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12화 리뷰입니다. 드디어 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던 진실, 모든 판을 짜고 살인을 저지른 진범이 누구인지 결국 밝혀졌습니다. 그동안 드라마 속에서 쭉 복선이 있기는 했었는데 경찰들끼리의 무전을 도청하는 기술, 경찰서를 쉽게 들락날락하며 구속된 범죄자들을 제거하고 다른 경찰들의 정보를 제대로 수집하고 있던 것 등 범인의 정체가 경찰이 아니라면 의심스럽다 싶은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오늘 최부장과 황팀장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추적하는 5년 전 중건 삼거리의 진범은 경찰이 맞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이 과거 부분 연출이 상당히 절묘한 게 인상적이었는데요. 5년 전 중건 삼거리 폭파 사고 당시 진범이 경찰들에게 지급된 수갑 열쇠를 통해 팔에 묶인 수갑을 푼 뒤 외투를 벗자 그 속에 입었던 경찰 유니폼이 등장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달까요. 저런 식으로 진범이 자신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당시 사건 현장에서 아무런 의심도 사지 않고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던 셈이었죠. 이 장면을 보니 좀 옛날에 읽었던 추리 소설에서 강도가 호텔 직원들이랑 비슷한 복장을 하고 도망친 트릭이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정작 소설 제목은 까먹었지만...
그동안 사람들이 실톡 등에서 예상하기를 드라마 특별출연이라 하기엔 비중이 많아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주시하던 인물이 있었는데, 이번 12화에서 그 예상이 빗나가지 않고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저도 처음엔 긴가민가하다가 혹시 반전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드라마 속에서 뿌려진 암시와 복선을 종합하면 가장 유력한 인물은 결국 한 사람이라고 나오더라고요. 정체가 완전히 드러나기 전까진 혹시 강력팀 멤버인 (최부장이 심어놓은) 형사 이지민이 범인이란 반전도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지민은 과거는 험했을망정 양심적인 형사라는 게 드러났고요.
진범의 정체가 차수영의 어머니를 치고 도망간 뺑소니 차량의 뒷좌석에 앉아있던 아이란 게 확인되고, 뺑소니범 김상길이 자신을 찾아온 오현재에게 자신이 버린 아들 이야기를 털어놓은 뒤 바로 특정 인물을 비춰주는 연출이 이어졌는데 그때 비춰준 인물은 다름 아닌 차수영의 선배인 강동식. 이 캐릭터에게 반전이 있다면 사람들 예상대로 흑막이거나 아니면 흑막처럼 보이게끔 연출했을 뿐 진짜 좋은 선배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전자였다는 사실. 12화까지 드라마가 전개된 마당에 새로운 캐릭터를 넣을 것 같지는 않고 생뚱맞은 인간이 범인이라 한다면 무리수라 느낄 만했는데 어느 정도 추론 가능하면서 적절한 반전이었단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12화 초반부터 황하영 팀장의 5년 전 과거를 보여줬는데, 범인에게 황팀장이 오현재의 약혼녀 한이수를 죽이게끔 사주하도록 만든 것은 실제로는 끔찍한 고문과 살해 협박을 통한 다분히 범인의 의도적인 결과물이었습니다. 솔직히 황팀장이 당한 일을 생각한다면 그의 상황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 황팀장이 한이수의 이름을 말한 건 정말 그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범인이 황팀장으로 하여금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면 숫제 죽일 기세로 상황을 만들었다시피 한지라... 문제는 황팀장이 자신이 겪었던 일을 함구한 상황이라서 오현재가 나중에 진실을 알면 그를 이해해 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것.
그런데 황팀장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같이 부각된 인물들도 있었는데 같은 팀의 양형사는 11화에서도 타이밍 좋게 차수영을 구해 주는 활약을 하고 이번 12화에서는 황팀장의 사정을 정확하게는 알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헤아리는 역할을 하는 등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또 사사건건 황팀장을 막아서던 최부장은 사건 증거를 조작하는 등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사실이지만 그 행동이 자기 보신이나 명예보다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경찰이란 조직을 더 우선한 결과물이라는 게 드러났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최부장이 해 온 행동에 비판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12화에서 의외의 면모를 확인한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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