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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예능 및 기타

『벌거벗은 세계사』 리뷰 : 뻘밭에서 2천조의 땅으로! 세계 경제의 상징 맨해튼 (2025. 1. 2. 작성)

by 0I사금 2025.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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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정이 있어 『벌거벗은 세계사』의 본방을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대신 재방송은 되도록 보려고 하는 편인데 오늘 보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TV를 켜자 『벌거벗은 세계사』 184화의 재방송을 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 방영한 184화의 내용은 바로 미국 뉴욕의 맨해튼이 어떻게 경제 중심지로 성장하였는지 그 기원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짚어보는 내용이었는데요. 보통 역사라는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다룬다고 하더라도 경제적인 내용이 나온다면 좀 어려운 분야라고 지레짐작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번 184화에서 다룬 맨해튼은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금융의 중심지나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제법 어려운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번 강연은 관련 지식이 얼마 없는 상태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쉽게 진행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은 들어본 적 있던 경제 용어나 사건이 어떤 의미인지 자세하진 않아도 대강은 이해할 수 있을 듯했어요. (나스닥이라거나 다우지수라는 용어나 월가 시위의 배경이라거나...)

이번 강의를 담당하신 교수님 정보입니다. 게스트 관련 정보는 이후 관련 기사가 뜨면 첨부할 예정이에요.

 

이번 『벌거벗은 세계사』 184화 역시 으레 그렇듯 역사적인 사건과 관련이 깊은 장소로 여행을 가는 컨셉으로 시작합니다. 이번 회차의 주제가 맨해튼이니만큼 부각되는 곳은 당연히 미국 뉴욕주의 맨해튼인데, 맨해튼의 규모에서부터 현재의 거리 모습 등 그 위상을 보여주는데요. 하지만 강연에서 설명하는 맨해튼의 아주 초기 모습은 상당히 의외의 장소로 현재는 금융과 경제의 중심지라는 휘황찬란한 배경과는 어울리지 않게 진흙으로 가득 찬 늪지대였다는 설명이 등장합니다. 즉 현재의 맨해튼은 물론 과거 경제도시로 성장한 맨해튼은 뻘밭으로 가득 찬 땅을 간척하고 정비한 결과물인 셈. 과거 네덜란드와 영국의 식민지가 되기 이전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자리 잡은 그곳은 굴과 비버가 가득한 천연자원이 풍부한 땅이기는 했지만 초기 개척자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장소로 여겨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과거 맨해튼의 이름은 원주민들의 용어로 '마나하탄'이었으며 맨해튼이란 이름의 어원이 되었는데, 여기서 중요한 허드슨 강의 이름은 이곳을 개척한 네덜란드인 선장 허드슨에서 따왔다는 설명이 첨부돼요. 맨해튼이 본격적으로 무역 도시로써 거점이 된 것은 네덜란드의 서인도회사가 그 가치를 눈여겨보고 개척을 시작하면서인데, 앞서 언급했든 맨해튼에는 유럽 귀족들이 즐겨 먹던 굴과 비싼 가죽을 얻을 수 있던 비버들이 다량 서식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네덜란드인들은 화폐 개념을 모르던 원주민들을 상대로 헐값(현재 기준 한화 160만 원 정도)으로 근방의 땅을 사들이고, 떠나길 거부하는 원주민들을 학살하는 인종청소를 벌이는 등 그 암울한 역사 역시 빠지지 않고 설명됩니다. 이후 무역도시로써 맨해튼이 성장하기 위해 도시에서 공식적으로 아프리카 등지에서 잡아온 사람들을 노예로 매매했다는 비인간적인 역사 또한 빠지지 않고 설명이 되고요.

맨해튼은 본래 네덜란드의 식민지로 출발했지만, 이후 영국의 식민지가 된 건 17세기 해상 패권을 두고 일어난 영국과 네덜란드의 전쟁(영란전쟁)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부상하고 있던 영국은 네덜란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맨해튼을 차지하는데 여기서 네덜란드의 패착이라고 할지, 내륙에서의 침입만 막으면 된다고 여겨 방어벽을 설치하고 바닷가 쪽 방비는 소홀히 한 나머지 영국 해군의 침공을 막지 못했다는 설명이 등장합니다. 이때 건축된 방어벽은 이후 월스트리트의 기초가 되었다는 설명은 덤. 결국 네덜란드는 맨해튼을 영국에게 넘겨주게 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이 독립하게 되면서 맨해튼은 미국의 중심 경제도시로 발판을 다지게 됩니다. 맨해튼은 중국에게 맨해튼 지역에서 나는 인삼을 팔고 대신 녹차와 홍차를 사들이면서 어마어마한 이익을 냈고, 그 결과 상업은행을 건립하게 되면서 점차 금융의 도시로써 탈바꿈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MC들이 북미 대륙에서 인삼이 났다는 이야기에 놀라는 부분이 재미있는 장면이었다고 할까요. 뭔가 인삼하면 동양적인 느낌이 강한 작물이라 보면서 미국의 땅에서 나는 인삼은 상상이 잘 가지 않기도...? 하여간 맨해튼은 이후로도 시기를 잘 탔다고 해야 할지, 이리 운하와 철도의 건설로 미국 내의 사람들을 끌어들이게 됩니다.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서 당연히 맨해튼의 땅값이 오르고 도시가 정비되기 시작했으며 그야말로 부(冨)와 돈이 맨해튼으로 모이는 결과가 생겨나게 되는데요. 맨해튼이 금융의 중심지로 더 부각되기 시작한 건 유대인 출신 금융재벌들이 맨해튼에 자리 잡게 되면서인데 흔히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 리먼 브라더스(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파산)와 골드만삭스, (유대인으로 오해받지만 유대인은 아닌) 금융재벌 JP모건이 여기서 언급됩니다.

 

이후 맨해튼은 주식과 채권을 이용하여 돈을 보는 경제도시로써 자리매김하게 되는데 여기서 오고가는 금액의 액수는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 경제 뉴스에서 흔히 등장하는 다우지수라는 용어는 월스트리트 저널을 만든 찰스 헨리 다우가 만든 용어로 주식의 종류를 세분화하여 그 평균값을 낸 것이라는 간단한 설명이 언급됩니다. 또 흔히 언급되는 나스닥은 뉴욕경제증권소와 비슷하지만 사람이 아닌 컴퓨터를 이용해 주식을 판매하는 증권 거래소라는 설명이 등장하며 우리가 알만한 유명한 기업들이 여기서 상장되었다는 이야기가 첨부되기도 해요. 보면 사람만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 역시 시기를 잘 탄다는 경향을 받았는데 맨해튼은 유럽에서 일어난 1차 세계대전으로 미국이 특수를 누리면서 한층 성장하고, 이후 2차 세계대전으로 대공황을 극복한 뒤 미국이라는 땅의 안전성을 인정받으면서 금융 중심지로 부각되기 시작한 거거든요.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 맨해튼에서 벌어진 경제적인 사건 또한 그 여파가 엄청났는데 대표적인 것이 영화(The Wolf of Wall Street)로도 제작된 바 있는 사기꾼 조던 벨퍼트의 주가 조작 사건과 부동산 폭락으로 발생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그리고 전 나스닥 위원장이었던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 사건입니다. 특히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부동산 가격이 치솟았을 때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시민들(약 400만 명 추산)이 이후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게 되자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파산하여 살던 집에서 쫓겨나거나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 대출을 해준 은행들도 돈을 회수하지 못하여 파산하자 투자를 해준 금융회사도 연쇄적으로 파산하는 등 그 여파가 충격적이었다는 게 드러나게 돼요. 앞서 언급된 리먼브라더스마저 이때의 여파로 파산하게 되었다고 언급됩니다.

 

버나드 메이도프의 사기는 그 피해 액수가 72조원으로 진심 어마어마한 피해를 낸 사건이며 결국 메이도프는 죄상이 드러나 수감되고 그 가족들도 풍비박산 났을 뿐만 아니라 본인도 150년 형을 선고받았다는 게 그나마 피해자들에게 위로라고 해도 될까요? 사기꾼에게 150년 형을 선고하는 것을 본다면 미국은 한국과 달리 경제사범에 대해선 엄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버나드 메이도프에 대해 찾아보면 결국 수감생활을 하다가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검색으로 찾아볼 수 있더군요. 이후 이런 일련의 사태들은 후에 월가의 대규모 시위를 촉발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으며 월스트리트의 문제는 미국 대선에서도 정치적인 공약이나 쟁점으로 자주 언급되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경제 요직에 월가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대선 전에 언급되었다가 대선 후에는 입을 싹 닫아버리는 게 정치판은 어디나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회차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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