 시체가 묻힌 장소에서 그들을 죽이려고 했다는 점이에요. 조선시대라는 배경 탓에 도시 사이에 소식이 쉽게 전해질 리 없어서 화전민들 입장에선 좀비를 상상도 못했다 쳐도 답답한 건 어쩔 수 없던 상황.
일단 한양에 있는 조학주 역시 역병에 감염된 시신을 사형수에게 먹여, 전염된 인육을 먹을 경우 사람을 물어뜯는 괴물인 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며, 5화 엔딩에선 중앙군을 보내 경상도 일대를 봉쇄하고 세자 이창을 그 안에 고립시킵니다. 그런데 조학주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역시 동래에 역병이 퍼지게 된 1차적인 원인은 영신한테 있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왕한테 물린 이승희 의원의 제자는 단순한 시체로 돌아온 반면, 그 시체를 먹은 지율헌 사람들은 괴물이 되었으니... 그런데 영신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서 그 캐릭터를 딱히 미워하고 싶은 마음은 안 들더라고요. 다른 사람들도 많이 구한 데다 워낙 활약한 게 많아서 그런 걸까요? 영신이 착호군일 것이라는 언급은 무영의 입으로 미리 밝혀진 바 있는데 그 과거사는 이번 5화에 잠깐 회상신으로 묘사가 되더라고요.
영신의 고향이 수망촌이라는 난치병 환자들이 살았을 법한 마을인 걸로 보아 당시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곳 태생은 맞았던 모양이며, 그 근방에 전쟁 때 왜구를 물리친 안현 대감을 기리는 비가 세워져 있는 걸 보면 안현 대감과도 어떻게 얽혀 있긴 했던 모양. 다시 이창 일행의 이야기로 돌아가면 화전민들에게 위협을 받기도 전에 해가 떨어지고 땅에 묻혔던 좀비들이 뛰쳐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웃긴 게 일단 이창이나 무영은 무예를 익힌 사람이라 좀비들과 능숙하게 싸우긴 합니다만 부사인 범팔은 좀비를 보면서 겁을 먹고 소리만 지르고 오히려 여자인 서비가 호미 들고 좀비들을 찍어내리는 등 싸우기는 더 잘 싸웠다는 사실. 이 드라마에서 러브라인이 있을 거라는 여지는 없지만, 이 둘 은근 자주 얽히더라고요. 러브라인을 원하는 건 아닌데 이 둘이 있으면 그냥 드라마가 밝아지는 느낌이라 좋다고 할까.
그런데 서비와 범팔 부분을 넘어 이창의 시점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는 연출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절망감을 대리로 느끼게 하는 연출이라 보는 사람이 막막했을 정도. 그래도 때마침 위기 상황에 도착한 안현 대감과 그 가노들이 이창 일행을 구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안현 대감과 그 가노들은 마치 좀비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처럼 능숙하게 그들을 쓰러뜨리며 보는 사람의 의문을 자아냅니다. 이 기묘한 점을 지적한 인물은 다름 아닌 서비인데, 서비는 어떤 의미에서 시청자들의 의문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담담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안현 대감은 일행 중에 조학주의 스파이가 있을 것이라고 이창에게 경고를 하는데, 지금 계비가 만삭의 산모들을 모으고 있고 그중에 무영의 부인도 있어서 의심스러운 상황. 근데 무영은 지금까지 활약으로 보면 이창에게 충신이나 다를 바 없는데 설마 아니겠지요?
'TV > 드라마(2022년~2023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킹덤』 2시즌 1화 리뷰 (2022. 3. 27. 리뷰) (0) | 2024.12.15 |
---|---|
『킹덤』 1시즌 6화 리뷰 (2022. 3. 26. 작성) (0) | 2024.12.13 |
『킹덤』 1시즌 4화 리뷰 (2022. 3. 25. 작성) (0) | 2024.12.11 |
『킹덤』 1시즌 3화 리뷰 (2022. 3. 24. 작성) (0) | 2024.12.10 |
『킹덤』 1시즌 2화 리뷰 (2022. 3. 23. 작성) (0) | 2024.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