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몰 솔져』는 수퍼액션 채널(현 OCN movies 2 채널)에서 방영하여 보게 된 영화였습니다. 독특한 설정 탓에 검색을 해보니 1999년도에 개봉된 좀 오래된 영화고, 다른 면모로 유명한 것으로는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히로인 엠제이를 연기한 배우 커스틴 더스트의 아역시절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네요. 보면 장난감이나 인형들이 어떤 계기로든 각자 의지를 가지고 움직여서 어린아이와 친구가 되는 이야기는 많은 편인데, (대표적으로 『토이 스토리』 시리즈가 있고) 역시 장르에 따라 내용 전개나 결말이 판이한 편이라 생각됩니다. 보면 인형이나 장난감이 아니라 이것들과 비슷하게 생긴 녀석들이 나와 유대를 쌓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이 『스몰 솔져』를 보다 보니 어릴 적에 외화로 더빙상영되었던 어떤 영화가 떠올랐는데 지금은 제목이 기억 안 나지만 주 내용은 역시 아이들의 장난감에 군사용 프로그램 칩이 들어가는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이 『스몰 솔져』는 아이들의 성장이나 가족애 등을 다루는 (액션 분량이 좀 많은) 가족 영화이기는 하지만, 제가 기억하는 영화는 장르가 공포물이었고 군사용 프로그램이 입력된 그 장난감은 다름 아닌 살상용 프로그램이었던 지라 아이들이 모르고 그 장난감을 켜자 그 장난감은 진짜 아이들을 포함 집안사람들을 죽이려 달려드는 바람에 주인공들이 겨우 힘을 합쳐 그 기계를 멈추고 살아남는 내용이었더랬죠. 거기다 그 영화에선 그 장난감을 만든 장본인이 자신이 만든 장난감에 의해 끔찍하게 살해당하고요. 어린 시절이라지만 그런 내용을 별생각 없이 봤던 것도 신기해요. (근데 제목은 죽어라 기억이 안 나긴 합니다만...) 반면 이 『스몰 솔져』는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고 나서 모든 것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됩니다. 주인공들은 성장했고 이웃끼리는 화해하고 사랑은 이루어지며 새로운 모험이 약속되는 내용이에요.

그런데 영화에 등장하는 '코만도 엘리트 부대' 정도면 제 기억 속 살상용 장난감만큼 인간 상대로도 충분히 잘 싸울 것 같단 생각이 들더군요. 장르가 장르라서 악당들은 퇴치되는 게 결말이긴 하지만요. 영화는 표면상 정의로운 코만도 부대가 악당이고 그들이 쓰러뜨릴 괴물 부대 고고나이트가 주인공의 편이며 순박한 편이라 약간 클리셰를 깬다고도 할까요? 근데 웃긴 게 막판에 장난감 회사의 회장이 그 소동이 벌어진 이후에도 이걸 비싸게 팔아먹을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웃기면서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던데 만약 판매자라면 못생기고 바보같은 고고나이트보단 알아서 생각하고 잘 싸우는 코만도 부대를 택할 거라는 생각도. 영화 중간중간 회사 쪽 사정이 나와 회장에게 잘 보여야 하는 개발 직원들의 사정이나 국방부에 겨우 만든 인공 지능 칩을 퇴짜 맞은 직원 이야기가 나와 묘하게 현실적인 아픔들이 보이기도 해서 놀라웠어요. 원래 이 시절 영화들이 이랬나 싶기도 하고요.

악당이긴 하지만 코만도 부대의 대장인 칩 해저드는 카리스마, 통솔력, 부하를 아끼는 마음에서부터 뛰어난 지략과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을 갖춘 그야말로 훌륭한 리더 캐릭터더군요. 적을 상대로 가지고 노는 잔인함을 갖춘 악당 장난감이긴 하지만 악당으로도 훌륭하고 대장으로써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웃긴 역할도 이 코만도 부대가 다 맡고 있는데 영화 보면서 제일 웃겼던 장면이 주인공 여친의 집에 숨어든 뒤 여자애 동생에게 붙잡혀 부하 캐릭터가 강제로 대장이 되자 당황한 부하가 '제가 원한 것이 아닙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이나 여자 친구의 방에서 바비인형 세트를 보고 미녀들을 발견했다며 좋아하면서 휴가를 달라고 청하는 장면 등. 이 바비인형 세트도 군사들로 개조되어 주인공을 위협하는데 여주인공 손에 퇴치되는 장면도 명장면이었어요. 아이디어도 특이하고 여기저기 개그코드가 많아서 보면서 즐거웠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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