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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비소설 기타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 리뷰

by 0I사금 202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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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친구들이랑 놀면서 장난삼아 했던 이야기 중에 '법이 우리를 안 지켜주니까 자기 자신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정확하게 이런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는 기억 못 해도) 당시에는 그 말을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실은 정확한 말이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적인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고, 체계적인 감시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딘가에는 만만하고 약한 사람을 상대로 이득을 취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들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심지어 제가 사는 곳은 좀 안전한 곳이려니 하다가도 섬뜩한 사건이 주변에서 벌어졌다는 것을 알고 놀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요. 즉, 세상엔 완벽하게 안전한 곳은 없으며 아직 사회가 이것을 완전히 차단할 방법은 없으니 결국 사회는 물론이거니와 개인들도 좀 더 정신을 바짝 차리며 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최근 도서관에 갔더니 이런 취지와 맞는 책이 들어와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범죄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상세한 대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책에 사례로 실려있는 사건들은 최근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들을 비롯, 흔히 주위에서 일어났을 법한 사건들이었고, 범죄의 피해자들을 고려해서인지 이름은 이니셜로 표기되어 있거나 지역 명은 신안 성범죄 사건처럼 특정 지역 명이 아예 사건에 표기된 케이스 아니면 대개 모호하게 처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답변의 마무리에는 특정 범죄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을 경우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단체나 센터의 정보나 혹은 범죄학적으로 분류되는 이상심리에 대한 간단한 용어 설명이 실려있고요.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예전에 읽은 범죄 심리학 서적에서 나온 어떤 장소나 상황에서 '위험 징후'를 느꼈을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자리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충고와 일맥상통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책에서 가장 강조되는 바는 특정 범죄나 사고를 당했을 경우 반드시 신고를 하고 주변인들에게 적극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는 충고였는데, 2차 피해를 두려워해서 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혹은 피해의 규모가 크지 않다고 넘어가는 경우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례에 대해서도 자세히 실려있었습니다. 2차 피해를 막는 좋은 방법은 역시 신고와 주변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이는 대개 범죄자들이 자신보다 약하거나 만만한 상대를 물색하여 범죄를 저지르고 만약 피해자가 두려움이나 사회적인 비난을 두려워해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범죄가 은폐되어 오히려 범죄자가 자신이 한 짓을 합리화하거나 상대방을 더 만만하게 여겨 범죄를 지속적으로 가할 경우가 더 높다는 점 때문입니다. 특히 범죄자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은 오히려 범죄자를 기고만장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들이 강약약강을 철저하게 실천하는 비겁한 족속이라는 것을 머리에 새기는 편이 좋겠더군요.

또한 범죄자들은 자신의 범행을 들키는 것을 막기 위해 반드시 피해자를 사람이 없는 장소로 끌고 가려는 경우가 많은데, 범죄자가 피해자와 친분이 있다는 것을 이유로 강제로 집에 침입하려는 범죄가 사례에 있어 집 안이라고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며 고립된 상황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요새 문제 되는 스토킹 범죄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이 실려있는데, 이 부분을 읽다 보면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착하고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강박이나, 특히 특정 성별(여성)에 요구되는 친절함이나 상냥함은 개인의 생존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주변인들의 좋은 사람 어쩌고 하는 평가에 휘둘리기보단 칼같이 냉정하게 불필요한 관계는 끊어내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부분은 거절을 못 하는 성격 탓에 범죄까진 아니더라도 이상한 인간들이 들러붙어 고생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더 와닿는 충고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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