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인』 7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심각함과 코믹함이 참 적절하게 어우러진다는 느낌인데, 효원가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그 규모가 가문 안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당사자들에겐 폭풍이나 다를 바 없는 일이에요. 현재 서희수와 정서현, 그리고 강자경 사이의 일만으로도 스릴러물을 보는 것처럼 긴장감이 도는데, 그 주변 인물들인 한진호나 양순혜, 주집사나 김집사가 하는 꼬락서니를 보면서 코믹극을 보는 것처럼 웃음이 나온다는 사실. 주집사가 가지고 있던 블루 다이아를 탐낸 한진호는 어차피 다이아는 팔아치울 수 없는 물건이라는 주집사의 말에 원래 금고에 그것을 돌려놓으려다 아버지가 만든 창고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그 창고는 다름 아닌 한지용의 친모 김미자의 유품을 모아둔 곳으로 한진호는 그 장소를 자기만 아는 비밀 장소로 쓰겠네 하다가 주집사가 정서현에게 호출된 사이 갇히고 화장실을 못 가서 난리를 치는 등 망가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나중에야 한진호를 떠올린 주집사가 문을 열어주기는 합니다만 용변 문제는 과연 어떻게 해결했을지 궁금은 한데 확실하게 알고 싶지는 않은 정도. 뭐랄까 드라마의 연출이 참 적절한 시기에 치고 빠지는 것 같달까. 다만 한진호의 부친이 한지용의 친모를 그렇게 사랑했으면서도 정작 후계자 자리는 줄 수 없다고 정서현에게 단언하는 장면이 있어 의문을 자아내기까지 하더라고요.
과거 회상 장면을 보면 한회장은 며느리인 정서현을 후계자로 점찍은 듯한 모습이었거든요. 정서현이 능력자인 건 맞지만, 그래도 보통 며느리는 아들을 서포트하는 역할로 보지 않나 했는데 이 부분은 드라마의 스포일러를 찾아본 결과 어느 정도 납득이 가더라고요. 그리고 주집사가 그동안 효원가 곳곳을 도촬하고 도청한 이유는 다름 아닌 한지용의 사주가 있었다는 게 드러났는데, 한지용이 생각보다 정서현을 더 견제하고 있었다는 게 확인이 되었달까요. 다만 한지용 관련 스포일러를 생각하면 한회장 입장에선 어차피 한진호와 한진희 남매는 못 미더울 테고, 차라리 정서현한테 후계자자리를 맡기는 게 낫긴 하겠다 싶더라고요.
한지용이 겉보기와는 달리 야심이 강하며 주변 사람들을 속이는데 능숙한 것은 자주 암시된 바 있는데, 서희수에게 자기는 강자경이 찾아올 줄 몰랐다, 그 여자의 실체를 몰랐다고 할 때에는 그냥 상황을 회피하려는 회피충의 변명인 줄 알았습니다. 물론, 이건 강자경에게 교묘하게 책임을 돌려 그 상황을 빠져나가려 한 건 맞기는 했습니다. 파란을 몰고 오기는 했지만 과거엔 피해자였던 강자경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 같아 눈살이 찌푸려지는 장면인 것도 사실이었고요. 그리고 스트레스 받을 일 생길 때마다 불법 격투장 가서 돈을 쓰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장면이 꾸준히 등장하는 걸 보면 분명 이후 책이 잡힐 일이라는 암시일 듯.
거기다 양순혜의 고백에 따르면 과거 강자경, 그러니까 하준의 친모인 이혜진을 죽음으로 위장하자고 한 것도 알고 보니 한지용이고, 강자경이 튜터로 들어오는 걸 양순혜가 함구하는 조건으로 대표 이사 자리를 양보한 건 단순 자기 집안의 분란을 가라앉히려는 것만이 아니라 실상은 효원 그룹의 후계자 자리를 얻기 위해 강자경을 적절하게 이용해먹기도 하고 적당한 시기에 그를 총알받이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해요. 그래서 강자경의 포스가 서희수를 망치려는 악녀에 가깝긴 하지만 어딘가 연민이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재미있는 건 서희수나 강자경이나 한지용에겐 미련이 없고, 오로지 아들 하준을 두고 키운 정과 낳은 정으로 대립한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한때 한지용을 사랑했던 여자 둘이 이제는 한지용을 버리는 결말은 그만큼 한지용의 자업자득이긴 합니다만... 그리고 과거의 악역일 거라 생각한 양순혜조차 한지용에게 휘둘린 사람이라는 점은 의외였는데, 생각해 보니 양순혜는 수시로 갑질에 성격이 나쁘긴 해도 직선적이고 단순한 성격이라 권모술수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은 일관적이에요. 거기다 이번 7화에선 오그라드는 러브라인 연출이 전무하여 좀 맘에 들지 않았던 김유연 캐릭터도 괜찮게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7화의 엔딩은 여러모로 충격적이었는데, 모든 진실을 안 서희수는 충격을 이기지 못해 유산을 하고 맙니다. 정작 사태의 원인인 한지용은 다른 곳에 있는데, 그 자리에 어떤 식으로 효원가와 얽힌 여자들이 모여 있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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