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대로 말하라』 14화 리뷰 (2020. 3. 16. 작성)

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14화 리뷰입니다. 이제 마지막 화까지 얼마 안 남아서 그런가 전개도 빨라진 것 같고 왠지 희생자도 더 늘어나는 거 같은 느낌이네요. 최부장은 지금까지 해 온 행동이 어찌어찌 사망 플래그였다 해석해도 괜찮았겠지만 설마 이번 14화에서 뜻밖의 인물까지 희생될 줄은 예상도 못했습니다. 그 이유가 드라마 포스터도 그렇고 오프닝에 배우 이름 나오는 것도 그렇고 적어도 다섯 사람은 메인 멤버 내지 중요한 비중을 가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양형사의 죽음은 더 충격이었어요. 황하영 팀장도 엄청 위태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혹시 막판에 사망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은 됐지만 그래도 주연은 안 죽을 거라 예상은 했어서...

박하사탕 연쇄살인범이자 오현재 그리고 황하영과 지독하게 얽혀있는 흑막이 강동식=김요한이라는 것은 14화에서 다들 눈치를 챘습니다. 오현재는 이미 강동식의 얼굴을 확인하고 난 다음이었지만 그가 경찰이라는 점 혹은 정황 증거가 없기 때문인지 체포를 하지 못하고 있었고, 황하영 팀장은 강동식이 진범인 걸 모르고 사건 당일 휴가를 냈던 경찰들의 폭을 (여섯 명 정도로) 좁혀서 취조를 하다가 강동식이 범인이란 걸 알게 됩니다.  다만 황하영 같은 경우는 강동식이 알아서 본색을 드러낸 덕에 확실하게 알게 됐는데 그 이전에 강동식과 구 취조실에 둘만 남았을 때 공포심을 느낀 걸 보면 본능적으로 강동식이 범인인 걸 알아차렸던 모양.

다만 차수영이 강동식이 범인이란 걸 알아채는 과정은 너무 짧게 묘사한 덕에 조금 작위적이다 싶었습니다. 아이들의 장난감 총소리를 계기로 초반 추격전에서 오현재가 범인을 쏜 것을 눈치챈 뒤 강동식의 유니폼 어깨 부근에 피가 약간 배어 나온 것만 보고 바로 상황을 연결해서 추리해 내는 과정이 좀 부자연스러워서 그  사이에 강동식의 수상쩍다 싶은 행동이나 차수영이 본 단서가 회상되었다면  좀 더 납득이 갔을 거란 생각이. 다음 주에 종영인 고로 범인의 정체가 주인공들에게 폭로되는 장면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는데 유독 차수영이 범인을 알아채는 과정이 좀 빠르게 처리된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그동안 자기 정체를 꼼꼼하게 숨겨뒀던 강동식 역시 이번 14화를 기점으로 브레이크가 풀린 듯 움직이게 시작했는데요. 그런데 캐릭터 자체는 상관없는데 살인마 본색을 드러냈을 때 하는 대사들이 좀 별로였네요. 그리고 그가 취조받은 취조실은 광수대를 리모델링하기 전에 쓰였던 지금은  창고 수준으로 방치된 곳이고 CCTV라 할 만한 것은 지금은 쓰이지도 않고 오래전에 사장된 구식 컴퓨터 한 대뿐이라 그런가 맘 놓고 본색을 드러내어 황하영을 위협한 뒤, 양형사를 살해하는 짓거리를 저지른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황하영은 트라우마 때문에 꼼짝을 못 한 거지만 어깨를 다친 상황에서 양형사까지 제압해서 살해한 것도 그렇고 그 추격전에서 달아나는 것도 그렇고 지략보다는 힘이나 체력 측면에서 진심 난 놈인 듯.

그동안 드라마를 보면서 오현재가 황하영 팀장이 5년 전 약혼녀 한이수를 죽이라 사주한 - 정확하게는 반죽음 고문당하면서 억지로 이름을 내뱉어야 했던 - 것을 대강 파악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황하영 팀장의 그간 행적이나 이번에 오현재를 현장에서 제외하려 억지로 최부장 살인 혐의를 씌우고 취조실에 가둔 행동을 분석하여 황하영의 비밀에 근접하게 되는데, 뭐랄까 오현재의 태도는 황하영을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동료였기 때문에 망설인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느낌도. 그간 오현재의 태도를 보면 분노 같은 감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해서 황하영에게 증오심을 보일 오현재는 상상이 가지 않는데, 만약 황하영 때문에 오현재가 흔들리거나 선을 넘는 행동을 한다면 그건 범인 뜻대로 놀아나는 거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