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14화입니다. 이제 곧 이 드라마도 종영을 앞두고 있는데요. 마지막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개가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고 있어서 드라마가 맘에 들긴 하는데 오늘 예고편을 또 잘라먹은 것은 왠지 화가 나는 상황. 저번 10화에서였나 가장 긴박한 순간 - 박대행이 테러조직에게 저격 위기- 드라마가 끝났는데 정작 예고편은 던져주지 않아 상당히 답답함을 안겨준 경우가 있었거든요. 뭐 어쨌든 제일 본방사수하는 드라마인 것도 사실이라 다음 주 11화도 보긴 했지만;; 가장 궁금한 순간에 드라마가 끝나는 것도 모자라 다음 화 예고편을 주지 않는 것을 보면 마지막 회까지 시청자들을 감질나게 만들어 다음 주 방영분을 본방사수하게 만들려는 목적인가 싶기도...?
사람들이 예상한 것처럼 죽은 명해준이 남긴 태익이란 다잉 메시지는 필적 감정 결과 태익이 아닌 '테일'에 가깝다고 밝혀졌습니다. 양복점의 김실장 또한 육군참모총장과의 대화를 통해 보통 인물이 아닌 북파공작원 출신이란 게 드러났고, 그도 주변인들과 하는 대화를 보면 오영석 못지 않게 현 사회에 대한 분노가 심하다는 게 느껴졌는데 굳이 과거사가 자세히 나오지 않더라고 북파공작원 출신이라면 국가에 불만이 많기는 할 것이다 예상은 가는 부분. 다만 이번 14화 전개에서 조금 작위적이다 싶은 부분이 몇 가지 있었는데 김실장의 정체가 육군참모총장의 대사로 드러나는 부분은 조금 설명충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고, 일찍 죽일 수 있는 국정원 요원들을 한나경은 굳이 폭탄과 함께 죽이려 해서, 정한모는 굳이 폭력만 행사하고 살려두는 선택을 해서 결국 자신들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이었어요.
오늘 테일러 - 양복점 주인 김실장이 흑막이라고 의심스러웠던 부분은 그의 과거사(북파공작원 출신)가 언급되었다는 것, 태익(본명 이경표)과의 대사에서 현 사회에 대한 증오 어린 대사를 하는 것, 오영석과 육군참모총장이 김실장을 통해 VIP를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김실장은 기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말 정도로 그 상황을 피해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런 걸 보면 흑막은 김실장이 맞고 역시 VIP의 실체는 없는 것인가 싶다가도, 육군참모총장이 VIP는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 아니냐는 대사를 던지면서 실존하는 인물이 맞나 혼란스럽게 만드는데 이 대사가 다음 전개 떡밥인지 아니면 시청자들에게 혼선을 주기 위한 페이크인지는 확실하진 않네요. 한주승이 흑막일 수 있다는 설에 아직 가능성을 주려는 의도인지...?
그리고 육군참모총장은 처음 드라마를 봤을 때 예상을 하지 못했을 정도로 큰 사고를 치더라고요. 나름 성장형 빌런이라고 해야 할지... 그리고 드라마 막판까지 나오겠거니 싶었던 오영석은 엉뚱하게도 그의 명예를 지켜준답시고 동료 군인에 의해 살해당하는 허무한 결말을 맞더군요. 원작에선 오영석에 해당하는 캐릭터가 부인 손에 죽는다고 했었나요? 원작에서도 이렇게 된 이상 오영석은 박무진 대행과 끝까지 대립각을 펼치는 악역보다는 페이크 악당으로 무너진 셈이라 좀 캐릭터 활용이 아쉽긴 하단 생각이. 처음 박무진 대행을 막아서는 빌런들이라 생각했던 윤찬경, 강상구, 이관묵은 지금 행보를 보면 빌런이라기보단 오히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박무진 대행을 돕는 역할이 된 것 같은 느낌인데 특히 이관묵 같은 경우는 캐릭터나 그 인물 설정을 보았을 때 군인으로써의 자부심이 강하다는 점 때문에 쿠데타에 가담할리 없다는 예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윤찬경 같은 경우는 아들 이야기가 언급된 것을 보니 차별 금지법 지지에는 진심이 있었다는 의외의 모습이 드러나더군요. 윤찬경은 갈수록 호감이 되는 캐릭터라고 할까. 이 차별 금지법 입안은 국무회의에서 박무진 대행이 다음 정권에 이양하겠단 식으로 넘어갔는데 이것이 작 중에선 지지하는 사람에게 비난받기도 했지만 정치가로써 박무진 대행의 성장과 그가 양진만 전 대통령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된 연출이 좋았다는 생각. 이번 14화에서 여러모로 고생한 인물들은 국정원 요원들이었는데 따지고 보면 한나경 요원은 약혼자를 잃은 데다 목숨의 위협을 받은 캐릭터고, 서지원은 집을 통째로 잃었고, 정한모는 아들 납치와 허위 자백으로 인한 누명에, 이번에 린치당하면서 여러 모로 구른 인물이고요. 그동안 국정원 쪽 이야기는 청와대 이야기보다 몰입이 떨어진다 평가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재밌어진 것도 있고, 드라마 상에서 가장 고생한 인물들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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