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야한 사진관』 9화 리뷰입니다. 원래는 화요일 본방을 봐야 했지만, 사정이 생겨 드라마를 보지 못하고 좀 시간이 지나서야 재방송으로 9화를 보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이번 9화는 주인공들인 서기주와 한봄이 서로 감정을 제대로 확인하여 연인으로 관계가 정립되면서 특별한 사건보다는 쉬어가면서 추억을 만들어가는 회차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진관의 사진기와 얽힌 내용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주연들의 서사를 풀어나가는데 더 치중해 있고 귀객 관련 에피소드가 적은 편이어서요. 이번 9화에서 서기주는 그동안 사진사 일과 자신의 집안에 드리워진 단명의 저주 때문에 만들지 못한 추억을 짧은 기간 동안 한봄과 만드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일단 전편에서 뜬금없이 밝혀진, 사진관 동료 백남구 형사의 아내 이야기는 이것을 해결이라고 해야 할지 단순히 묻어두는 일인지 알 수 없다 싶을 정도로 미묘하게 끝나버렸습니다. 그래도 보면서 백남구의 부인이 바람은 아니라 남편이 죽고 난 다음 혼자 남아 다른 남자랑 썸을 탄 게 아닐까 시청자 입장에서 합리화도 해보았는데 이번 회차에선 여지없이 둘 사이가 불륜이라는 게 드러나 충격을 주더라고요. 백남구가 범인들을 쫓느라 신경을 못쓰는 동안 부인은 그 사이에 꽃집의 주인남과 오고 가는 게 있었고 이를 안 백남구는 남자의 가게에 찾아가 분노를 터뜨립니다. 하지만 더 큰일이 벌어지기 전에 서기주가 나타나 백남구를 달래며 기분을 가라앉히라는 의미로 휴가를 주는데 그것만으로 과연 백남구의 응어리가 풀리지는 모르겠더라고요.
하필 잠깐 나온 귀객 이야기도 바람이 나서 부인과 내연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남자였고 결국 내연녀랑 사진을 찍는 걸 택했다는 이야기는 백남구 형사의 상황이랑 겹쳐서 웃긴데 웃을 수 없었던 부분. 진짜 가장 믿고 애정을 준 대상이 자신을 기만하고 배반했다는 걸 알고 느끼는 상처와 분노는 어떻게 달래야 할지, 백남구가 저기서 악귀가 안 되는 것도 놀라울 따름이라 전개가 궁금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어쨌든 저쪽 불륜 관계는 꼴 보기 싫은 수준이에요. 반면 고대리는 자신이 소개팅 대상이 알고 보니 김지원이며 그녀가 암 환자에 과장한테 갑질당하는 걸 알고 마음이 바뀌어 그녀를 적극 돕는 노선으로 바뀝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들 연애보다 오히려 고대리의 사랑(?) 쪽이 좀 귀여워서 정감이 가더라고요. 여기서 코믹한 씬도 여기서 많았고요.
물론 고대리의 도움은 대개 빙의를 이용한 거라 지나가는 사람들이 봉변을 당한 거긴 합니다만... 그리고 생전 고대리가 소개팅 대상을 한봄으로 오해한 이유는 사진 도용 같은 게 아니라 김지원이 카톡의 프로필 사진을 한봄과 같이 찍은 것으로 해뒀고 하필 한봄의 사진만 노출이 된 덕에 오인했다는 게 밝혀지는데요. 어쨌든 이쪽 사랑 이야기가 재미있는 부분이 많아서 흥미로운데 주인공들만큼이나 앞날이 힘든 게 이미 고대리는 죽은 사람이라는 점이에요. 어쩌면 고대리가 마지막으로 사진관을 떠나게 된다면 그때는 김지원과 같이 사진을 찍게 되는 건 아닐지... 한편 주인공들인 서기주와 한봄은 주변 사람들에게 숨기려고 해도 티를 내면서, 감정을 교환하고 같이 여행을 하면서 추억을 만들게 됩니다.
이 와중에 소소한 해프닝이 생기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기주가 15살에 처음 맞이한 12살 귀객 소녀가 실은 사고를 당해 생령 상태로 찾아온 한봄이라는 걸 비로소 확인하는 등 주인공들 사이에 뿌려진 떡밥들이 비로소 회수되었다고 할까요? 특별한 사건사고가 일어나기보다는 분위기가 잔잔하고 달달한 가운데서도 저런 행복이 서기주가 지닌 단명의 저주 - 35살이 되면 죽음을 맞는 운명 때문에 마냥 행복한 게 아니란 걸 인식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9화 후반부까지 한봄은 서기주가 말하지 않는 이상 그 운명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녀가 비로소 서기주 집안의 저주를 알게 된 건 자신이 찍은 서기주의 사진을 서기주의 집안사람들 사진이 있는데 걸려다가 그곳은 영정사진을 거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고대리에게 들으면서예요.
한봄은 고대리를 통해 서기주의 집안에 딸려오는 단명의 저주를 알게 된 데다, 후반부에 사진관을 찾아온 귀객이 한봄이 검사 시절 무죄라고 생각했던 별장 살해 용의자 김윤철이라는 게 드러나 앞으로 그녀에게 시련이 더 닥칠 것으로 보이더라고요. 한봄은 서기주와 얽히게 되면서 여러 일을 겪고 덩달아 다른 일들도 많아져 과거에 악연이었던 상사 이현오가 이제 장관이 되건 말건 신경을 쓰지 않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그런데 이번에 자신이 검사직에서 쫓겨나는 계기를 만든 김윤철이 귀객으로 찾아오면서 다시 과거의 사건과 얽혀들어갈 예정인 듯. 사진관을 찾아온 김윤철은 누명을 쓴 데다 출소 후 동생의 결혼식을 앞두었을 때 진범한테 살해당한 뒤 황천길에 오래 머물며 시간관념마저 어그러진 상태였어요.
김윤철은 자신이 죽은 2019년이 아니라 (드라마 시점 상) 2023년이라는데 충격을 먹고 사진관을 빠져나가 거리를 헤매게 됩니다. 그런데 에필로그 영상에서 김윤철이 황천길에서 죽은 서기주의 삼촌을 만나는 장면이 나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더라고요. 또 중간에 악귀가 나타나 혼자 사진관을 지키는 고대리를 공격하며 사진기를 내놓으라고 난동을 부리고 죽은 고양이 시체를 주변에 뿌리는 바람에 경찰까지 찾아오는 소동도 생기는 등 서기주 주변 악귀의 존재감이 다시 부각돼요. 그리고 과거 회상에서 사진사는 사진기로 목숨을 유지하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삼촌의 말에 결국 삼촌이 사진관으로 찾아와 조카인 서기주와 재회도 못하는 건가 했었는데요. 막판에 삼촌이 황천길에 등장한 것 때문에 전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할 것 같네요.
'TV > 드라마(2024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미브』 9화-10화 리뷰 (0) | 2025.01.23 |
---|---|
『야한 사진관』 10화 리뷰 (2024. 4. 15. 작성) (0) | 2025.01.23 |
『야한 사진관』 8화 리뷰 (2024. 4. 8. 작성) (0) | 2025.01.21 |
『야한 사진관』 7화 리뷰 (2024. 4. 2. 작성) (0) | 2025.01.20 |
『야한 사진관』 6화 리뷰 (2024. 4. 1. 작성) (0) | 2025.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