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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덩케르크』 리뷰

by 0I사금 2025.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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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덩케르크』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라 궁금은 했었지만, 정작 극장에 가서 보지는 못한 영화였네요. 당시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이유가 개봉 시기가 2017년 한여름이었고, 그때 폭염 때문에 밖에 나가기 꺼린 탓이 있었는데 한번 극장에서 놓치고 나니 나중에는 영화에 대한 흥미도 사라져서 따로 찾아볼 생각도 못 했다는 것. 제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것도 다름 아닌 OCN 스릴(구 채널 CGV)에서 드라마 『번외수사』 재방송을 보다가 그다음 나온 영화가 이것이었기 때문에 보게 된 셈입니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다른 전쟁영화 『1917』과 비슷한 느낌일 거라고 생각은 했었는데요. 『1917』과는 비슷하면서도 결이 다른 느낌이며, 놀란 감독 영화답게 중간부터는 퍼즐을 맞추는 기분으로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전쟁의 공포나 어디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은 이 『덩케르크』나 『1917』 두 영화 다 굉장히 효과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마치 그 상황에 있는 듯한 긴장을 유발하는 것은 유사합니다.

그러나 시점이 스코필드라는 병사 한 사람에게 맞추어 그가 가는 길을 따라가게 만드는 『1917』과는 다르게 『덩케르크』는 덩케르크 해안에서 필사적으로 탈출해야 하는 영국군/그 영국군을 돕기 위해 떠나는 민간인 선박/하늘에서 독일 공군과 맞서야 하는 영국 공군 세 개의 시점을 취하고 있는 데다 중간중간 과거 회상이 끼어들어 처음 볼 때는 약간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그래서 영화를 나중에 한 번 더 감상하게 된다면 좀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지금 보는 상황이 과거인 건지 아니면 현재 진행형인 건지 구분이 어려운 점도 있었는데 이 혼란스러운 상황은 영화 중반부 들어서면 기가 막히게 아귀가 맞춰지게 되어 보는 사람의 쾌감을 불렀을 정도. 시점이 맞춰지는 중반부 들어가게 되면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 영화는 재탕은 해야 좀 더 타임라인을 제대로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은 게 내 해석도 긴가민가한 편이에요.

아마 순서를 따지면 민간인 요트가 구해낸 좌초된 배의 생존자 병사가 침몰한 배에서 겪은 이야기가 시간적으로는 가장 처음이지만, 영화상에서 민간인 요트가 생존자를 구해내는 이야기와 함께 중간에 삽입된 것으로 보이더군요.  그다음이 덩케르크 해안에서 좌초된 배를 발견하고 그에 타는 병사들과 여기에 영국 군인인 척하면서 탈출하는 구축함에 타려는 프랑스 병사 이야기로 보이는데, 이 영국군 병사와 프랑스 군 병사 둘이 만나는 장면이 바로 영화의 첫 장면입니다.  초반부에 이 병사들이 탄 구축함이 어뢰 폭격으로 침몰하는데 이 장면이 민간인 요트에 구해지는 병사 이야기랑 겹치는 것 같아 보면서 좀 헷갈리더라고요. 여기서부터 시점이 갈라진다고 해야 할까. 나중에 영화 해석을 찾아보니 맞는 듯...


중간에 침몰한 배에서 탈출하여 다시 덩케르크 해안가로 밀려든 병사들이 이 초반 영국군과 프랑스군 병사인 것으로 보이고요. 어쨌든 다시 해안으로 돌아오게 된 병사들은 좌초된 다른 배를 구해 탈출을 시도하고 여기서 영국군 병사와 프랑스  병사가 같이 타게 되는데, 곧 배는 독일군의 저격을 받아 침몰을 할 위기에 처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나온  '조커의 딜레마 실험' 유사한 장면이 등장하더라고요. 영국군으로 위장한 프랑스군 병사는 탈출을 한 것인지 모호한데 막판에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 못하고 익사한 병사가 그 프랑스군이었나 싶기도 해요.

그리고 저 두 병사를 비롯, 장교들과 영국군 병사들이 덩케르크를 빠져나가려고 하는 사이 독일 공군 전투기가 폭격을 시도하며, 이 독일 공군과 맞서는 영국 공군 이야기가 시간적 순서로는 가장 마지막으로 보이더라고요. 중간에 영국 공군 전투기가 바다 위에 추락한 것을 초반 등장했던 민간인 요트(좌초된 배에서 영국군 병사를 구한 배)가 구해내는 장면이 나와, 공군 병사와 좌초된 배의 병사는 계속 같은 배에 있었다는 게 드러납니다. 또 처음 덩케르크 다리에서 대기하던 군인들이 독일 공군에게 폭격을 당하는 초반 장면이 후반에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 이 공군이 나타난 시점이 시간적 순서로는 가장 나중인데, 영화상에서 공군의 시점을 굉장히 길게 비춰주는 데다 그 사이사이 다른 사람들의 과거 회상이 자꾸 들어가 있어 공군이 출연한 시점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오인할 뻔하기도 했고요. 여러모로 감독에게 농락당하는 느낌이랄까.


덩케르크에 남아있던 영국군은 당시 그들을 구조하러 온 어선들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합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폭격으로 좌초되는 배와 거기서 제때 빠져나오지 못한 병사들의 죽음, 또 거기서 유출된 기름이 추락한 전투기의 폭발과 맞물려 바다 위에 화재를 일으키고 겨우 배에서 탈출한 병사들이 불길에 휩싸이는 등 충격적인 장면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침몰하는 배에서 물이 차오르는 묘사와 함께 제일 끔찍했던 장면이라 진심 생지옥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장면.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영국군 한 사람이 구조함이 오지 않자 절망을 했는지 다른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스스로 물로 들어가 자살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영화의 위급했던 장면들 말고도 이렇게 지나가듯 담담하게 묘사된 장면들이 당시 상황이 얼마나 절망적이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민간인 어선들이 구하러 오고 영국 본토에서 사람들이 생존한 병사들을 반기는 장면을 본다면 좀 더 버텼으면 어땠을까 하는 씁쓸함이 남기도 했고요. 또한 마지막 영국 공군(파리어)은 전투가 끝난 후 독일군에게 붙들려 가는 것으로 보여 그의 미래가 암울했다는 점도 씁쓸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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