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열혈사제』 2시즌 12화 최종화를 드디어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사정이 있어 드라마의 본방 시간은 맞추기 어렵고, 나중에 재방송을 통해 드라마를 보게 되었는데요. 『열혈사제』는 1시즌은 완주하지 못했어도 2시즌 내용 이해가 어려운 것도 아니라 몰입하기가 어려운 것도 아니었고, 2시즌에 불호에 가까운 점이나 아쉬운 점은 많았어도 꾸준히 찾아보기는 했습니다. 1시즌은 제대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2시즌이 1시즌에 비하면 어떤지 비교 분석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2시즌에서 드라마의 장르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남발되는 개그씬 때문에 분위기가 흐트러진다거나 오히려 재미가 반감된다는 기분을 많이 느꼈는데 다른 비평들을 찾아본다면 이런 감상이 저 혼자만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드라마 후반부 들어서면 개그씬의 농도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화는 좀 더 기대를 하면서 본 경향이 있는데 왠지 12화, 최종장에 들어서면서 초반부의 단점이 다시 커져버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마지막화에서도 지나치게 남발된 개그와 코미디 때문에 몰입도가 흩어진 성향이 짙었는데 어쩌면 드라마에 대한 몰입이 사라진 것은 드라마보다는 현실의 일들이 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눈을 돌릴 수 없어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마지막화에 대한 부족함이 합리화되는 건 아니었는데요. 일단 지난 11화의 엔딩은 빌런인 남두헌 검사의 비리를 밝히기 위해, 김해일과 박경선이 고발장을 넣고 청문회에 들어서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김홍식은 이제 수배자 신세로 전락했겠다 남은 빌런인 남두헌을 응징할 차례만 남았으니 이제는 분위기를 좀 진지하게 끌고 가도 될 법한데, 여기서도 자꾸 개그를 집어넣는 건 지나치게 오버했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국회의원들의 하는 모양을 우스꽝스럽게 그리는 것까지야 현실 풍자라는 선에서 이해할 수도 있었지만, 남두헌에 대한 비리를 고발한답시고 김해일 일행이 증거로 튼 영상에서 타 방송(꼬꼬무) 패러디와 뮤지컬을 집어넣은 건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가장 중요한 장면에서 뜬금없는 뮤지컬을 집어넣는 건 어이가 없었는데요. 이건 김해일이 입원했을 때 고마르타 서장이 고해성사를 한답시고 뮤지컬 연기를 했던 때보다 더 황당하고 생뚱맞은 장면이었던 게 그나마 고마르타 서장의 고해성사 장면은 드라마에서 한 템포 쉬어가는 분위기니까 어떻게든 납득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청문회는 그때와는 분위기가 다르고 전개 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저기서 굳이 저런 연출이 필요했는지 의문이며, 암만 드라마의 장르를 생각하더라도 증거 영상으로 저런 걸 제출하는 게 납득이 가나 싶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선 아직 남두헌의 꿀단지 정보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시간 끌기로 저런 걸 집어넣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결국 막판에 남두헌의 꿀단지 정보가 어디로 송신되고 저장되었는지 등장하며, 원피스 귀신과 연관지어 떡밥을 회수하긴 합니다만 청문회 자체 분위기가 워낙 중구난방이라 집중이 안되었다는 느낌.
거기다 김홍식이 복수를 한답시고 의원 하나를 협박하여 청문회까지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하며 복수하려다 실패하고 김해일과 결투를 벌이는 전개도 좀 놀라긴 했는데요. 드라마적 허용이라는 것도 있겠다 청문회 자체가 생중계 되는 영상이니 당시 청문회 위원장처럼 감탄이 나올 장면이긴 합니다만 알고 보니 김홍식이 남두헌을 저격하겠다고 산 총이 실은 가짜 무기를 파는 일당에게 속아서 산 가짜 총이라는 반전도 진심 황당했거니와, 김해일과의 결투가 너무 급속으로 결판이 나버려서 허망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그동안 김홍식은 인터폴이 쫓는 악질 수배자에 마을이나 도시 하나는 아무렇지 않게 날려버리는 위험한 조직범죄의 보스라고 보정을 주었고, 병이 있었다고 하지만 중반 김해일을 몰아붙이는 실력을 선보였건만 정작 마지막 회에선 제대로 된 빌런의 모습조차 보여주지 못한 채 연행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복수를 하려고 산 무기조차 사기꾼에게 속아서 샀다는 둥 초반 보여준 포스가 그대로 무너져버렸다는 생각이에요. 어쩌면 부하들을 죽인 대가로 칼을 맞는 엔딩이 나았을지도?
어쨌든 마지막화에선 발악하는 김홍식도 남두헌도 둘 다 체포되는 엔딩을 맞이했고, 주인공인 김해일 일행도 다 제자리로 돌아가는 등 해피엔딩을 맞이하긴 합니다. 그런데 김홍식의 몇천억대 비자금이 국고로 회수되고 그 돈을 찾는데 공헌했던 고자예프가 아쉬워하는 장면이 좀 안타까워서 금전적으로 뭔가 이득이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뭐 다른 멤버들도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사비를 들였다는 언급이 나오고 고자예프도 동료로 인정하며 합동사진에 어떻게 넣어주는 등 예우를 해주긴 합니다만. 생각해 보면 『열혈사제』 2시즌은 고자예프의 도움이 컸던 건 사실이라... 그런데 김해일의 동료들 가운데 박경선의 검사 신분과 구대영의 형사 신분은 이후 새로운 시즌이 나오거나 또 다른 사건이 터졌을 때 매우 유용할 텐데도 굳이 둘 다 본업을 그만두는 내용이 들어갈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막판 박경선이 선거에 나가는 것도 굳이 필요했나 싶고요. 12화 최종엔딩에서 성범죄를 저지르고 불법촬영을 하는 티번방 일당을 김해일이 급습하는 등 다시 범죄자들을 잡으러 가는 결말인지라 적어도 다음 시즌을 생각한다면 두 캐릭터의 복직은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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