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도 벌써 13화입니다. 이제 결말에 가까워지는 만큼 테러 배후의 정체가 드러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을 했는데 오늘 방영분을 보니 어느 정도 실마리가 잡히는 느낌. 그리고 그동안 국정원 요원인 정한모가 아들이 테러 조직에게 납치당하고 명해준 살인범으로 억지 자백한 뒤 비중이 사라져 정한모 가족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했는데 오늘 다시 등장하더라고요. 테러 조직 이야기가 아직 미궁인 상황에서 한나경과 서지원 둘이 오영석을 의심하고 쫓을 때는 내용이 좀 몰입 안 되고 재미가 없다 싶었던 것이 이제 테러 조직에 대한 감이 잡히고 드라마 자체가 클라이맥스에 치달으면서 제법 흥미로워진 것 같습니다.
오영석의 명령에 의해 사살당했다고 알려진 킬러 태익(본명 이경표)는 실은 살아있었고 정한모의 아들을 아직 붙들고 있는 상태. 다른 사람들 감상평을 찾아보면 태익(본명 이경표)이가 상당히 유능해서 여러 사람 임무를 동시에 한다는 평이 종종 보이더라고요; 드라마 스케일이 원작 스케일을 따라가기 힘든 현실적인 여건 탓에 그렇게 된 것 같지마는... 정한모의 아들 재민은 태익이 사준 크림빵을 먹고 유제품 알레르기를 일으켜 병원에 실려가게 됩니다. 때마침 서지원이 병원을 상대로 실종자인 재민을 찾는다는 안내문을 배포한 상태라 신고가 들어가고 태익이 재민을 병원 앞에 남겨두고 자리를 뜬 덕에 정한모 부부는 아들과 무사히 재회할 수 있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드라마 감상평을 찾아보다가 종종 보게 된 원작 스포일러에 의하면 원작 정한모에 해당되는 요원 캐릭터의 아들은 납치당한 뒤 시체로 발견되었다는 끔찍한 비극으로 나온다고 하는데 반해 한국 리메이크판에서는 상당히 순화된 결말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도 보면서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가상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어린아이가 희생되는 거는 꺼림칙하고 아이의 부모가 자식을 잃는 장면을 보는 건 너무 슬픈 지라... 원작 스포일러대로 갔으면 재미를 찾으려고 보는 드라마에서 스트레스를 왕창 받았을 것 같았거든요. 확실히 범죄수사물도 아닌데 한국 드라마에서 어린아이 납치 살해 이런 장면을 넣기는 좀 무리였던 것도 같고요.
의외로 킬러인 이경표의 과거도 드러났는데 재민이를 살려준 것에서부터 뭔가 인간미가 나긴 했지만 과거사가 따로 존재할 거라고 예상은 못 했어요. 전도 유망한 유도 선수였던 그가 대형 화재로 쌍둥이 아들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언급되는데 왠지 현실 사건이 연상되는 과거를 통해 그가 테러 조직에 몸을 담은 이유와 정한모 요원의 아들을 살려 보낸 이유가 동시에 설명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의 이름이 태익이 아니라 이경표라는 것이 조사 끝에 밝혀지면서 명해준이 다잉 메시지로 남긴 태익은 실은 태익이 아니라 다른 단어를 국정원 요원들이 잘못 읽은 것임을 깨닫게 되는데 그렇다면 역시 드라마 보는 사람들이 미는 가설 중 하나인 '테일러 샵'을 뜻하는 단어가 맞으려나요?
그도 그럴 것이 기밀 파일 내부 유출자는 육군 참모 총장임을 암시하고 있고, 오영석이 막판에 VIP를 만나고 싶다는 전화를 양복점의 김실장에게 걸었을 때 당혹해하는 듯한 그의 태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화를 받는 그가 거울에 비춘 듯한 연출은 한순간이었지만 참으로 의미심장한 연출이었던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태익(본명 이경표)의 과거사도 밝혀졌듯이 그가 흑막이 맞는 거라면 그에게도 뭔가 숨겨진 과거사 같은 것이 있는 건가 궁금하기도 싶고... 그리고 만에 하나 반전으로 VIP가 사람들이 미는 또 다른 가설인 '한주승'이 맞는다고 한다면 한주승이 그동안 보인 양진만 전 대통령에 대한 애착 있는 모습, 박대행한테 해주는 현실적인 조언 등 좀 모순적인 모습이 많아서 이제는 의심이 희미해질 지경.
그리고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애착 내지 정신적인 의지처가 실은 주인공을 위험에 빠뜨리려 하는 흑막이었다는 설정은 좀 질색인지라... 만약 한주승이 반전으로 VIP가 맞다면 『손 the guest』에서 박일도=할아버지였던 것만큼 배신감 는 전개가 될 거라는 생각. 그러니 제발 한주승이 VIP라는 반전은 없길 바라고요. 그런데 이제 테러 조직의 실체도 슬슬 드러나고 나경&지원이 오영석이 테러 조직과 접촉하는 것도 들었겠다 이제 오영석의 정체만 까발려 저서 그를 잡아낸다면 이번 차별 금지법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한 박무진 대행의 지지율이 다시 반등하여 당선이 되는 전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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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커밍아웃한 여성 감독님 모습이 낯익어서 누군가 했는데 『구해줘 2』에서 주인공인 김민철의 엄마를 연기하신 배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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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찬경과 강상구는 왠지 같이 있으면 점점 개그 콤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둘은 이제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되어가는 듯... 오늘 전체적으로 개그 신이 많았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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