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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야한 사진관』 1화 리뷰 (2024. 3. 11. 작성)

by 0I사금 2025.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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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야한 사진관』 1화 리뷰입니다. 예고편을 봤을 때 귀신이 찾아오고 그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이라는 소재에 끌려 1화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귀신이 등장하는 소재이긴 합니다만 예고편의 분위기나 포스터를 봐도 산뜻하고 밝은 느낌이 드는지라 원한 서린 귀신의 무서움보다는 귀신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주는 해결사물이라고 생각해 킬링타임으로써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1화의 퀄리티는 예상보다 훌륭했던지라 생각보다 기대감이 솟더라고요. 만약 초반의 이 분위기를 잘 유지한다면 ENA 채널에서 재미있게 봤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나 『유괴의 날』처럼 기억에 남는 드라마가 될 법도 하고요. 참고로 밤 夜에 경계 限 자 써서 이상한 이름 아니라고 나레이션으로 언급합니다.


일단 주인공의 설정을 풀어본다면 주인공인 서기주(배우 주원 분)는 100년 전 자신의 조상이 자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저승의 경계에 있는 사진기를 훔쳐내면서 대대로 35살까지밖에 살 수 없는 저주를 받은 인물입니다. 처음에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바로 시작되는 게 아니라 나레이션이 나오면서 문제의 사진기가 황천길을 되돌아가는 망자들이 살아나기 위해서 접촉하려는 물건이라는 설명이 언급되는데요. 자식을 떠올리고 눈보라와 불길이 몰아치는 황천길을 되돌아온 여성과 사진기를 훔쳐 달아난 남성, 그것도 조선시대 한복 복장을 한 이들이 나와 처음에 영문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이승에 두고 온 자식 때문에 황천길을 돌아온 여성은 사진기를 찾은 뒤 행방이 묘연해졌는데 이것이 차후 떡밥일지는 미스터리.


사진기를 훔쳐 간 남자는 바로 서기주의 조상으로, 일반인도 아니라 대감마님이었던 인물인데 그는 죽어가는 자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사진기를 훔쳐낸 것이었습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사진기 개념을 알고 있었나 의문을 갖긴 했지만 이후 서기주의 나레이션으로 100년 전 사건이라고 언급이 나왔고 시기를 조선 말기로 잡는다면 그때는 외국 문물을 막 받아들일 시기니 양반 정도 되는 이들이라면 사진기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겠다 싶었고요. 어쨌든 이 사진기에 손댄 자들은 그것을 지키는 저승사자의 저주를 받게 되는데 첫 번째 저주가 후손들은 35살까지만 살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 저주는 귀객(귀신 손님)들을 맞아 그들의 사진을 찍는 사진관을 운영해야 하는 것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런 운명 탓인지 서기주는 대낮에도 귀신을 볼 수 있고, 자신과 눈이 마주친 귀신들에게 쫓기는 등 스트레스받을 일을 많이 겪는데 재미있는 건 사진관에서 그를 보조하는 직원들 역시 귀신들이라는 점입니다. 아직 1화라 자세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두 직원 고대리(배우 유인수 역)와 백남구(배우 음문석)도 나름 미련이 있기 때문에 이승에 남아 서기주를 보조하는 역할로 보이던데, 백남구는 염력 비슷한 걸 쓸 수 있어서 일하기 싫어하는 서기주를 들고 옮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대리는 형사(배우 고규필 분)의 몸에 빙의하여 일행을 돕는 일까지 하더라고요. 그런데 웃기게도 초반부터 처녀귀신의 부탁을 거절한 대가로 원래 사진관에 불이 나는 바람에 새로운 건물을 찾다가 또 귀신들에게 쫓기는 등 다사다난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의외였던 것은 한 회차에서 사건이 빠르게 해결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번에 서기주가 한을 풀어준 망자의 사연은 중증 마비로 오래 입원했다가 사망한 환자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오랜 간병 끝에 남편을 죽였다는 혐의를 쓴 부인(배우 서영희 분)의 누명을 벗긴 뒤 망자와 부인의 마지막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내용이었어요. 부인은 간병 스트레스와 대출 빚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기는 했지만 남편을 죽이려는 시도는 미수로 그쳤음에도 자신이 남편을 죽였다고 자백을 하는 바람에 수사가 들어간 상황. 서기주는 진상을 알고 있는 남편으로부터 그 사실을 듣고 자포자기한 부인을 설득하여 자신들의 사진관으로 인도한 뒤 남편과 부인의 마지막 만남을 갖게 해주는 게 첫 번째 에피소드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해결사 장르에서는 한 에피소드를 2회 차로 끌고 가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이 드라마에선 빠르게 한 회차에 해결하되 그래도 미흡하지 않게 해결했다고 할까요? 여기서 서기주를 도와 부인의 누명을 벗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건 여주인공이자 변호사인 한봄(배우 권나라 분)입니다. 한봄은 검사 출신 변호사로, 검사 시절 누명을 쓴 인물을 돕다가 상사와 트러블이 생겨 쫓겨났단 설정이며 정이 많고 정의로운 성격으로 보이더라고요. 한봄에게 귀신을 보는 능력은 없는 것 같지만 중간 싸게 나온 건물을 찾다가 귀신들에게 쫓기던 서기주가 한봄의 기운에 보호를 받는 듯한 연출이 있는 걸 보면 태생적으로 기가 센 인물로 보이는데, 혹시 드라마 초반 나온 황천길을 돌아간 여성 망자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추측을 해보기도 합니다.


드라마 중반 화재로 원래 건물에서 쫓겨나 싼 건물을 찾던 서기주는 공원에서 분식트럭을 운영하는 소여사(배우 김영옥)가 내놓은 건물에 세를 들게 되는데요. 소여사가 자기 건물에서 월세를 내지 못한 한봄을 내보내고 거기에 서기주를 받아주면서 두 사람이 엮이게 되더라고요. 서기주의 사진관은 망자 외에는 들어오지 못함에도 건물에서 쫓겨난 한봄이 저승과 이어진 사진관에 들어오는 등 의문을 남기며 1화는 엔딩이 났습니다. 이번 드라마는 시작할 때부터 화려한 CG를 이용하여 저승의 모습을 구현했는데, 이런 특수효과는 작중에서 여러 번 활용되는 게 특징. 주인공 서기주가 오픈한 사진관이 그 특성상 저승과 연결된 공간이 되면서 현실에서는 낡고 방치된 공간이지만 환상적인 곳으로 탈바꿈하는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ENA 최근 드라마들은 본방에서 자막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보기 수월한 감이 있었습니다. 다른 채널들도 이러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꽤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배우 서영희도 그렇고 중간 형사로 나온 배우 고규필도 그렇고요. 사진기를 훔친 서기주의 조상은 배우 박병은이던데 전부 특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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