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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12화(최종화) 리뷰

by 0I사금 2024.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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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12화, 드디어 최종화까지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후반부에 주인공인 이한신을 비롯 등장인물들의 위기가 강해서 좀 불안하긴 했지만, 으레 이런 드라마들이 막판에 사건을 크게 터뜨려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경우가 있고 지나치게 반전을 추구하는 케이스가 아니라면 보통 주인공들이 이기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태반이라 생각보다 걱정은 하지 않으면서 마음 편히 최종화를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결말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깔끔하게 끝났는데 빌런인 지동만과 지명섭 부자는 자신들이 저지른 짓에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되고, 이한신 일행은 과거의 짐을 벗어난 채 새롭게 시작하는 딱 드라마로써 무난하면서 최선의 결말을 냈다는 생각. 하지만 이번 12화에서 그려지는 위기는 다른 때보다 더 위험한 장면이 많이 연출되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이한신은 그동안 지동만 회장이 자기 돈과 권력으로 처벌을 피해나간 경험 때문에 그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순간에 맞춰 현행범으로 잡겠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에요.
 
당연히도 그 범행 순간에 있게 된 인물은 이한신인데, 이한신은 배우 최원미가 가지고 온 중요한 영상 파일을 이용해 비서인 손응준은 물론이요, 지명섭과 지동만 회장까지 교묘하게 갈라놓게 됩니다. 손응준은 지동만 회장의 앞길을 막는다는 이유로 지명섭을 두들겨 패며 분풀이까지 하게 되고, 지명섭은 지명섭대로 아버지에 대한 앙금과 손응준에게 두들겨 맞은 분노 때문에 이한신의 계획에 넘어가게 되는데요. 여기서 의문이었던 건 손응준은 왜 저렇게까지 지동만 회장을 감싸고도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거였습니다. 심지어 이번 회차에서 지명섭은 해외 도피를 준비하면서 당연하게 손응준이 자기 죄를 덮어쓸 거라고 말하고, 지동만 회장은 손응준에게 변호사는 물론이요, 나중에 계열사를 떼줘서 사장 노릇을 시켜줄 테니 자기 아들 대신 감방에 가라고 압박이나 다를 바 없는 제안을 하는 상황이고요. 나중에 회상신으로 손응준이 젊은 시절 대부업체 사장이었던 지동만 회장을 형님처럼 따랐다는 과거 회상이 나오긴 합니다만 하는 짓이 저 정도라면 서동훈이나 배소장처럼 진즉에 손절하고 남았겠다 수준이라서요.
 
이한신은 최원미가 넘긴 영상 파일을 가지고 지동만과 지명섭, 손응준 세 사람을 이용하는데 여기서 머리가 돈 지명섭이 난입해 이한신을 총으로 쏘는 난동을 부리게 됩니다. 지명섭의 난동은 가까스로 그 자리에 도착한 안서윤에 의해 저지되는데 그전에 지동만 회장에게 자신의 살인(지난 회차에 나온 대포차 주인이자 클럽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는 증인을 살해한 일)을 덮어씌우려고 했다는 전말이 드러나는 등 아버지도 쳐낼 생각밖에 없는 패륜아 인증을 하면서 친부에게 충격을 안겨주지요. 지명섭이 앙심이 있던 손응준부터 총으로 쏴서 살해하려던 순간 마침 그 자리에 도착한 안서윤이 그를 저지하는데, 여기서 지명섭이 자기 성격을 못 버리고 안서윤을 조롱하고 도발하다가 그가 쏜 총에 맞게 됩니다. 여기서 안서윤의 복수심이 어느 정도 드러나긴 했지만, 그동안 지명섭이 한 일도 있고 이미 손응준을 죽이려고 한 상황이기 때문에 저건 안서윤이 정당한 행동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만약 지명섭이 사망한 일로 안서윤이 경찰복을 벗거나 그만두게 되는 상황이 되면 이건 좀 열받겠다 싶더라고요.
 
하지만 지명섭의 사망은 워낙 구린 사건이 많이 얽힌 인간인데다 또 다른 살인까지 드러났고, 지동만이 이한신 일행을 막아서겠다고 덤프트럭을 이용해 도로를 막는 바람에 구급차를 부르는데 지장이 생겨 구조할 시간을 놓치는 등 그 죽음은 자업자득이라고 해도 좋았습니다. 결국 지동만은 이한신 살인미수에 안서윤 살인미수(이건 손응준이 중간에 끼면서 저지됨)는 물론 다른 죄상들이 드러나 재판에서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며 빌런들은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아마 지동만에게 있어 가장 큰 처벌은 그렇게 싸고 돈 아들이 죽었을 뿐만 아니라, 구할 수 있던 기회마저 자신이 날려먹었다는 데 있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이후 좀 더 속 시원한 결말은 회장이 구속된 후 오정그룹 계열사가 하나둘 매각되면서 지동만이 그렇게 멸시하며 폭행했던 최화란이 오정캐피탈의 주인이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불법사채업자에 분명 떳떳한 인물은 아니긴 했지만 최화란은 이한신 편에서 서면서 다른 약자들을 돕기도 했고,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 여러모로 매력적이었다고 느껴진 인물이에요.
 
아마 오정캐피탈을 자기가 인수하면서 사채업에선 손을 떼지 않을까 싶었던 부분도 있던데, 나중에 다른 동료들과 캠핑하는 자리에서 절세 목적이라고 하지만 장학재단을 설립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등 정신적인 성장도 따랐던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경위였던 안서윤도 승진하여 경감이 되고, 동생에 대한 아픔을 어느 정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천수범 과장 역시 무죄를 선고받고 원래 있던 교도관 자리로 돌아가며 최원미는 새로운 영화를 찍게 되는 등 모든 인물들에게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재미있던 건 러브라인 여지라고 없던 드라마이긴 했지만, 황사무장과 미혼모 은지(수아의 모친)처럼 연인으로 발전하겠다 싶은 사람들은 예상이 갔는데 최원미와 서동훈 변호사가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조금 반전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둘이 너무 친근하긴 했거든요. 좀 더 예외였던 건 이한신 역시 마음의 짐을 던 것처럼 가석방 심사관 자리를 내려놓고 변호사로 돌아갔다는 점인데요. 그래도 또 다른 약자를 돕기 위해 나선 걸 보면 뭔가 이야기가 열려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이한신의 활약이 계속될 거라는 희망적인 분위기로 드라마는 마무리 돼요.
 

 
마지막에 빗속에서 1인 시위를 하다가 이한신과 마주치는 여성 분은 다름 아닌 드라마 『마인』과 『경이로운 소문』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연기했던 옥자연 배우였습니다. 뭔가 드라마가 2시즌 나오면 좋을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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