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5화 리뷰입니다. 드라마가 나오기 전에 원작 웹툰을 본 적이 있으므로 결말이 어떤지는 기억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그 결말까지 가는 과정에 넘어야 할 산이 많았던 것 같네요. 지난 3화 방영분이 원작 1시즌 내용에 해당하고 3화에서 시청자로 하여금 극강의 분노를 일으키는 내용이 많았다면, 2시즌의 내용을 담고 있는 나머지 3회차 중 이번 5화가 보는 사람 암울하고 동시에 열받게 만드는 포인트가 제일 많았단 생각. 화살촉의 도를 넘는 행각이 화면을 넘어 짜증을 일으키는 건 드라마 전 시즌 내내 마찬가지지만, 이번 회차에서 소도의 협력자였던 공형준 교수와 근배라는 인물이 죽는 부분은 진심 분노를 일으키더라고요.
공형준 교수는 2시즌에서 모습을 드러낸 인물이며, 과거 딸이 시연을 받은 상황 때문에 고지와 시연은 새진리회의 주장대로 죄인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자연재해'라는 주장을 하게 된 인물인데, 어찌 보면 작중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사건을 파악한 인물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리고 공형준 교수는 배영재가 소도의 리더인 민혜진과 접촉할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고, 전 시즌에서 화살촉에게 습격당한 민혜진이 어떻게 살아나왔는지 설명도 해주는 등 미심쩍은 부분을 알려주는 역할을 담당하는데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민혜진이 살아남았던 건 당시 화살촉들이 린치 도중 경찰 사이렌 소리를 듣고 달아난 덕에 가능했던 거라고요.
5화에서 모습을 드러낸 민혜진의 모습은 얼굴에 흉터가 생기고 머리는 짧아졌는데, 나만 느낀 건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이 1시즌의 빌런 정진수와 어딘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진수가 일종의 거짓 선지자 역할이며, 민혜진이 그와 대비를 넘어서 대립하는 위치라는 걸 생각하면 조금 의도적인 비주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리고 저번 시즌에 비하면 전투력도 업그레이드되어 여러모로 긴장감(?) 도는 장면들을 연출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1시즌 이후 등장이 없는 진경훈 형사와 달리 민혜진이 주요 인물로 활약할 수 있는 건 새진리회에 의해 하나뿐인 가족(엄마)을 잃어 복수심도 있겠지만, 절박한 상황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혈육이 있고 없고의 차이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건 어쩌면 일종의 히어로 클리셰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인데 민혜진의 행적이 딱 히어로 같다는 느낌도 받았고요. 그런데 민혜진 변호사의 캐릭터가 돋보이는 것은 새진리회에 의해 가족을 잃었음에도 복수심에 매몰되어 너 죽고 나 죽자가 아닌, 새진리회가 구축해 놓은 질서가 절대적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어 사람들로 하여감 알아서 깨우치게 하려는 방향으로 나가려고 했다는 점이에요. 거기까지 가는 과정, 어린 아기가 받는 시연을 사람들에 보여준다는 방식이 참혹하기는 했지만, 고지가 내려오면 일단 어긋난 적은 없고 시연의 잔인함은 어쩔 수 없이 딸려온 것이라 거기까지 민혜진을 탓할 수는 없는 데다 민혜진 자체도 강요를 하는 입장은 아니었으니...
그리고 소도의 인물들은 공형준 교수나 근배처럼 그 가족이 시연을 당한 케이스도 있겠지만, 없는 죄도 꾸며내어 가짜 시연까지 조작하는 새진리회와 화살촉의 행각을 보면 애멀게 죄인으로 지목되어 죽은 사람들, 딱 민혜진의 모친 같은 케이스가 적지도 않을 것 같고 이런 사람들 역시 소도의 협력자나 일원으로 행동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들었어요. 하지만 배영재는 민혜진의 제안을 거절하는데 솔직히 부모의 입장이라면 저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은 게 당연하긴 했어요. 그런데 이어지는 그들의 행적이 답답함을 유래했던 건 사실. 심지어 영재의 부인인 소현이 고지가 잘못된 게 아닌지 직접 새진리회 본부를 찾아가 위기를 초래하는 장면에서는 진심 고구마를 삼킨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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