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지정생존자』 12화 리뷰 (2019. 8. 6. 작성)

볼 때마다 느끼는 거긴 하지만 이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도 가장 중요한 떡밥 하나를 끝까지 끌고 갈 모양이네요. 왠지 작년에 본 드라마 『손 the guest』에서 가장 중요한 '박일도' 부마자가 누구인지 마지막 회까지 끌고 갔던 것이 떠올랐는데 그래서 진짜 VIP가 누구냐고... 속으로 한탄이 나왔던 12화였습니다. 보통 드라마가 16부작인 경우가 많으니까 『60일 지정생존자』도 그럴 것 같고 이제 4화 분량 남았으니 흑막의 정체에 대해 좀 확실한 암시 정도 줘도 괜찮지 않았나 싶었지만 결국 안 나오더라고요; 근데 막판에 오영석과 대화하던 의문의 인물은 누군지...? 그리고 정한모 요원 아들 납치 건은 어떻게 된 걸까요? 태익이 죽으면서 아이는 무사히 귀환한 건지...?

종종 드라마에 대한 다른 사람들 평을 찾아보다가 보게 된 거지만 『60일 지정생존자』 전개 예상 중에 흑막은 한주승이라는 설과 실제로 VIP는 존재하지 않고 킹스맨 안경남이 중간에서 VIP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설을 보게 됐습니다. 하지만 왠지 지금 심정으로는 한주승은 흑막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12화에서 오영석의 독단적인 행동에 다른 청와대 멤버들과 달리 유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렇고 박무진은 흙탕물을 묻히기 싫어하는 좋은 사람이라 대선 후보로는 부적격이라는 뉘앙스의 대사를 한 것도 그렇고 다시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음. 이번에는 제발 예상이 빗나가길 바라고.

진심 한주승이 흑막이라면 『손 the guest』 때 할아버지가 박일도였단 것만큼 충격일 거라고요... 주인공의 애착 혹은 정신적 지주 같은 대상이 악역이라는 것은 진심 싫은 반전이라서. 그래서 이번만큼은 제발 이런 반전 없길 바라요.

12화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동안 기밀 파일 유출자로 의심받던 차영진조차 기밀 파일의 내용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고 그 의혹을 벗었다는 점이었어요. 합참의장의 열람 권한을 해제한 것은 그냥 위에서 시킨 거였을 뿐. 그리고 기밀 파일은 악용당할 위험성 때문에 양진만 전 대통령 지시로 폐기가 지시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내부 유출자에 대한 언급 다음에 드라마 초반부터 얼굴을 보였던 육군참모총장이 나오는 연출도 그렇고, 킹스맨 그룹에 그가 있던 것도 그렇고, 안보회의실 센터장 역시 기밀 파일을 알고 있었다는 언급을 보면 기밀 파일을 유출한 사람은 딱 이 인간이라고 드라마가 보여준 상황.

경호 비서관 강대한과 한나경+서지원이 안보회의실에 들어가 증거를 찾는 것은 대행의 지시가 있었다고 해도 너무 허술하게 이뤄진 것은 아닐까 싶던 장면이긴 했지만 (전개를 빠르게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방안인가 싶기도 했고) 그래도 테러 조직에 대한 실마리를 잡긴 잡았으니. 이번 12화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내부 유출자로 의심받던 차영진이 의혹을 벗고 박무진 대행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오영석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박무진 대행은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심하고요. 드라마의 결말은 박무진이 당선되는 걸로 끝날지 아니면 테러 조직을 축출하고 선거를 치르는 열린 결말로 끝날지 궁금.

이번 12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차영진을 조사해야 했던 한나경에게 박무진 대행이 했던 말이었습니다. 박무진 스스로는 자신을 믿을 수 없기에 그동안 데이터를 믿어왔고 지금의 데이터가 차영진을 유출자로 몰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데이터가 아닌 차영진을 믿고 싶고 차영진의 의혹을 한나경이 벗겨주길 바란다는 의미의 말은 오늘 방영분에서 차영진의 입장이 부각되어 그에게 감정 이입을 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좀 찡했던 부분이었어요. 아마 드라마 명장면을 꼽으라 한다면 난 이 장면을 꼽게 될 것 같은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