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원더풀 월드』 1화를 감상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유튜브에서 예고편을 몇 번 보고 내용보다는 배우들에게 흥미가 생겨 보기로 마음을 먹은 드라마였는데요. 일단 예고편에 암시된 내용이나 검색으로 나오는 설명에 의하면 자식을 잃은 주인공이 가해자를 직접 처벌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다룬다고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예고편이나 홈페이지 설명만으로는 아리송한 구석이 많았는데, 두 주인공 은수현(배우 김남주 분)과 권선율(배우 차은우 분)의 관계는 무엇인지 만약 복수극이라면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복수를 진행하는 내용인지까지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거기다 1화의 오프닝이 주인공 은수현이 밤길에서 차에 타고 있는 권선율과 마주하고 마치 권선율이 그를 차로 치려고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더 의문스러워진 구석도 있었고요.
예고편 영상을 본다면 왠지 두 주인공은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그런 관계성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뜻밖의 장면이 나왔다고 할까요? 하여간 오프닝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내용이 시작되는데 일단 주인공 은수현이 성공 가도를 달리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부분은 딱히 큰 사건도 없거니와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전 설명에 가깝기 때문에 조금 지루한 부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 권선율에 대해선 오프닝을 빼면 1화에선 거의 등장하지 않아 어떤 역할인지, 또 누구인지 파악도 하기 어려운 반면 은수현의 과거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이 나오더라고요. 은수현은 외국에서 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유명한 작가이자 사랑하는 남편이 있고 네 번의 유산 끝에 어렵게 얻은 자식 건우 그리고 친자매 같은 한유리와 자기를 걱정해 주는 엄마도 있는 등 남부러울 게 없는 삶을 사는 이였습니다.
초반 부분은 은수현이 얼마나 성공한 인생이며, 주변인들과 잘 지내는지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딱히 몰입할 구석은 없었는데 보면서 그녀가 가족과 함께 사는 집이 굉장히 멋있고 예쁘다는 뻘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을까요. 다만, 작중에서 불길한 암시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는데 은수현의 남편 강수호는 과거 방송국에서 서울시장 김준(배우 박혁권 분)의 비리를 파헤치다 외압을 받고 일하던 곳을 나왔다는 사실이 등장하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의 사건에 저 서울시장이 개입된 것은 아닐까 싶었는데 후반부 아들 건우의 교통사고 이후 뺑소니범과 통화하는 장면이 있는 걸 보면 깊은 관련이 있는 게 틀림없다는 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보면서 저 서울시장이 강수호에게 보복하기 위해 이 사건을 꾸민 건 아닐까 추측도 해봤는데 현시점에선 확실한 건 알 수 없어요.
1화에서 몰입할 만한 내용이 나오는 부분은 은수현의 아들 건우가 뺑소니를 당한 걸로 모자라 가해자가 유기하는 바람에 골든타임을 놓쳐 죽음을 맞고, 그 가해자의 재판이 시작되면서입니다. 처음엔 뺑소니 가해자를 어떻게 저렇게 빨리 잡았나 의문이었는데 가해자가 자수를 했다는 설명이 나오더라고요. 은수현의 아들이 어떤 식으로 사고를 당했는지 정확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실하게 파악하기 어렵지만요. 어쩌면 앞으로의 전개에서 이 교통사고의 진실이 차차 드러나게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재판부는 살인 의도가 없었다거나 가해자가 반성을 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가벼운 형을 내리고, 이에 분노하고 좌절한 은수현이 가해자를 직접 찾아가 사죄를 요구하다가 결국 가해자를 똑같이 차로 치는 것이 1화의 엔딩.
1화 초반부는 주인공 은수현의 행복한 일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딱히 흥미로운 구석이 없었던 반면, 아들의 죽음 이후부터는 분위기가 전환되는 것도 있었거니와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출중했기 때문에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재판부의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은 왠지 현실을 연상하게 하는 구석이 있었고 뺑소니 가해자의 뻔뻔스러운 행각까지 더해져 보는 사람의 화를 불러일으키는 구석도 없지 않았습니다. 특히 놀라웠던 건 은수현이 가해자에게 사죄를 요구하면서 제발 아들한테 사과해 달라고 울면서 매달리기까지 하는 장면이었는데, 배우의 연기력이 훌륭한 점도 있었지만 피해자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를 묘사한 것 같았다고 할까요? 서울시장이 수상쩍게 연출된 것을 보면 흑막이 있고 복수는 더 남았다고 봐도 좋겠지요? 다만 분위기상 사이다를 기대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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