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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나의 해피엔드』 8화 리뷰 (2024. 1. 22. 작성)

by 0I사금 2024.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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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의 해피엔드』 8화 리뷰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약간 늦게 8화를 보게 되었는데, 왠지 드라마의 중반에 와서 이야기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들인 느낌입니다. 전편만 하더라도 서재원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숨겨놓은 꿍꿍이가 많아 답답함이 많아졌고 주인공 빼고는 죄다 빌런이 아닐까 싶었는데 이번 회차를 통해서 빌런이 될 사람과 다른 입장이 될 사람이 정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달까요? 여기서 제일 크게 포지션이 변한 사람은 서재원의 남편 허순영이었는데 처음엔 부인인 서재원을 기만하며 (오해이긴 하지만) 부인을 망가뜨리며 복수하려던 인물에서 후회 남주가 되었다고 해도 좋은 수준이에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허순영이 한 기만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면 허순영과 서재원에게 좋은 결말은 둘이 깔끔하게 헤어지며 딸의 양육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닐지... 그래도 허순영은 자신이 다른 사람 계획에 놀아났다는 것, 부인인 서재원이 약을 처방받을 정도로 아팠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고 후회하며 다시 부인을 지키려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허순영이 이렇게 변화한 건 전편 막판에 보인 서재원의 갑작스러운 변화 때문인데요. 서재원은 그동안 있던 일들을 잊어버린 것처럼 굴면서 주변인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거기다 이번 8화 초반 서재원이 꾼 꿈을 본다면 그동안 처방받은 양극성 성격 장애만이 아니라 해리성 인격 장애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허순영은 (윤테오가 복구한) 백승규 팀장의 핸드폰에 남아있던 권윤진의 음성 파일을 확인하고 이 모든 사태의 뒤에 그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쨌든 이 일을 계기로 허순영과 권윤진의 관계는 파탄에 치달은 듯. 또 허순영은 서재원이 처방받은 약을 통해 양극성 성격장애가 심해졌다는 것, 그리고 장인인 서창석을 통해 서재원이 과거에도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해리성 기억 장애 증상을 보였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자기 부인에 대한 감정이 배반감에서 동정심과 죄책감으로 변한 것 같더라고요. 또 그녀가 기억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과거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진 것도 스스로 의도한 게 아니라 억지로 당했다고 판단했는지 당시 모임에 참여한 남성들의 물건을 구해 아린과 친자 확인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보험 조사관인 남태주도 있고, 남태주가 자신이 마신 술병을 허순영이 가져가는 걸 지켜보는 장면이 나와 설마하면서 마음을 졸였는데 검사 결과는 불일치라고 뜨더라고요. 다만 권윤진과 접촉한 남태주가 자신이 서재원에게 이자가 있다는 둥 의미 불명의 소리를 해대는 걸 보면 서재원과의 관계에서 알 수 없는 부분은 많아 보였습니다. 어쩌면 7년 전 서재원이 강간당한 사건에서 실마리를 쥐고 있는 인물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여간 허순영은 당시 모임에 있던 남자들을 조사하면서 권윤진의 전 약혼자의 유전자 샘플만 구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과거 회상에서 권윤진이 자기 약혼자가 의식 불명의 서재원을 데리고 가는 걸 목격하고 충격으로 유산하기까지 한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이로써 권윤진이 친구인 서재원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이유가 어느 정도 밝혀졌는데요. 하지만 전 약혼자 일 때문에 서재원을 미워하는 건 어이가 없다 싶었습니다. 막말로 그가 아린의 친부라면 정신을 잃은 서재원을 강간한 거나 다를 바 없고 잘못은 약혼자한테 있는 건데도 서재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거니까요. 솔직히 자기 약혼녀의 친구가 의식 없을 때를 노려 일을 저지른 거라면 약혼자가 신고당하고 고소당해야 마땅할 놈 아닌가요? 그나마 전편에서 묘사된, 같이 미술을 전공했고 재능은 충분했으나 아직도 무명인 자신과 승승장구한 서재원을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낀 것이나 아버지의 기대를 빼앗긴 것에 대한 분노라면 이해가 갔겠다 싶은 수준. 권윤진의 어이없는 태도 때문에 진심 주인공인 서재원이 불쌍해지는 전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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