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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4화 리뷰 (2022. 1. 24. 작성)

by 0I사금 2024.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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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4화 리뷰입니다. 지금 보고 있는 타사 드라마랑 토요일 방영 시간이 약간 겹치는 바람에 재방송을 좀 늦게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아마 드라마 관람대가 19세인지라 꽤 늦은 시간에 재방송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19세 드라마치고는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지 않아 보기에는 덜 거북한데 이 드라마의 원작이 논픽션이고 등장하는 사건의 모티브가 실제 상황이라는 걸 알아서 그런가 폭력 수위가 높지 않아도 찜찜한 기분은 지울 수 없는 듯. 현재 카카페에서 원작이 올라와 있어 앞부분 일부를 볼 수 있었는데, 이번 창의동 실종 사건은 드라마에서 충실하게 옮기되 당시 피해자 유족과 그 사건을 맞닥뜨린 경찰들의 심리를 중점으로 잘 묘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이를 납치하고 살해한 범인 조현길의 거처를 찾아간 송하영 일행은 주변을 수색하여 범행의 증거물을 찾아냅니다. 아이가 당시 끼고 있던 머리핀, 그리고 범행에 썼을 거라 추정되는 칼과 근처 도랑에서는 아이의 손가락이 발견되었는데 조현길이 잡히기 전 물병의 지문에서 중간에 있는 손가락들이 없다는 언급이 나왔을 때 아이의 손가락을 잘라낸 이유에는 범인의 손가락이 온전치 않았다는 콤플렉스가 작용했으리란 걸 충분히 짐작 가게 만들더라고요. 여전히 빨간 모자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열등감이나 분노를 애꿎고 만만한 상대에게 푸는 범죄자들의 비열한 성격을 잘 묘사하고 있다고 할까요. 범죄자의 가장 큰 특징이 강약약강에 가깝다는 것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데 경찰들이 분노하여 조현길을 패려고 드는 장면이 십분 이해되는 수준.

작중에서 국영수 팀장은 다른 경찰들이 분노하는 걸 달래며 범죄자를 면담하는데 후반 술에 취해서 하는 말을 본다면 그가 받은 내상도 장난이 아니요, 이런 범죄자들을 맞닥뜨려야 하는 경찰이나 프로파일러들의 스트레스도 보통이 아니겠다 싶더라고요. 그리고 원작을 약간 읽었을 때, 사건도 사건이지만 범인 조현길의 재판 과정도 상당히 답답하고 현실적인 짜증을 불러일으켰었는데 기억에 따르자면 범인이 1심에선 사형이 구형되었다가 반성문을 썼다는 이유로 감형되어 다음에 무기징역이 판결이 났다는 언급이 있어서였어요. 작중에서 조현길은 전혀 반성하는 기미가 없다고 대놓고 나오는데도 말이죠. 그나마 드라마에선 이런 답답한 장면이 생략되었다는 게 보는 입장에서 조금 다행이었다고 할까. 이 재판 장면까지 묘사되었다면 화가 나서 제대로 집중을 못 했을 듯.

또 원작 책에 따르면 범죄행동분석팀이 이 창의동 실종사건을 수사하고 난 다음, 노인 연쇄 살인 사건을 접하게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시다시피 이 사건은 연쇄 살인범 유영철의 소행이며 4화 후반부에서 유영철이라고 추정되는 인물이 나오게 됩니다. 드라마니까 이름이 바뀌어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이 범죄자는 창의동 실종 사건 때문에 술을 잔뜩 마신 국영수가 실수로 떨어뜨린 경찰 신분증을 습득하여 그것을 자기 것으로 위장한 뒤 피해자를 물색하는 장면까지 나오게 됩니다. 국영수 팀장이 사회성이 좋고, 추진력도 좋지만 은근 이런 부분에서 허술한 점이 있어서 좀 답답하기도 하다가, 누구보다 사건에 분노하는 등 여러모로 인간미를 보여주는 인물이라서 정감이 간다고 할까요.

그런데 유영철에 해당하는 범죄자가 여성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이 나왔다면 그전에 벌인 노인 연쇄 살인 사건은 드라마에서 생략되는 건지 아니면 다음 화에 다뤄질지는 (재방송에서 예고가 생략되는 바람에) 잘 알 수가 없게 되었네요. 또 유영철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 범죄 분석팀과 윤태구의 팀이 식사를 하면서 언급하게  된 '대성 연쇄 살인 사건'은 무슨 사건일까 기억이 가물가물했다가, 작중에서 묘사되는 피해자들의 모습-스타킹을 이용해 피해자를 결박하고 살해한 것-을 보자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타사 드라마 『터널』에서도 같은 사건을 모티브로 한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연상이 되기도 했는데요. 작중 배경의 시기 상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 잡히지는 않았으니, 아무래도 이 사건은 앞으로 범죄분석팀이 연구해야 할 사건으로 남는 결말이 나지 않을까 추측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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