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1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첫 방영은 시간대를 잘 몰라서 넘어갔고, 2화 방영은 보고 있는 다른 드라마랑 시간이 겹쳐서 보지 못했는데, 찾아보니 왠지 평도 좋은 것 같고 흥미가 생겨서 1화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1화 재방은 편성이 많이 되어 있는데 반해, 2화는 편성을 찾아보기 힘들어 찾아보니 관람대가 19세였고, 아무래도 폭력 수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되더라고요. 거기다 드라마의 배경이 19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이라 프로파일링의 개념이 덜 잡혀 있던 시절이고, 심지어 그 용어조차 생소했던 시절인데 - 파일럿 어쩌고 하는 거는 개그인 듯- 이제 그 필요성을 느낀 주인공들이 겪어야 할 난관이 꽤 많겠구나 예측도 들었고요.
드라마의 오프닝은 주인공 송하영이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강에 놀러 갔다가 물에 빠지면서 안에 유기된 여자의 시신을 발견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처음에 연도가 1975년으로 나오길래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처럼 꽤 과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가 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장면은 송하영의 어린 시절 과거 회상이더라고요. 그런데 원작 자체가 우리나라 프로파일링 초기의 역사를 다루는 거고 사건 자체가 1998년도부터 시작인지라 과거 시점이 배경인 건 맞는 편이에요. 과거 핸드폰의 모습이라던가 손으로 직접 메모를 하거나 하는 모습 등 그 시절의 모습이 고증되어 있고요. 과거 사건에서 여성의 시신이 어떻게 강에 유기되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지만, 나름 이때의 경험이 송하영이 경찰이 되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고요.
어쨌든 드라마의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어느 정도는 고구마가 예상된다고 할까. 그런데 저런 고구마가 현대 배경 드라마라고 없는 것도 아니니 뭐... 그도 그럴 것이 1화에 등장하는 사건은 빨간 모자를 쓰고 여성이 혼자 사는 집에 침입하여 성폭행을 저지르는 범죄자 사건인데, 경찰들이 이 사건을 조사하던 도중 다른 여성이 남자친구와 집에서 다투다가 갑자기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남자친구가 살인사건 누명을 쓰는 일이 나와 처음부터 답답함을 유발합니다. 시청자 입장에선 빨간 모자 성폭행범이 살인범이라는 걸 알 수 있으니까요. 중간에 강력반 형사가 취조를 하면서 폭력을 쓰기는 했지만 일단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 자체가 확실하지 않아서 결국 살인 사건은 엉뚱하게 남자친구가 누명을 쓰고 재판까지 받으며 허무하게 종결되어 버리고요.
재미있는 건 물리적인 증거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범죄자의 심리나 패턴을 이해하지 못하면 엉뚱한 인간이 운 나쁘게 잡혀갈 수 있는 가능성을 이 1화 에피소드에서 보여준다고 할까요. 송하영은 누명을 쓰고 들어온 방기문의 행동을 분석하며 살인범이 아닌 것 같다고 추정하는 부분도 많이 나오고요. 여기서 주인공인 송하영은 다른 경찰들이 놓쳤을 법한 현관문 앞에 범인이 썼다고 추정되는 숫자- 집안에 사람의 성별과 수를 구분하여 표기한-를 발견하고, 사건이 일어난 지역에 소액의 강도 사건이 자주 일어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문제는 송하영이 다른 경찰서에 미운 털이 박혀 좌천된 입장이라는 것과 범죄 심리분석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인물이 아직 국영수 팀장 정도라 상황을 뒤집기에는 힘이 미약한 상황이에요.
그나마 국영수 팀장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인물들은 나중에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지만... 초반부는 많이 답답하겠다 싶더라고요. 그런데 드라마 상에서 그려지는 다른 경찰들의 태도나 돌아가는 상황이 답답하기는 하지만, 일단 집안 내부에서 발견된 증거가 있고 - 지문이나 혈흔- 보통 치정으로 인한 살인 사건이 많은 것도 사실인지라 저런 식으로 범인을 추정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다 싶긴 해요. 그래서 이 드라마에선 물리적인 증거만이 아니라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고 나오는 거지만요. 하지만 중간에 빨간 모자 성폭행범이라고 잡혀온 애는 아무리 봐도 조작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심지어 두 가지 사건이 해결된 나중에 다시 빨간 모자 성폭행범이 활개를 치는 엔딩이 나와 저놈을 어떻게 잡을지, 다음 상황이 어떻게 수습될지 기대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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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드라마의 원작은 국내 프로파일링의 역사를 담은 논픽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입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786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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