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2시즌 4화 리뷰입니다. 실은 2시즌의 중반부를 넘어서자 결말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결국 남은 3회차를 한꺼번에 달리게 되었습니다. 리뷰는 분량 문제 때문에 한 회차씩 올리게 되겠지만요. 2시즌의 전체적인 평가는 예상하지 못한 계비 조씨의 최종빌런화와 어느 정도 예상을 했으나 더 긴박하고 스케일이 컸던 궁을 뒤엎는 좀비 소동 등으로 엄청나게 몰입도를 높였다고 해도 좋았습니다. 빌런의 존재감이 커진 것과 주요 캐릭터들이 빠지지 않고 활약을 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초반 시즌만 하더라도 악랄하기만 했지, 다른 매력은 없어 보였던 조씨 일파에게 나름의 서사를 주고, 활약을 주어 그 캐릭터에 깊이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2시즌까지 다 달리게 되자, 그냥 비호감이었던 계비 조씨마저도 그 아버지를 뛰어넘는 악역 캐릭터로써 깊게 인상이 남았을 정도. 계비 조씨의 캐릭터는 배우가 맡은 타사 드라마 <구경이>의 악역 '케이'와는 또 다른 느낌의 악역으로 계속 기억이 될 것 같네요. 그러나 2시즌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마무리는 되었어도 다음 시즌을 예고하는 대형 떡밥이 하나 더 등장하는 바람에 3시즌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는데요. 드라마 관련으로 검색하면 3시즌을 준비하는 기사가 있기는 있어 조만간 나올 것 같긴 하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이라 팬의 입장에선 답답할 노릇이랄까. 그래도 믿고 기다릴만한 작품이 하나 나온 건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즐거운 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단 2시즌 4화의 내용으로 돌아가면, 무영의 죽음에 세자 이창은 깊은 상심을 느끼지만 곧 마음을 추스르고 한양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창 일행은 중전의 사가가 있는 내선재에서 살해당한 여자들의 시신을 발견하고, 죽을 뻔한 무영의 아내를 구해냅니다. 범팔과 함께 조학주를 보호하던 서비는 그를 치료하다가 좀비에게 감염된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찾아내게 되고요. 그동안 좀비들이 차가운 기온을 선호하는 것 말고도 물이 있는 곳을 피한다는 복선은 전편에서도 꾸준히 등장한 바 있는데요. 서비는 그동안 지켜본 좀비의 행태를 통해 감염된 조학주를 물에 넣어 치료를 시도하고, 감염된 상처에서 어떤 기생충이 빠져나오는 걸 확인하게 돼요. 좀비의 원인이 생사초의 기운 때문이 아니라 생사초에 기생하는 기생충이 몸속에 들어간 원인이라는 점은 왠지 영화 『연가시』가 연상되기도 했어요.
이렇게 조학주는 서비에 의해 목숨을 연명하게 되고, 다시 궁으로 돌아가 이창에게 협력한 훈련도감의 군사들을 역모로 몰아세웁니다. 그리고 한양에 남은 그들의 가족을 역적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압송하여 참수하라는 명령을 내리는데, 서비는 그들이 끌려가는 모습을 참담한 심정으로 지켜보다가 한양으로 잠입한 영신과 마주치게 됩니다. 이창 일행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서비는 그들의 부탁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무영의 처를 치료하게 되고요. 서비는 이때 자신이 알아낸 좀비의 원인을 이창에게 설명하고, 이창은 서비에게 궁의 의녀로 들어가 계비 조씨가 무슨 일을 벌이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런데 서비가 조학주를 치료하다 좀비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 그리고 의녀로 들어갈 수 있게 인맥을 쓰는 것도 범팔의 도움이 있는지라 범팔도 은근히 쓸데가 많구나 하는 감상이 들더라고요.
그 계비 조씨마저도 조씨 일가 중에서 범팔은 사람이 좋아서 좋아했다는 언급이 있던데, 작중에서도 사람이 좀 허술해서 그렇지 그래도 1인분 노릇은 하고 성격은 정감은 가는 스타일인 걸까요? 전형적인 민폐 캐릭터가 아니라서 계속 보면서 놀랐다고 해야 하나. 개인적으로 이번 2시즌 4화는 조금 밋밋한 악역이라고 생각했던 계비 조씨의 캐릭터를 더 깊이 있게, 그와 동시에 더 악랄하게 만들어준 회차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조학주의 캐릭터도 권력욕만 강한 전형적인 악역은 아닐 거라는 느낌을 주었는데요. 단순하게 조학주가 권력과 부만 노린 인물이었다면 계비 조씨가 낳은 아이가 진짜 원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묵인하고 계략을 세웠지 그만큼 분노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물론 갓 태어난 무영의 자식을 천한 것이니 죽이겠다느니 하는 걸 보면 악역으로써의 캐릭터는 변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나라의 정통성을 뒤엎으려는 목적은 없어 보이는데, 그럼에도 공식 후계자인 세자 이창은 죽어라 죽이려 드는 이유는 일단 장성한 인간은 조종하기는 어려워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요. 제가 좋아하는 악역들의 전개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악당들끼리 대립을 하다가 악한 녀석이 더 악한 녀석한테 통수를 맞는 전개인데, 이번 조씨 일파들의 서사가 그런 식으로 마무리되더라고요. 계비 조씨는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아버지를 쳐내고 원하는 권력을 얻기 위해 차를 대접하는 척 독살을 시도합니다. 조학주는 자기 딸의 악랄함을 알고 있으면서 은연중에 만만하게 본 건 아닐까 싶었는데, 결국 그 딸한테 뒤통수를 맞고 퇴장합니다. 조학주의 퇴장이 어떤 의미에선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동시에 조학주가 해놓은 짓이 현재의 사태에서 허망하기 짝이 없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 계비 조씨라는 걸출한 악녀 캐릭터가 나왔다는 점에서 진짜 마음에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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