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 10화 리뷰 (2022. 7. 12. 작성)

드라마 『마인』 10화 리뷰입니다. 전편의 엔딩은 충격적이게도 이혜진(강자경)의 집을 찾아간 한지용이 그를 죽이려고 목을 조르고 그 긴박한 순간에 서희수가 현관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끝났는데요. 서희수는 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닫고 한지용이 이혜진을 해코지하러 온 거라는 걸 파악하여 소란을 피웁니다. 그 덕에 이혜진의 목숨은 부지하게 됩니다만 여기서 한지용이 이혜진을 협박하러 온 게 아니라 정말 살해하려는 목적으로 온 거라면 한지용은 단순 부인과 전 애인을 속인 파렴치한이 아니라 거의 범죄자 유형이라고 봐야 할 성싶네요. 심지어 불법 격투장에서 '동생이 너 때문에 죽어간다'며 덤벼드는 남자를 제압하는 걸 보면 싸움도 잘하는 모양. 

여기서 왠지 배우 전작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유기혁이 조폭 출신인 안희중을 한 손으로 제압한 장면이 떠올랐달까요. 그런데 궁지에 몰리면 자기 손으로 사람을 해치는 것도 서슴지 않는 걸 보니 꽤 위험한 타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번 10화에선 정서현의 입을 통해 서희수는 한지용이 한회장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한지용이 저렇게 비뚤어진 성격으로 자란 거나 한회장은 반쪽짜리 로맨티시스트라는 정서현의 말을 본다면 아버지로부터 적절하게 사랑은 받지 못했나 싶더라고요. 그렇다고 친자식인 한진호나 한진희가 멀쩡하게 자란 느낌은 아니지만... 의외로 이 드라마에서 서희수와 대비가 되는 캐릭터는 한지용을 거슬려하는 양순혜나 하준의 친모인 이혜진이 아니라 바로 한회장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한회장은 김미자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결국 그 아들인 한지용까지 포용하는데 실패한 것 같고, 양순혜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성격이라 혼외자를 사랑하는 건 애초에 무리였지만, 서희수는 한지용에게 아들이 있단 걸 알면서 그와 결혼했고 친아들도 아닌 하준에게 진심으로 애정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역시 기른 정은 기른 정이구나 싶었달까. 하지만 양순혜는 한지용에게 대하는 태도 이전에 고용인들에게 갑질하고 히스테리 부리는 성격이 더 문제인 것 같은데, 개그 캐릭터인 한진호마저도 술에 진탕 취해 추태를 부리며 주집사의 뺨을 때리는 등 이미지 구길 짓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 결과 정서현은 그를 벙커에 가두고 나중에 가차 없이 알코올 중독 센터로 보내버리긴 합니다만. 동생인 한진희는 엠마 수녀한테 온갖 진상을 부리다가 팩폭 당하고 울기까지 하니...

물론 이 집안에서 서희수나 정서현의 인성이 독보적인 것도 있지만 그냥 효원가 세 모자들은 인간이 덜됐다 싶은 수준인데, 알코올 중독 센터에서 내보내달라고 징징거리는 한진호나 제발 이혼해 달라는 남편에게 이혼은 안된다며 발악하는 한진희, 저택으로 돌아온 공작새가 노덕이가 아니라며 충격 먹는 양순혜는 그래도 심각한 와중에 큰 웃음 안겨줘서 하는 짓에 비해 밉상은 아니었어요. 이번 10화에서 하준의 양육권을 두고 재판이 벌어지는 등 표면적으로 서희수와 이혜진의 대립이 본격화되는데요. 재판의 과정이라던가 이런 중요한 사건을 둔 여자들의 반응을 본다면 서로 적대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한지용을 속이기 위해 짜고 치는 고스톱 티가 팍팍 나더라고요. 서희수가 한지용의 비위를 거슬려 쫓겨난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만 봐도 말이죠.

심지어 재판에서 이혜진을 튜터로 위장하여 집안에 들여보냈다는 증언을 부정하겠다고 단언한 서희수는 한지용 보란 듯이 그 증언을 긍정하기까지 합니다. 여기서 한방 먹은 한지용의 표정이 볼만했다고 할까요. 재판은 결국 서희수에게 유리한 쪽으로 판결이 나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여기서 끝이 아니요, 서희수의 돌변을 추궁하는 한지용에게 이혼 서류를 내밀기까지 합니다. 재판이 끝난 후 서희수와 정서현, 이혜진이 서로 눈빛을 교환한 걸 보면 또 다른 계획이 있겠구나 짐작이 가던 부분이었고요. 물론 한회장의 변심으로 한지용이 효원 그룹 차기 회장으로 선택되는 등 변수가 있긴 합니다만 한회장의 성격을 보았을 때 한지용을 차기 회장으로 선택한 것도 진짜 후계자인 정서현 각성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