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드라마(2022년~2023년)

『보이스 2』 12화(최종화) 리뷰 (2022. 4. 24. 작성)

by 0I사금 2025. 1. 10.
반응형

드라마 『보이스』 2시즌 12화, 최종화 리뷰입니다. 그동안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던 드라마 시리즈긴 하지만, 마지막 화는 딱히 기대가 되지 않고 힘이 빠지는 것이 감상문을 쓰면서 누누이 밝힌 대로 이미 이 회차만 먼저 접한 적이 있고, 다음 시즌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결말을 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실제로 다시 보니까 잊었던 내용도 다시 기억나고, 지나치게 열린 결말이긴 하더라도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렇게 아쉬운 엔딩도 아니었던 느낌이에요. 그런데 막판 강권주가 녹음된 아이 목소리를 구분하지 못하고 폭탄이 설치된 고시원 방에 들어가는 것은 좀 개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지만. 강권주의 초청력은 녹음기 소리도 구분하는 정도 아니었나 의문이 들어서요. 방제수의 계략 때문에 강권주가 폭발에 휘말리긴 하지만 일단 3시즌에서 무사하다고 나옵니다.


뭐, 일단은 본편 내용으로 돌아가면 방제수가 진서율 요원의 손가락을 가지고 자수를 한 덕에 진서율 요원의 수술은 무사히 진행되고, 나홍수 계장은 화재가 난 아파트 지하실 벽 뒤에 숨겨져 있는 걸 도강우 일행이 발견하여 구출하게 됩니다. 나홍수 계장은 이번에 구출된 걸 계기로 도강우에게 사과를 하며 자신의 증오심에 매몰되어 시야가 흐려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도강우는 방제수가 사람의 그런 심리를 잘 이용하는 놈이라며 오히려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구는데 굳이 저렇게 살린 나홍수 계장도 3시즌에서 살해당하는 결말을 내는 건 좀 너무하다 싶은 지경. 2시즌의 극적인 구출을 통해 3시즌에서 꾸준히 도강우의 편에 서준 사람인데 거의 장경학 팀장 급으로 캐릭터가 쓰이다가 치워진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방제수가 자수를 하고도 탈출하는 경위는, 뭐 예상이 가듯 곳곳에 파브르 회원이 제삼자인 척 탈출할 도구를 챙겨주고 시간을 벌어준 덕인데 중간에 검사가 끼어드는 건 변수 아닌가 싶었지만... 여기서 그동안 활약한 다른 경찰들, 양형사나 구형사도 부상을 입는데 골든타임팀 멤버 중에서 가장 잘 싸우는 형사는 구광수 형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방제수는 설정 상 해경에 UDT 출신이고, 싸움에도 능해서 특수부대원이라고 봐도 될 정도인지라 기습을 하면 짬 있는 형사라도 맥을 못 출게 뻔한데도 이 탈출 장면에서 구형사만 좀 더 오래 버틴 느낌이라고 할까. 그리고 상황 중간에 박은수의 조사로 곽독기가 방제수와 같은 대안학교 출신이며 그동안 도강우의 신상을 전달한 '사마귀' 즉 배반자라는 게 밝혀집니다.


이 사실을 안 도강우가 배신감에 눈물 흘리는 걸 보면, 암만 생각해도 도강우는 사이코패스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고 오히려 과거 형이 저지른 사건 때문에 조현병 같은 인격분열 현상을 겪는다고 판단해야 할 성싶은데요. 방제수는 도강우가 자신과 같은 급의 살인마라고 생각하여 코우스케라는 이름을 부르면서 그를 도발하는데, 과거를 기억해 내라고 수시로 말하는 걸 보면 진짜 둘 사이에 과거 서사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 그런데 정작 3시즌에선 그런 게 없고 오히려 흑막은 친형인 우종우이며 우종우는 동생을 자신과 같은 범죄자로 각성시키려고 방제수를 이용했다는 전개로 가는 바람에 방제수의 캐릭터가 좀 우스워졌다고 할까요. 그동안 온갖 살인에 이간질을 일삼으며 주인공들을 농락했음에도 결국 중간 보스에 불과한 데다 주인공들한테 집착한 '서사'랄 게 없어져 버렸으니...


그래서 방제수의 캐릭터 설정이 중간에 엎어졌거나 바뀌었거나 하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 2시즌 후반과 3시즌 내내 도강우한테 집착을 했음에도 앞으로 나올 5시즌의 빌런과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 종잡을 수 없게 되거든요. 그나저나 방제수랑 그 모친 설정은 진심 끔찍한 게 집단 성폭행으로 태어난 자식은 연쇄 살인범이 되고, 그 피해자인 엄마는 요양원 행이었다가 나중에는 아동학대범으로 생을 마감, 성폭행범들은 집행 유예라는 게 한데 모아놔서 그렇지 따로 떼어놓으면 현실에 있을 법할 것 같아서요. 방제수가 엄마가 보호소에 있을 때 다른 시설에 맡겨졌다고 한다면 그를 보살펴주며 세뇌를 일삼은 인물이 5시즌의 빌런일 가능성이 높은데, 파브르 회원들 중 방제수와 엮인 자들이 '그분' 어쩌고 가리킨 건 우종우가 아니라 5시즌의 빌런일 가능성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우종우는 방제수를 이용한 흑막은 맞지만 현재 시점에서 파브르 사이트에 의뢰를 한 인물이라고 나오며, 정작 3시즌에선 방제수와 우종우가 어떤 형식으로 얽혔는지도 직접 보여주지 않아 이 두 빌런 사이에 어떤 서사가 있는지 알 수 있는바가 없어요. 생각해 보니 3시즌의 문제점이 이렇게 풀어내야 할 서사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생략된 점도 많다는 점이 있는 듯. 그리고 또 다른 문제점은 2시즌 후반부에서도 좀 그런 기미가 있는데 내용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강권주의 이야기가 점점 다른 주인공인 도강우에게 밀려 줄어든 느낌이라고 할까. 3시즌 들어서면 도강우의 블랙아웃 증상과 우종우와의 관계에 치중되어 강권주의 활약이 더 줄어들게 되거든요. 그렇다고 4시즌에서 강권주의 청력과 과거사가 제대로 밝혀진 것도 아니니... 결국 5시즌이 제대로 나와봐야 할 듯 해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