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드라마(2024년~)

『나의 해피엔드』 11화 리뷰 (2024. 2. 3. 작성)

by 0I사금 2024. 12. 28.
반응형

드라마 『나의 해피엔드』 11화 리뷰입니다. 전편의 엔딩은 충격적이게도 서재원이 유일하게 의지하던 친구(정신과 상담의)가 알고 보니 그녀가 만들어낸 망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서재원 스스로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끝났었습니다. (정확하게 서재원이 그동안 힘들 때마다 상담을 했던 친구는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은 맞으나 서재원과는 전혀 친분이 없었다는 사실) 그래서 주인공이 자신을 망가뜨린 자들에게 복수를 시작하기도 전에 치료 먼저 받게 되었다는 뜻밖의 전개가 되었는데 오늘 11화 오프닝에선 과거처럼 불안에 시달리던 서재원의 모습이 나와 초반의 답답함이 다시 몰려들었을 정도였어요. 심지어 1화에 나온 한강에서 추락한 사건도 그때 쫓아왔던 스토커가 진짜가 아니라 서재원의 불안이 만들어낸 망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11화는 여러모로 긍정적인 측면이 보였는데 그 긍정성이 드라마 전개에서 이제 반격이 시작되었다는 의미도 되고, 그동안 다른 드라마에서 묘사되기 힘들었던 장면들이 묘사되었다는 측면도 해당돼요. 이번 11화에서 서재원은 정신 병동에서 충실하게 약물 치료와 상담 치료를 병행하면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정신 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같은 작품을 내보내면서 정신 병동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기도 하지만, 보통 그동안의 매체에선 주인공이 정신 병동에 갇히는 장면은 정신병이라는 모함을 받거나 주인공의 팔다리를 묶고 불리한 상황으로 몰아가기 위한 덫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병동 자체를 매우 두려운 환경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히려 이 드라마에선 서재원의 회복에 필수적인 곳으로 묘사되더라고요.

정신 병동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서재원은 자신의 병과 현실을 회피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으면서 재활에 노력하게 됩니다. 복수극을 다루는 드라마에서 정신 병동을 이렇게 주인공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그리는 것은 매우 드문 모습이라 이번 회차는 서재원의 치료에 치중하면서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많았어요. 일단 서재원이 스스로 병원을 찾아가 입원치료를 받게 되면서 그녀의 행방을 권윤진 부녀가 파악하기 어려워졌다는 점도 이득으로 작용했고요. 그리고 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자신을 망가뜨리려고 작정한 권윤진과 권영익 부녀에 대한 조사도 빠뜨리지 않고 그들의 상황을 주시하며, 자기 가족을 지킬 방도를 찾기까지 하는데요. 여기서 꾸준히 그녀를 돕던 윤테오는 서재원의 딸 아린을 지키기 위해 (서재원의 동의 아래) 아린을 한국을 찾아온 자기 여동생과 함께 미국으로 보내게 됩니다.


여기서 겸사겸사 윤테오가 미국 가정에 입양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고요. 그나저나 권윤진이 아린을 자기 것이라고 말하면서 서창석이 거북해하는데도 집을 찾아오는 걸 보면 이쪽도 마음의 병이 깊어서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았단 생각이. 막판에 사건이 해결되고 나면 정신 병동에 입원하게 되는 건 권윤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또한 남편 허순영의 독살 사건을 맡게 된 오수진 경위는 10화에 첫 등장했을 때부터 사건에 의구심을 표하는 등 앞으로 서재원에겐 이로운 인물이 될 거라는 예측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사건을 조사하러 다니면서 던진 말이 서재원에게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되더라고요. 오수진 경위는 허순영의 사망 추정 시간이 스마트워치에 기록된 것과 다른 것, 그가 살해당하기 전날 강간범인 김상범을 때려눕힌 사건까지 서재원에게 전해주거든요.


오수진 경위의 말을 통해 서재원은 비로소 권윤진이 자신을 물고 늘어지면서 왜 그렇게 구는지 비로소 파악하게 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뒤 반격의 준비를 하는데 맨 처음 그녀가 먼저 쳐내기로 한 대상은 권윤진의 전 약혼자이자 자신을 강간한 김상범으로 드라마에서 서재원은 김상범의 약점을 잡아 권영익의 손으로 그를 처리하게끔 판을 짜놓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여기서 서재원을 돕는 인물은 김상범에게 폭력 - 아마 김상범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한 것으로 추정- 을 당한 여성으로 그녀는 서재원의 사정을 알고 그녀에게 공감하고 위로를 해주면서 김상범이 몰락하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백승규 팀장을 계속 병문안 가는 김비서 역시 뭔가를 할 것처럼 보이던데, 이 드라마에서 권윤진이나 서재원의 친모 정도를 빼면 여성 캐릭터들은 비중이 적은 인물이라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