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2화 리뷰입니다. 2화 재방송이 굉장히 늦은 시간에 하길래 결국 밤늦게 재방송을 보았는데, 고구마 구간이 없던 건 아니지만 드디어 사건도 해결해서 속이 시원했다고 할까요. 그리고 2화를 보면서 전편 1화의 내용을 내가 잘못 이해했다 싶은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일단 경찰들이 수사 중이던 빨간 모자 성폭행범 사건은 먼저 잡혀 들어간 녀석이 범인인 게 맞았던 모양이네요. 여자친구 살해 혐의를 뒤집어쓴 다른 살인 사건은 이 빨간 모자 연쇄 성폭행범이랑 맞물려 일어나다 보니 보는 나까지 혼선이 일어난 모양인 듯. 그러니까 성폭행범이 따로, 여자를 죽이고 나체로 만드는 살인범이 따로 있었던 것으로 이해하면 될듯해요. 하필이면 범죄자 두 놈이 전부 빨간 모자를 쓰고 다녔기 때문에 헷갈린 셈이더라고요.
드라마에 나오는 시대배경이 1998년도이고 프로파일링에 대해서 경찰들마저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 범죄분석팀의 발족은 요원한 상황인데, 이 와중에 방기문이 누명을 쓴 사건을 놓지 않던 송하영은 빨간 모자 성폭행범(이름이 양형철인지 양용철인지 헷갈림)을 찾아가 살인 사건에 대한 자문을 구합니다. 범죄자 심리는 범죄자가 잘 아는 모양인지 이 성폭행범은 다른 살인을 저지른 범인에게 습성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을 송하여에게 자세하게 알려주게 되는데요. 문제는 수감자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 다른 경찰들에게 알려져 송하영이 곤란한 처지에 빠지게 됩니다. 특별출연이긴 하지만 방기문 사건을 수사한 박 반장이 제대로 고구마를 주는 역할을 담당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이 박 반장이 계속 발목 잡는 인물이겠거니 했는데, 웬걸 중반 살인 사건의 진범이 주거침입으로 붙잡혀 왔을 때 뭔가 낌새를 느낀 송하영이 취조를 하면서 다른 동료 형사에게 지문 감식을 요청하자 바로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협조 모드로 돌아서더라고요. 뭔가 오래 나왔다면 의외로 동료로써 한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드는 캐릭터였다고 할까. 좀 의외의 전개인 건 흔한 범죄수사물처럼 주인공들이 진범이 숨은 곳을 찾아내고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진범이 다른 범죄를 저질러 경찰서로 끌려오면서 스스로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이 특이하더라고요. 이런 전개는 범죄수사물을 보면서 좀 처음 보는 것 같았다고 해야 하나... 물론 이것도 송하영이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더라면 놓쳤을 가능성도 있었던 상황이었고요.
이 진범을 조금씩 구슬리고 유도하여 필적을 알아내고 지문을 얻는 장면이 볼만했다고 할까요. 전편에선 경찰들이 놓친 증거물들 중에 신원 미상의 지문이 나왔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이 지문의 주인을 알아낼 수 없던 이유는 바로 미성년자라 지문 등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또한 슈퍼 주인아주머니의 증언, 여자처럼 왜소한 체격의 남자가 모자를 쓰고 갔다는 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데, 이런 증언이 누락된 거라면 경찰이 실수를 저지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을 정도. 그런데 이 범인이 살인을 저지른 동기가 괘씸한 게 여자들을 죽이고 옷을 벗겨 굴욕을 준 이유에, 어린 시절 자기 엄마가 아빠한테 알몸으로 두들겨 맞는 모습을 목격하고 자랐으면서 맞고 살기만 하는 엄마가 한심했고, 자기 부모에 대한 혐오를 애꿎은 여자들에게 돌린 거라는 게 황당했을 나름.
죽일 거라면 폭력을 행사한 지 애비를 죽이던가 아니면 지 애비처럼 약한 여자 때리는 놈들을 징벌하던가... 물론 이것도 사적인 응징이라 법에 어긋나지만 그래도 강약약강인 비겁한 놈이라는 평가는 안 들겠다 싶더라고요. 어쨌든 범죄 분석팀이 발족하게 된 배경에는, 사건을 해결한 인물이 송하영임에도 기레기들이 자문을 해 준 범죄자가 사건을 해결한 것처럼 기사를 써 내는 바람에 경찰의 위신이 떨어졌고, 분노하는 경찰청장을 달래기 위해 국영수 팀장의 동료 형사들이 먼저 제안을 한 덕이었어요. 수감자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발판을 깔아놓는데 성공하면서 국영수와 송하영을 포함한 범죄분석팀이 드디어 세상에 나오게 되는데... 그러자마자 바로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사건, 심지어 어린아이가 희생되는 사건으로 엔딩이 나면서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터지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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