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인』 8화 리뷰입니다. 전편인 7화의 엔딩이 제법 충격적으로 끝났는데, 서희수는 시모인 양순혜로부터 남편인 한지용이 자신을 속이고 강자경, 그러니까 이혜진을 튜터로 끌어들인 것이나 그를 죽음으로 위장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자 큰 충격을 받고 아이를 유산하고 맙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정서현과, 강자경, 메이드인 김유연이 목격하게 되는데 이번 8화를 기점으로 여성들의 관계도가 크게 변화한 것 같다는 느낌이에요. 어쩌면 첫 회차부터 악녀일 거라고 지레짐작한 강자경의 위치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종류의 역할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서희수의 유산을 목격한 강자경도 엄청 충격을 먹은 모습을 보여주며 그 태도가 유해지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물론 강자경이 서희수의 신경을 건드리며 한지용과 관계를 유지한 것도 사실이고, 시시때때로 하준의 친모임을 어필하며 그 자리를 넘본 것도 사실이지만 과거 사건에 한해서만큼은 한지용과 효원 가에 피해를 입은 입장이고 어머니이기 때문에 서희수의 처지에 동질감이나 연민을 느낀 건 아닐까 싶더라고요. 서희수든 강자경이든 더 이상 한지용에게 미련이 없다는 건 확인되었고, 따지고 보면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 한지용에게 있어 여자들끼리 그를 두고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도 아까운 노릇이라는 전개로 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8화 막판에 정서현을 찾아와 자기 아이인 하준을 데려가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것도, 한지용이 보는 앞에서 서희수와 거의 싸울 기세를 보이는 것도 서로 짜고 그러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어쨌든 서희수는 유산을 계기로 아들인 하준과 함께 효원 가문을 떠나겠다고 정서현에게 밝히는데, 정서현은 서희수를 돕겠다고 말하면서도 그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을 인지시킵니다. 한지용이 자기 자식에 대한 집착이 강한 인물이라는 것은 은근히 드라마에서 보여준 바 있고, 남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자신의 입장은 깨끗하게 남기려는 인간이라 어떤 술수를 쓸지 모르기에 정서현도 그를 감안하고 충고를 한 것일 텐데요. 뭐 일단 다른 효원가 사람들인 양순혜나 한진호, 한진희 남매는 성격이 직설적이고 욕심은 있어도 권모술수랑은 거리가 먼 타입이라 정서현이나 서희수랑 대립각을 세울 인물들은 못되어서 이쪽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느낌.
애초에 양순혜는 하준이 실종되었을 때 어련히 엄마들이 찾겠거니 내버려 두면서 노덕이를 더 걱정한 인물이라... 그나저나 노덕이는 영영 효원 가를 떠난 걸까요? 거기다 이번 8화에서 비중이 늘어난 한진호 역시 이사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고 아둥바둥거리며 김집사를 협박해 한지용의 약점을 잡으려고 하는 등 애를 씁니다만 어째 얻는 정보들이 정서현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 뒷북을 치는 거나 다를 바 없고, 김집사는 한지용의 폰에서 불법 격투장의 사진을 보았어도 그걸 그저 '게이' 취향이라고 착각하는 등 이 둘은 뭘 갖다 줘도 못 써먹는 타입이라고 생각되더라고요. 심지어 김미자(한지용의 친모)의 유품을 모아둔 창고도 자기가 술 먹겠다고 개인용 바로 개조하려는 걸 보면 한진호는 진짜 사람이 단순하기 짝이 없는 듯.
하지만 저 세 모자의 자기중심적이고 철없는 성격이 어떤 의미로 서희수에게 도움이 되는데, 일단 효원 가문의 적통들은 정서현과 서희수를 견제할 능력도 되지 못해 위협이 안 된다는 거예요. 심지어 손자인 수혁조차 멋대로 약혼식을 파토내면서 아버지가 이사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남은 지분마저 날려버린 판이라, 세 모자는 그래도 정서현을 동아줄처럼 잡고 있어야 하는 입장이거든요. 그냥 이 세 모자는 드라마 보는 사람들 웃기라고 등장하는 느낌. 한편 정서현과 서희수가 한지용을 쳐내기 위해 유산 사실도 숨기고 나름 계략을 짜고 있다는 암시를 주는데, 이때 혼수상태에 빠진 한회장의 유언이 공개되어 한지용이 분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상황도 나오기까지 합니다. 어쩌면 이 드라마의 최대 흑막은 쓰러진 한회장일지도?
그리고 엠마 수녀의 나레이션에 계속 언급된 살인사건 현장이 이번에도 등장하는데 처음 생각한 것과 달리 남녀가 전부 살해당한 것은 아니며, 피해자였던 서희수는 멀쩡히 살아 있었고 주변이 피투성이라는 모습이 확인돼요. 그렇다면 결국 죽은 건 남자 한 사람이라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드라마 스포일러를 일부 접한 게 있어 죽은 남자가 누구인지 짐작은 갑니다만... 다만 이 살해 현장은 나레이션으로도 정확하게 상황이 묘사되지 않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악을 할 수 없는 상황. 그리고 처음엔 엠마 수녀가 한지용의 친모 아닐까 멋대로 생각했지만 김미자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그게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는데 엠마 수녀의 개인 가방들을 비춘 걸 보면 괜히 나온 것 같지는 않고 그에게도 뭔가 숨겨진 서사가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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