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영화 『명탐정 피카츄』가 있어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포켓몬스터』 실사화라고 궁금하게 여겼던 영화인데 제가 기억하는 포켓몬스터는 예전 SBS 채널에서 방영한 애니메이션 정도였습니다. 영화 자체는 예전에 TV에서 해 준 걸 본 기억은 있지만 당시에는 앞부분을 좀 놓친 게 있어서 제대로 볼 겸 넷플릭스에서 재생을 누르게 되었네요. 다시 봐도 피카츄는 귀여웠고 이 영화는 진심 『포켓몬스터』 세계관을 어색하지 않게 실사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카츄 목소리가 모종의 이유로 걸걸한 아저씨인 것도 묘하게 매력이 있었다고요.
그런데 영화를 다시 봐도 의문인 게 내용의 중심에 있던 전설의 포켓몬인 뮤츠는 어디로 간 걸까요? 똑똑하고 능력 많은 포켓몬이니 인간들 통제를 벗어나 자유를 찾아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다시 봐도 재미있게 본 영화였는데 인간의 진화를 이룬답시고 포켓몬의 몸을 빼앗고 다른 인간들도 비슷하게 만들려는 빌런의 사고방식은 특이한 것 같았습니다. 자기 병을 고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악한 의도보단 그 기저에 포켓몬에 대한 애착과 덕심이 엿보이는 것 같아서 미묘했달까요.
영화의 내용 자체는 주인공 팀이 잃어버린 아빠를 찾으면서 친구도 얻고 빌런의 목적을 저지하는 제법 단순하고 흔한 줄거리입니다. 하지만 여기 등장하는 실사 피카츄가 귀엽고 이 피카츄가 살아 움직이며 털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재미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사진보다는 영상이 진국이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영화 나름의 이유로 이 피카츄에게서 걸걸한 아저씨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나름 매력적이었고요. 그냥 반전을 까발리자면 피카츄한테 아저씨 목소리가 나온 이유와 주인공 팀이 피카츄랑 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아빠의 영혼이 뮤츠의 도움으로 피카츄에게 들어가 있어서였습니다.
하지만 실사화된 포켓몬이라고 다 귀여운 건 아니었는데요. 몇몇 포켓몬들은 실사화가 되자 애니메이션으로 접했을 때랑은 달리 거북한 느낌이 나는 경우도 있는데 아무래도 본판 디자인이 귀여운 케이스가 실사화가 되어도 귀여운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털이 없는 포켓몬일수록 실사화 디자인은 정이 안 가고, 털이 있더라도 고라파덕 같은 경우는 별로 안 귀여웠어요.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개인적인 감상이에요.
처음 영화 오프닝에 예전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포켓몬 뮤츠가 나와 저 녀석이 최종 빌런이려니 했다가 후반부 반전에 좀 놀랐다고 할까요? 포켓몬은 나쁘지 않고 오히려 이 포켓몬을 이용해 먹으려는 인간이 나쁜 녀석이었다는 게 진실. 그런데 보면서 웃긴 점은 여기 진짜 빌런이 자신의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신경을 연결하여 자기 혼을 뮤츠에게 옮기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으레 이런 악당들은 그게 그렇게 좋은 거라면 자기 혼자 하면 될 걸 꼭 다른 인간들까지 같은 상태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거예요.
이런 빌런들은 자기가 하는 일이 자기한테 좋으니까 남들한테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남들도 좋으라고 그러는 거라면 목적 자체는 나름 이타적일 수 있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의 허락은 받지 않았다는 데서 악당은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약간 반전이었던 건 빌런의 아들도 나쁜 악당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자기 아버지가 하는 일을 막으려고 했고, 사건이 정리된 후에는 아버지한테도 미안해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갖춘 인간이었다는 점이었어요. 아버지를 찾는 주인공과 아버지를 막으려고 했던 빌런의 아들 등 부자관계를 그리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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