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11화 리뷰

드라마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 11화 리뷰입니다. 이제 이 드라마도 다음 회차면 마지막화인데 일단 지난 10화는 이한신의 초기 목적 - 교도소 내에서 마약을 매매한다고 누명을 쓴 천수범 과장의 가석방을 성사시키는 등 일이 잘 풀려나가는 듯싶다가 이한신이 도리어 누명을 쓰고 체포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끝난 바 있어요. 거기다 예고편에서 오정그룹과 지동만 회장이 이리저리 수를 썼을 거라는 암시가 나와 결말 한 회차를 놔두고 고구마 상황이 펼쳐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런 건 마지막 화에서 가장 큰 사건을 터뜨리면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일 텐데, 그럼에도 이번 회차에서 주인공들이 난관을 겪는 장면은 보기 괴롭더라고요. 이한신만이 아니라 교소관 선배였던 박진철까지 마약 매매라는 누명을 썼을 뿐 아니라, 최화란 사장의 사무실은 갑작스럽게 신고가 들어가 세무 조사를 받고, 안서윤은 팀장에 의해 경찰의 품위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정직까지 당하는 등 불리한 일들이 터지거든요.

 

그 와중에 지동만 회장은 대통령 특별 사면으로 교도소를 나오고, 지명섭의 살인 사건은 묻히는 등 빌런들 쪽은 별 지장이 없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면 지동만 회장의 선민의식이야 드라마 초반부터 일관되게 묘사된 것이긴 하지만 지명섭이 범죄자로 성장하게 된 경위에는 그 비뚤어진 성향만이 아니라 아버지인 지동만 회장의 잘못된 양육 방법도 크다는 게 보였는데요. 과거 회상이 굳이 필요했겠나 싶긴 하지만, 지동만 회장은 정말 전형적인 아들을 범죄자로 키우는 부모나 마찬가지였고 결국 오정그룹이 망한다면 지동만 회장의 악행도 문제겠지만 저런 아들을 감싸고 돈 게 가장 원흉이겠다 싶더라고요. 암만 돈이 문드러지게 많은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외동아들이 밖에서 마약에 살인까지 저지르고 다니고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그걸 감싸고돌았다면 진짜 막장 사회 아니고서야 법의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그리고 지동만 회장은 그만한 자리에 있었으면서 인망이라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게 드러났는데, 교도소장은 이미 가책 때문에 이한신 편으로 돌아선지 오래고 서동훈 변호사는 그럴 기미가 있기는 있었지만 이번 11화에서 지동만 회장을 배신하는 루트를 타더라고요. 그런데 이 서동훈의 배신이 갑작스러운 게 아니라 뭔 일을 해도 버러지 취급에 폭언과 갑질을 받은 게 원인이라 납득이 갔다는 거... 그리고 서동훈의 성격 자체가 누구에게 의리를 지키는 타입은 아닌 것 같지만 비인간적인 성향은 아니며 최원미와 만나는 자리에선 솔직하게 자기 심경을 털어놓는 등 친근감은 있는 스타일이에요. 거기다 최원미와는 친해졌다고 회사 일을 털어놓으면서 알아서 오정그룹의 약점을 알려주는 등 좋은 일만 하고 있다고 할까요? 따지고 보면 의리가 있는 성격이라는 것도 사람을 봐가면서 따져야지 빌런이나 다를 바 없는 자에게 의리를 지키면 손응준처럼 범죄자 루트를 타는 길밖에 없겠다 싶었고요.

 

이번 회차에서는 이한신이 구속된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었지만, 중반부부터는 시청자들에게 조금씩 사이다를 안겨주기 시작하는데요. 일단 이한신은 지금의 상황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대비를 해 두었다는 점입니다. 지동만이 여론전을 펼치자 자신 역시 인맥을 동원해 여론전을 펼치는데 여기서 최화란 사장이 이한신과 천수범 과장의 누명을 유튜브로 기사화하는 기자를 보면서 잘생겼다고 칭찬하는 장면이 웃겼다고 할까요? 이한신 일편단심은 아니었던 모양. 거기다 천수범 과장의 재심을 청구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지동만 회장의 편에 서서 비리를 저지르던 가석방 심사관 정국장이나 경찰팀장 같은 인물들을 고발하여 처벌을 받게 하고 자신은 박진철과 함께 구속에서 풀려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 누명 사건 때문에 결국 지동만 회장이 묻어놓은 다른 범죄들이 알아서 드러날 것이며 결국 지동만 회장의 자승자박이 될 것임을 예측하는데 여기서 머리를 써서 자신이 갖고 있는 동영상 증거를 지명섭에게 들키지 않게 보관한 최원미도 이한신의 편에 설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