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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마인』 9화 리뷰 (2022. 7. 9. 작성)

by 0I사금 2025.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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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인』 9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에선 막장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벌가의 불륜이나 혼외자식, 경영권을 둔 형제 싸움, 그리고 영문을 알 수 없는 살인에다가 구시대적인 신데렐라 스토리까지 다 등장하는데요. 그나마 예외적으로 참신한 건 주요 인물이 레즈비언이라는 설정 정도랄까? 이 드라마는 전개가 과연 어떻게 될지 판단하기 어렵더라고요. 특히 한회장이 이번 9화에서 깨어날 거라고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했는데, 유언장은 이미 공개되어 한번 파란이 왔던 상황이라 더욱 그런 감이 있었고요. 그런데 웃긴 점은 한회장이 깨어나는 시기가 부인인 양순혜가 한회장을 원망하며 그를 마구 때린 뒤라는 점이었어요.  어째 양순혜가 분을 못 이겨 한회장의 몸을 두들긴 게 충격요법이 되었나 착각이 들었을 정도.


8화에서 언급만 나온 유언장의 내용은 9화에서 자세하게 공개되었는데 웃긴 것이 아들들인 한진호나 한지용은 제대로 되었다 싶은 것을 물려받지 못하고 오히려 집안의 여성들에게 더 알짜배기들이 갔다고 해야 하나요? 며느리인 정서현에겐 전자와 enm 경영권을, 딸인 한진희에게 베이커리 관련 모든 경영권을, 부인인 양순혜는 주식을 안 준 것에 투덜거리긴 했지만 집과 고향땅을 죄다 물려받았으니 큰 손해는 아니고, 서희수에게도 주식을 많이 남겨준 걸 보면 거의 집안 남자들은 나가리가 된 상황. 한지용은 학원 이사 자리에 한진호는 학자금을 지원해 줄 테니 적합한 진로를 찾아보라는 내용이고 그나마 손자인 한수혁이 30살 되면 후계자가 된다고 나오긴 합니다만...


그런데 작중 한수혁이 하는 짓을 보면 얘가 후계자로 적합하긴 하겠나 싶은 수준이더라고요. 김유연과의 억지스럽고 오그라드는 연애 라인이 자꾸 드라마에 끼는 것도 별로지만, 현실을 일깨우며 충고를 하는 새어머니(정서현)에게 반항하면서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자기 환경을 자기가 원한 게 아니라는 둥 다 큰 인간이 중2병이나 다름없는 소리를 해대고, 약혼식 파토처럼 자꾸 충동적이고 제멋대로 판단을 내리는 꼬락서니를 보면 얘는 절대 정서현처럼 효원가를 이끌 재목은 아니라고 보이더라고요. 자기 아버지처럼 바람은 안 피워도 과연 일은 잘 해낼까 의문이 들었을 정도. 그냥 넌 집에서 나가서 김유연이랑 살고 회사는 새어머니한테 맡기라고 하고 싶은 수준이랄까.


내가 한회장 입장이었어도 일 잘하는 며느리인 정서현이나 둘째 딸에게 회사의 주요 경영권을 물려주겠다 싶었는데 (한진희는 정신 상담을 조건으로 얻은 것이지만) 장남인 한진호가 무능한 건 작중에서 몇 번이나 암시된 바 있거든요. 거기다 형보다 능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혼외자인 한지용은 이번 9화에서 한지용의 친자가 아니라 한회장이 그 친모인 김미자를 너무 사랑해서 자기 자식으로 받아준 거라는 게 드러나기까지 했으니까요. 솔직히 친자식도 아닌 애를 재벌가에서 키워준 거라면 한회장이 관대하긴 관대한 것이고 그 부인인 양순혜한테는 진짜 몹쓸 짓을 했다 싶은 생각이 들지만... 양순혜의 정신 안정을 위해서 노덕이가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여겼을 정도. 


유언장 소동으로 한번 파란이 지나가기도 전에, 강자경으로 위장했던 이혜진은 본격적으로 하준을 되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정서현은 과거 그를 죽음으로 위장하게 만든 건 양순혜가 아니라 한지용의 소행임을 털어놓으며, 그 화살을 효원 가가 아닌 한지용한테만 화살을 돌리라는 뉘앙스의 말을 하는데요. 와중에 양순혜가 단순한 성격이라 권모술수를 못쓴다는 정서현의 지적은 너무 적나라해서 웃겼다고 할까. 결국 이혜진은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한지용을 상대로 소송을 걸고, 서희수는 유산 사실을 숨기며 한지용을 용서했다는 듯 굴면서 어딘가 진심을 숨긴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그리고 서희수나 이혜진이나 더 이상 한지용에게 애정을 비추지 않는 냉정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고요.


그래서 이 둘이 한지용 앞에서 죽일 듯이 대립한 건 아무래도 한지용을 속이기 위한 밑밥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뭐랄까 여성들의 관계가 일반적인 드라마의 대립과는 다른 구도로 흘러가는 모양새라서 참신하다고 할까요. 그리고 엠마 수녀의 나레이션에 언급된 살인 현장의 모습이 이번에 구체적으로 나왔는데 쓰러지긴 했지만 살아남은 여자는 서희수고 죽은 남자는 한지용이란 게 확인사살되었는데요. 현재 전개에서 한지용은 이미 아들 하준의 일로 부인인 서희수와 전 연인 이혜진 이 두 명에게 원한을 샀고 이번 불법 격투장에서 싸움을 강요해 한 명을 죽게 만든 일로 또 원한을 샀던데, 대체 어떤 식으로 대가를 치를지 앞으로 전개에서 확인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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