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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오늘의 웹툰』 11화 리뷰 (2022. 9. 2. 작성)

by 0I사금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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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늘의 웹툰』 11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도 이제 결말에 다가가는 중이라 그런지 등장인물들끼리의 갈등이 커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원작 만화 『중쇄를 찍자!』와 이미 일본에서 만들어진 10부작 드라마와 비교해 보면 현재 『오늘의 웹툰』의 전개는 리메이크의 오리지널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인데, 일단 원작 만화나 일본의 10부작 드라마에서 구준영에 해당하는 고이즈미 준 캐릭터의 비중은 후반부로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원작의 바이브스 편집부를 외적으로 걸고넘어지는 빌런이 없어서 주인공이 속한 팀이 위태롭다던가 하는 위기는 묘사되지 않아서 원작은 오히려 힐링물에 가깝더라고요.


리메이크 버전은 주인공의 성장만이 아니라, 주인공이 속한 팀까지 중심이 되는 내용이라고 봐야 하려나요. 이번 11화에서는 구준영과 그의 누나 구애리의 서사만이 아니라 과거의 진저툰 편집부와 편집장인 장만철이 어떻게 네온까지 오고 지금까지 버텨왔는지 서사까지 잘 풀어주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암만 생각해도 구준영의 외삼촌이 누나(구애리)가 죽은 건 장만철 탓이라고 주장한 건 말도 안 되는 누명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던데요. 오히려 구준영에게서 돈을 더 뜯어가고, 과거에 도움을 주지도 않은 걸 보면 조카들 등 처먹는 인간이 자기 잘못을 면피하려고 애꿎은 장만철에게 책임을 떠넘긴 거나 다를 바 없더라고요.


구준영의 누나인 애리가 죽은 건 아르바이트를 밤늦게까지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었고, 진저툰 서비스 종료로 어떻게든 회사를 살리려고 한 장만철은 여기저기 고개를 숙이면서 자기들 회사가 인수받게끔 발로 뛰는 상황이었습니다. 거기다 회사가 인수되면 계약직이었던 구애리까지 어떻게든 다시 채용할 수 있도록 약속한 상황이었고요. 다만 타이밍과 운이 나빴을 뿐... 구애리의 죽음은 한 분야에 열정이 가득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아 힘들었던 사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데 구준영이 이번에 편집부에 날 선 모습을 보인 것도 진짜 편집부에게 원망을 돌려서라기보단 자신은 유학을 핑계로 누나의 고생을 몰랐었다는 자책이 어긋나게 나온 것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이번 11화는 보기 괴롭다 싶은 장면이 적지 않았는데, 일단 구준영의 동기들이 구준영의 사정을 알고 잘나가는 엘리트 금수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며 시비 아닌 척 시비를 걸며 무시하는 장면이 나온다거나, 잠깐 나왔지만 빌런 노릇을 톡톡히 하고 가는 구준영의 외삼촌의 역할이 컸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그나마 속 시원했던 건 구준영이 다른 동기들에게 조롱을 당하자, 온마음이 웃고만 있는 게 아니라 '열등감이 티 난다'며 강하게 쏘아붙여 말문을 막는 장면이었는데요. 온마음은 성격은 좋아도 눈치는 빠르고 할 말은 다 하는 타입이라 좋달까, 여러 가지 의미로 이번 11화에서 온마음이 구준영의 버팀목이 된다는 느낌이었어요. (온마음이 구준영을 토닥일 때 누나의 영혼이 사라지는 연출은 좀 오컬트물의 성불 장면 같았단 생각.)


딱히 이 드라마에서 특출나게 로맨스를 바라는 건 아닌데요. 그래도 드라마에서 온마음과 신대륙이 같이 성장하는 파트너 관계고, 석지형 피디가 온마음의 멘토라면 구준영과 온마음의 관계는 오리지널이라도 러브라인 진행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은 수준. 다음 화 예고가 좀 걸리긴 합니다만 네온 임원인 허관영과 구준영의 관계도 이제는 슬슬 정리되겠다 싶어서 좀 묵은 게 내려가는 느낌이고요. 와중에 백어진 작가의 화실에 해산물 선물을 잔뜩 들고 온 임동희 어시의 등장은 반가웠고, 그와 같이 식사를 하려고 화실을 찾아온 신대륙의 변화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할까요. 워낙 신대륙의 성격이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모자라서 또 식사를 하다가 사고 치는 게 아닐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그런 묘사는 없더라고요.


이번 신대륙이 작품 연재로 돈을 벌었는지 이사를 하는데, 온마음과 쇼핑을 하면서 나누는 대화를 보면 여전히 사람 대하는 게 서툴지만 그래도 사람이 성장하고 있다는 게 보여 괜스레 보는 사람이 뿌듯하단 생각이. 그런데 이 와중에 백어진 작가의 건강 문제라던가 신대륙의 폰으로 전화를 거는 의문의 여성 때문에 조금 불안한 떡밥이 뿌려지던데요. 백어진 작가의 허리가 나빠지는 모습은 오늘 유튜브로 본 웹툰 작가들의 건강 문제와 현실이 생각나는 부분이라 괜히 안 잊히더라고요. 그리고 은근히 드라마가 새로운 전개를 암시하는 스킬이 좋은 편인데 신대륙에게 전화를 건 여성의 손목에 흉터가 있는 걸 보면 회상 신에 나온 신대륙의 모친으로 보이며 결말을 앞두고 신대륙과 관련된 사건이 하나는 더 터질 모양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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