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웬일인지 영화 보는 것이 뜸해지고 드라마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해졌는데요. 공포영화에는 아직 흥미가 있고 예전에 찾아보려다 만 공포영화들이 생각나서 검색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영화는 판권 문제인지 플랫폼 등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반면, 이 영화 『인보카머스』는 쉽게 찾아낼 수 있어서 결제할 수 있었는데요. 참고로 영화 제목이 특이하여 무슨 뜻인지 구글링을 해보면 '인보카머스(invocamus)'라는 말은 라틴어로 '소환하다/부르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2014년에 개봉한 미국의 초자연 공포 영화로, 원제는 Deliver Us From Evil이며 Deliver Us From Evil은 주님의 기도 영어 번역판의 마지막 구절」이며 「인보카머스는 18년간 뉴욕 경찰국 경사로 일한 끝에 악마학자가 된 랠프 사치를 소재로 하고 있고 엑소시즘과 관객을 놀라게 하는 장치를 적극 활용한 전형적인 할리우드 공포물」이라는 설명이 나오는데요. 실은 이 영화 『인보카머스』에 갑자기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어이없게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아래와 같은 웃짤 덕분이었어요.
사람들이 흔히 공포영화, 그것도 엑소시즘 영화를 보면서 갖는 의문점이라고 한다는데 그러고 보니 제가 본 공포영화(엑소시스트, 컨저링)에서 악령이 빙의되는 대상은 어린 소녀나 여자인 경우가 많았던 듯해요. 그런데 어딘지는 기억 안 나지만 이 웃짤 관련 댓글에 악령이 건장한 남성에게 빙의되면 그때부턴 공포영화가 아니라 액션 스릴러가 된다거나, 혹은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인보카머스』가 언급되는 경우를 본 기억도 있습니다.
엑소시즘 영화에서 악령이 빙의하는 대상이 어린 소녀인 경우는 밸런스 붕괴 방지라는 주장이 다수였고요. 『컨저링 2』처럼 어린 소녀에게 악령이 빙의된다고 해도 직접적인 살인보다는 부마자 본인과 주변 사람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정도에 그치는 반면 이 『인보카머스』에서는 악령이 살인을 저지르고 돌아다니는 수준이에요. 물론 『엑소시스트』 1편에서도 악령에 씐 소녀가 엄마의 애인을 살해했다는 언급이 나오긴 하지만 상황 묘사보단 대사로만 언급되어 구체적인 상황은 관객이 알 수 없어서 그저 악령 빙의의 증거 정도로만 제시될 뿐이고요.
반면 이 영화 『인보카머스』에서는 악령이 사람 몸을 빌려 저지르는 악행과 살인이 직접적인 공포로 등장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 『인보카머스』에서는 악령에게 빙의되는 주요 인물이 다름 아닌 이라크 파병을 갔다 온 (불명예제대했다고 나오지만) 건장한 남성인데, 악령 자체의 초월적인 능력이랑 젊은 남성 체력+훈련받은 군인 능력이 합쳐지면 진짜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더라고요. 악령이 건장한 남성에게 씌면 그때부턴 오컬트+엑소시즘이 아니라 범죄 추격 스릴러가 될 거라는 사람들의 주장처럼 영화의 초반부는 범죄 수사물의 양상도 같이 띄게 되고요.
이 영화에서 악령에 씐 부마자는 다른 사람들도 홀려 그들로 하여금 살인을 저지르게 만들거나 주인공들이 보는 앞에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을 가는데도 주인공들(형사와 예수회 사제)이 거의 무력하게 당하는 상황이 많이 묘사됩니다. 주인공의 동료 형사가 살인 용의자, 정확하게는 악령에게 씐 부마자와 싸우다 살해당하거나 악령에게 홀려 자기 자식을 살해할 뻔한 여자가 주인공이 보는 앞에서 투신하여 몸이 뒤틀려 죽는 등 끔찍한 장면이 제법 묘사되는 편이에요.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제일 공포스러웠던 장면은 용의자를 붙잡고 구마 의식을 행하던 도중 악마가 부마자의 몸을 가지고 자해하며 주인공들을 위협하던 장면이었다고 할까요. 뭐랄까, 악마가 사람의 몸을 진짜 장난감 취급하다는 느낌이 역력한 연출이었던 느낌. 그전에도 악마는 부마자의 몸에 악마의 글귀를 새겨놓기도 했는데, 그걸 보고 나중에 제정신이 돌아온 군인이 불쌍해졌을 정도였어요. 악마한테 씌어 자기 온몸에 영구적인 흉터와 장애가 남은 데다 살인자까지 된 판이니 말이에요.
여기서 군인이 악령에게 씌게 된 계기는 파병 지역을 조사하러 나갔다가 악마가 봉인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굴에 들어가 악마의 글귀를 보게 되면서부터예요. 영화가 범죄 추적 스릴러의 양상을 띠면서도 곳곳에 악령의 존재를 믿는 예수회 사제의 존재를 넣어 엑소시즘 영화의 밑밥을 깔기도 하며, 후반부는 구마 의식을 행하여 악마를 내쫓기는 합니다. 그러나 영화 초중반 살인을 저지르는 악마를 추격하는 장면이 더 흥미진진했던 고로 후반부 엑소시즘 장면은 상대적으로 허술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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