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얼마 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입니다. 이 책은 제목이 눈에 띄었는데 저 이전에도 다른 사람들이 꽤 대출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책이 들어왔을 당시 흉흉한 일들이 많이 터졌기 때문에 한번 예방차원에서 빌려갔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책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재난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었는데 첫 부분에는 만화가 등장해서 책의 모든 내용이 만화로 이루어진 것인 줄 착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오늘 다시 자세히 읽어보니 그런 것이 아니라 앞부분에 서너 페이지 정도의 짧은 만화와 만화와 이어지는 글(이야기)로 구성되고 한 챕터가 끝나는 사이에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각종 재난 사고에 대한 설명, 그 원인과 참상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해주고 관련 사고를 당할 경우 대비법에 대해서 알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책의 이야기는 바비와 브라보라는 초등학생 남매를 주인공으로 이 두 아이들이 사고를 경험하면서 재난 대비에 관심을 갖고 우리 사회에 있었던 각종 재난들과 같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하는지를 어른들의 도움과 여러 방면으로 알아가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야기 자체는 뭔가 굉장히 흥미롭거나 소설적인 전개를 가지는 것은 아니고 학습만화와 같은 분위기로 아이들에게 재난과 재난 예방/대비 방법을 설명해 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책이 이런 방식을 택한 것은 아무래도 이 책이 연령대를 상관하지 않고 폭넓게 읽히기 위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덕택에 어렵지 않게 책의 내용을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류의 책은 일반 재난 대비 서적보다 어린아이들에게 읽히기 쉽기 때문에 가정에 한 권 정도 구비해서 자주 읽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책에선 단순 예방과 대비만이 아니라 그동안 일어났던 각종 사건 사고들의 원인에 대해서도 고찰해나갑니다. 대부분의 사건이 불가항력의 자연재해라기보단 사람들의 안전불감증이나 시설 미비 등으로 인해 벌어진 참사가 대다수라는 것은 사회의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거기다 책의 첫 편을 장식하는 관련 사고는 다름 아닌 삼풍백화점 참사로 이제는 거의 30년이나 된 사고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중심인물인 바비와 브라보는 이 사건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더군요. 이 사고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책에서도 어느 정도 지적하듯 현재 일어나는 사고들을 보면 이 이십 년 전과 지금과 사고 예방에 한해선 크게 변한 게 없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학교에서라도 이런 사고 예방법에 대해서 많이는 아니더라도 필수적으로 가르쳐 준다면 사고 예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건 아니라 이것은 좀 예전에 건너 들은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가 언제 한번 듣게 되었던 일화를 다시 들려주신 일이었는데요. 어디인지 모르지만 모 어린이집에서 어린 원생들을 상대로 자체적으로 화재 대피 훈련을 빠짐없이 시켰고, 진짜 화재가 있던 날 대피 훈련에 익숙해졌던 아이들은 한 명도 다치는 일 없이 화재현장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죠. 오히려 그날 다친 사람은 아이들을 구하려 들어간 학부모 한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도 더불어서요. 이 이야기를 듣고 그 어린이집은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런 어린이집 하나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이런 재난 대비 훈련이나 교육을 시킨다면 심지어 어른한테도 알릴 수 있다면 참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가정집에서도 필요함 직한 소화기가 우리 집에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새삼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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