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월드』 9화 리뷰 (2024. 3. 29. 작성)

드라마 『원더풀 월드』 9화 리뷰입니다. 작중 중요한 내용은 이미 지난 회차에서 암시되긴 했는데 이제 앞으로 짚어야 할 내용은 과거 건우의 사망 사건 당시 국회의원인 김준이 얼마나 관여한 정도라고 해야 하나요? 김준이 몰락하려면 그의 악행이 드러나고 은수현과 권선율이 손을 잡아야 할 것 같은데 현재 전개로 보면 둘의 관계는 거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어요. 현재 은수현은 어떻게 권선율에게 악감정을 가지지 않는 상태에서 경고만 남기는 반면, 권선율 쪽에서 일방적인 원한으로 그녀를 끌어내리고 싶어하고 있는 관계로 보이던데요. 솔직히 현재 권선율의 심리는 아버지의 일 이후 엄마까지 잘못되자 그 분노와 절망을 은수현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권선율의 엄마가 사고를 당하지 않고 멀쩡한 상태였다면 권선율이 저 정도까지 은수현에게 화살을 돌리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 어쨌든 다시 드라마의 본편으로 돌아가면 은수현의 남편인 강수호의 불륜 상대도 이미 밝혀진 상태이긴 한지라 특별한 반전이라고 할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이것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보기 좀 괴로운 편이었는데 한유리와 강수호의 불륜이 확정되긴 했지만 그 과정(?)을 굳이 풀어서 보여줄 필요는 있나 했습니다. 9화 오프닝에선 어린 한유리가 친모에게 방치되어 거리에 내쫓긴 상태인 걸 학생이던 은수현이 발견하고 자기 집까지 데려가 보호해 주는 내용이 나왔는데 한유리에게 있어 은수현도 그렇고 은수현의 모친도 그렇고 진짜 피만 안 섞였지 가족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이런 과거 서사 때문에 한유리의 행동이 더 배신감이 느껴지고 기만자처럼 여겨지던 느낌. 솔직히 초반부에 의심이 뿌려질 때도 반전이 있었으면 했는데 그건 아니었고 예상대로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충격이라고 할까요. 은수현과 은수현의 모친 덕택에 인생이 바뀌었음에도 결국 하는 짓은 배반이라는 게 보는 맛이 구려서 초반 한유리의 모친이 사진(권선율이 보낸 불륜 현장을 찍은 사진)을 가지고 피는 못 속이는 자기 딸이라며 자조하듯 조롱하는 게 차라리 사이다였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작중 누군가의 내연녀인 건 마찬가지고 은수현을 속인 건 같았지만 그래도 나름 대의를 위해서 강수호한테 협력하던 옆집 여자 윤혜금이 더 이미지가 좋아진 형편이었고요. 윤혜금은 처음부터 은수현을 배려해서 거짓말을 한 것이니...

은수현은 이번 일이 밝혀지면 충격을 받을 자기 모친도 있고 하니 저런 짓을 벌였음에도 그래도 한유리를 받아주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주는데요. 그렇다고 남편인 강수호와는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이젠 완전히 찢어지는 선택지밖에 안 남은 것 같아서 여기 한정해서는 조금 낫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웃긴 건 강수호는 은수현을 배반했으면서도 은수현을 진심으로 사랑했나 싶은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동료인 한상을 통해 사진을 보낸 이가 권선율이라는 걸 안 강수호는 그를 찾아가 은수현을 건든 것에 분노를 터뜨리기도 하니까요. 차라리 은수현 말고 자신한테 복수를 하라고 할 정도던데 불륜을 저지르긴 했지만 아내한텐 진심이고, 현재 김준한테 칼을 갈면서 준비를 하는 것도 강수호라 이쪽도 참 캐릭터 복잡하다는 생각이...

어쨌든 은수현과 강수호가 함께 가는 건 원치 않았던 전개라 이번 일을 계기로 완전히 갈라선 뒤 홀로서기를 했으며 하는 바람이 들더라고요. 또 보면서 은수현의 모친은 이번 일을 몰랐으면 좋겠다고 바랐지만 예고편 장면을 보면 왠지 불안한 장면이 나오던데요. 솔직히 권선율이 다른 것을 다 놓은 것처럼 행동하더라도 입원한 모친한테만은 진심이고, 은수현도 자기 모친은 지키려고 하고 있으니 적어도 남의 엄마만큼은 건들지 말지 했는데 이번엔 선을 많이 넘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요? 둘 다 현재로썬 엄마가 소중한 입장이니 그런 동질감으로 어떻게 일이 풀리는 전개가 아닐까 싶었지만... 이번 9화의 엔딩은 바로 1화의 오프닝과 같은 장면이데 엔딩의 연출도 현재의 전개를 봐도 은수현과 권선율의 관계는 아직은 파국으로밖에 보이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