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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드 박스 : 바르셀로나』 리뷰

by 0I사금 202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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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보게 된 영화 『버드 박스 : 바르셀로나』 리뷰입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넷플릭스 영화 top 10 순위에 전작인 『버드 박스』과 함께 올라와 있는 걸 확인한 적이 있었는데요. 순서대로 영화를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2018년도에 나온 1편을 먼저 보고 그 다음 속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2018년도 영화가 미국을 배경으로 주인공인 맬러리가 아이들과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었다면 2023년에 나온 후속작은 배경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옮겼겠다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2018년도 영화에서 이미 알 수 없는 집단 자살 사태는 미국보다 먼저 일어난 나라들이 있다고 언급이 된 바 있어서, 이 바르셀로나 버전은 실제로는 나중에 나왔지만 작중 흐름 상 1편보다 먼저라고 할 수 있겠네요.

1편에서 보는 것만으로 사람을 절망과 공포로 몰아가 자살에 이르게 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들과 그들을 숭배하며 보지 않으려고 건물 안으로 피신한 사람들을 끌어내 강제로 그것을 보게 하는 광신도들이 주요 빌런이라는 게 등장하여 이 속편에서도 비슷한 갈등이나 사건이 벌어지겠구나 예상은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반전이라고 해야 할지 여기 『버드 박스 : 바르셀로나』에서는 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안으로 대피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이미 무언가를 목격했고 그것을 숭배하게 된 남자가 주인공이며 그는 두려움에 질린 생존자인 것처럼 자신을 위장하여 피신한 사람들 그룹에 숨어 들어간 뒤 그들을 바깥으로 끌어내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등 초장부터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줍니다.

처음 딸과 함께 있던 주인공 세바스티안이 다른 생존자 그룹을 만났을 때, 자기는 혼자라고 거짓말한 것이 이상하던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던 것. 초자연적인 존재들의 출현으로 자기 부인과 딸을 잃게 된 세바스티안은 과거 발전소에서 일한 엔지니어였다는 사실을 미끼 삼아 생존자들을 속이면서 그들 그룹에 합류합니다. 전편인 『버드 박스』가 주인공 맬러리의 주변 인물들이 대부분 사망함에도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채 아이들을 데리고 또 다른 생존자 그룹에 합류하는 '희망편'이라면 이번 속편은 이미 초반부터 정신적으로 무너진 주인공을 내세워 주변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절망편'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세바스티안은 딸과 비슷한 또래인 소피아를 만나 정신을 차리긴 합니다만...

중반 자신이 본 것이 신이나 구원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세바스티안은 소피아와 소피아의 보호자가 된 클레어라는 여성을 돕고, 보는 자들의 리더 - 알고 보니 죽은 딸이 다닌 학교의 신부 -와 대치한 뒤 사망하게 되는데요. 전편에서 '보는 자'들은 이미 정신이 뒤틀린 범죄자나 사이코들로 한정 짓던 것과 달리 이 바르셀로나 편에서는 극심한 트라우마와 슬픔을 가진 사람들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보는 자'가 될 수 있다는 암시로 보였습니다. 또한 이 바르셀로나 편에서는 전편에서 주인공들이 감지용으로 쓰던 '버드 박스'가 등장하지 않는 특징이 있었는데요. 오히려 이 '버드 박스'는 마지막 생존자들을 받아들인 군인들이 '보는 자'들을 상대로 실험을 하면서 징후를 알아내는 장면에서 등장하고 그 연출이 섬뜩하여 전작과 달리 끝까지 절망적인 색채를 지울 수가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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