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열혈사제』 2시즌 8화 리뷰입니다. 사정 상 본방은 보지 못하고 나중에야 재방송을 통해 8화를 감상하게 되었는데요. 현재 전개를 보면 초반에 과하다고 생각했던 개그씬들은 줄어들어 보기에는 편안해진 감이 있지만, 그래도 전개 자체는 빌런들이 주도하고 있고 주인공들의 위기가 부각되어 조금 답답하다는 생각. 드라마가 12부작이고 이제 8화 클라이맥스에 가까워졌다 보니 큰 위기 상황이 한번은 도래해야 할 성 싶고, 그래서 이번 8화는 김해일과 주변 인물들의 위기가 한번씩 찾아오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구대영 일행은 폐부두의 마약 공장에 잠입하여 어찌어찌 임기응변으로 주변을 속여넘기나 했지만 결국 정체를 들켰을 뿐 아니라 박경선은 남부헌 부장의 소위 꿀단지 - 다른 이들의 약점을 잡아 그것을 보관하는 창고를 찾아갔다가 의문의 습격을 받아 기절했고 김해일에게 싸반 조직의 정보를 알려준 국정원 선배는 김홍식에게 정체를 들켜 공격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보는 사람들 가슴을 덜컥하게 만든 건 막판 신학교 습격 장면에서 병의 발작과 각목을 맞아 쓰러지는 김해일의 모습이었을 텐데요. 구대영 팀장 일행은 어설프게 위장을 하긴 했고 폐부두라는 조직의 중심 구역에서 위기를 맞기는 했지만, 위장이 어설펐다고 개개인의 실력이 어수룩한 건 아니요, 흔히 개그 캐릭터 보정이라는 게 있으니 어찌어찌 위기를 빠져나올 거라는 예상이 돼요. 박경선 같은 경우는 남두헌의 창고를 강제로 열고 들어가려다 뒤에서 누군가가 내민 전기충격기에 맞아 쓰러지는데 박경선을 기절시킨 장본인이 다름 아닌 계장님이며 계장님은 남두헌의 온전한 편이라기보단 남두헌을 의심하여 조사하다가 제거당한 박검사장이 심어놓은 인물이라는 암시가 있어 박경선 역시 위험하지 않을 거라는 예상을 하긴 해요. 하지만 김홍식 일당이 신학교를 습격한 건 확실히 도를 넘는 짓이었고 김해일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게 8화 엔딩이라 주인공의 위기만 남다른 분위기였다는 사실.
그런데 드라마적 허용이라고 하지만 빌런인 김홍식이 하는 짓이 과연 어디까지 허용될까 싶은 부분이 많던데, 일단 자신들과 협력하는 인물이며 비리가 있다고 하지만 엄연히 경찰 신분인 사람을 살해한 것도 그렇고, 이번에 신학교를 습격하여 쑥대밭으로 만든 것도 그렇고 국정원 출신 요원을 공격한 것도 그렇고 이 정도면 정부랑 척을 지자는 수준이 아닌지...? 김해일의 선배 같은 경우는 국정원 출신이라는 것을 모르고 했다는 느낌이긴 합니다만. 이번에 밝혀진 김홍식의 설정 중 자신이 필요없다고 판단된 장소나 정체가 들킬 상황이면 해당되는 구역을 불태우거나 그 지역의 주민들을 모조리 살해하고 도망간다는 언급이 나오던데 이 정도면 단순 경찰이 아니라 피해를 입은 국가들이 정부 차원에서 추적하고 한국에서도 테러범으로 판단해야 한다 싶었거든요. 애초에 저 정도의 위험분자가 아무렇지 않게 한국에 들어와서 사업가 행세를 하면서 설친다는 것부터가 좀 과잉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나름 개그 캐릭터 보정을 주려는 건지 박경선과 기묘한 로맨스 장면을 차려주기는 했는데 김홍식의 과잉된 설정과 개그 보정이 된 로맨스는 좀 괴리감이 컸다는 생각. 차라리 김홍식이 현재 설정에서 급이 몇 단계 낮은 범죄자 설정이었다면 더 어울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빌런의 현실적인 면을 따지면 남두헌 검사 쪽이 실제로 있을 법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심지어 어그로도 김홍식 쪽이 다 끌어주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두헌 쪽이 활개치는 장면에서 그다지 거슬리거나 답답하다는 부분은 적은 편이고요. 또 이번 8화에선 김해일이 숨겨왔던 병의 증세가 심각해지는 연출이 몇번 있었는데 성당 후원회에서 정체가 발각된 김홍식과 빗속에서 싸우던 장면에서도 그랬습니다. 처음엔 김홍식과 싸우더라도 비등할 거라고 여겼지만 갑작스러운 발작 증세 때문에 김해일이 불리한 싸움이 되고 말거든요. 속시원한 액션을 기대했다가 좀 충격이었다고 할까.
좀 반전이었던 것은 여기서 김해일과 그 주변 인물들을 맴돌던 수수께끼의 여성의 정체가 여기서 밝혀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이 가던 바이긴 했지만 그 수수께끼의 여성은 바로 우마구의 허수아비 내지 공기 취급받던 경찰서장 고마르타로 김해일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김홍식을 체포하는데요. 물론 김홍식은 자신의 힘과 비리 경찰들의 도움으로 금방 풀려나긴 합니다만 고마르타 서장의 등장으로 김해일은 자신들에게 새로운 동료가 생겼다고 여겨 기뻐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예고편에서 언급된 자신들의 편은 계장이나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고마르타 서장을 이야기했던 것. 그런데 고마르타는 스스로 힘이 없는 서장이며 그저 그 자리에서 김해일을 구하기 위해서 움직인 거라는 말을 하는 걸 보면 역시 벨라또 주변에서 공기처럼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보호하는 '파우토'가 고마르타 서장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꼬메스들은 여럿이 등장하는데 파우토는 한 명만 존재하는 걸까 약간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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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웃겼던 개그씬은 막산으로 위장한 구대영 일행이 어머니를 만나겠다고 빠져나와 엄마로 분장한 김인경 수녀와 만나 김홍식에 대한 정보를 얻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보고 미행한 박대장의 부하들이 의심을 거두는 게 백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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