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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손 the guest』 2화-3화 리뷰 (2018. 12. 30. ​​​작성)

by 0I사금 2024.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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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손 the guest』를 보기 시작한 순서는 중반 회차가 먼저고 이후 1화의 재방송을 보게 된 후 다음 회차까지 찾아보게 되면서 전편을 정주행하게 된 셈입니다. 먼저 1화부터 차근차근 마지막화까지 본 사람들의 평에 따르면 최종화의 반전이 허술한 부분을 지적하는 평이 많았는데요. 드라마 내의 개연성과 미회수된 떡밥 문제, 특히 마지막 화 박일도 20분 설명충 같은 장면과 불어 첫 번째 부마자가 언급한 '신부는 동생에게 간다'라는 예언이 이루어지지 않고 재등장할 거 같은 떡밥을 준 최상현 신부의 존재는 죽음으로 증발해버리면서 허무하게 풀어버려 완성도에 좀 흠이 갔다는 평도 들은 바 있습니다.


사정 상 드라마의 2화와 3화 회차는 마지막화의 본방을 보고 나서 뒤에야 제대로 찾아 볼 수 있었는데요. 막 화가 급하게 만들어진 모양새를 띄어 아쉬움이 커서 그랬는지 2화와 3화는 상당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구마 의식이나 공포 연출이 눈에 더 들어오기도 했는데요. 전등의 박임이나 부마자의 연기처럼 단순 악령이 빙의되었다는 장면만이 아니라 주인공의 감응 능력 등을 활용해서 전체적으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잘 연출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폭력 수위에 대해선 본방이 밤 11시에 하는 드라마니 딱히 불만은 없었지만 그래도  항의가 많았으려나 싶긴 했습니다. 이런 부분이 드라마 후반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던 것을 보면 말이죠. 또 드라마의 설정 중 굉장히 유용했던 점으로는 주인공들이 쫓는 악령의 존재 '박일도'는 바다에서 왔다는 것을 이용한 점으로 박일도 혹은 박일도라 불리는 큰 악령이나 그가 부리는 하급 악령에게 씐 증거로 주변에 비린내와 바닷가 근처가 아닌데도 바닷물이 발견되고, 구마 의식을 끝내는 묘사로 부마자가 바닷물을 토해 내는 모습으로 악령에게서 벗어났다는 것을 확실히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는 점이 영리했다는 생각.


그런데 앞의 미회수된 떡밥 문제와 더불어 아무래도 박일도의 진짜 빙의자가 누구냐는 점은 드라마 초반에서조차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첫번째 부마자가 말한 '신부는 동생에게 간다'라는 대사가 3화까지 강조되어 화평이 최윤의 존재를 상기하여 찾는 단서가 되었고, 화평이 악몽 속에서 최 신부를 보는 장면이 연출된 것은 꼭 후반에 최 신부가 다시 돌아온다는 떡밥과 더불어 박일도=최윤의 형일 수도 있다는 떡밥을 줄만한 부분이었으나 중반 그의 죽음이 확인되면서 부마자의 예언은 매우 애매해지더라고요. 이 예언이 실은 최 신부가 아니라 양 신부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다른 데서 보긴 했는데 양 신부 역시 박일도가 아니었을뿐더러 최윤의 회상 장면에서 양 신부는 최윤을 키워 준 사람이라 저 예언에 부합한다고 보기도 어렵거든요.


또 그 말 많은 반전이었던 윤화평의 할아버지는 윤화평을 괴롭히기에는 윤화평이 유일하게 평온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윤화평의 마음을 부순다기에는 너무 애정 충만한 할아버지와 손자의 모습을 보여줬는지라 막화의 반전이 더 어색하게 느껴졌을 정도. 2화에서 부마자의 집에서 나눔의 손과 양신부의 사진이 나온 인쇄물이 발견되어 떡밥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윤의 형이 죽음으로 황급하게 처리된 거나 후반부 급전개를 생각해보면 중간에 설정이나 내용을 급하게 바꾼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더불어  최윤의 형이나 나눔의 손 관련 인물들이나 캐릭터가 상당히 소모되었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본편의 내용으로 돌아와서, 주인공 화평과 최윤 그리고 길영의 첫 만남은 부마자가 된 최 신부가 자기 식구를 참살하던 날이 처음. 이때도 화평과 길영이 먼저 만났고, 그다음 집에서 도망친 최윤과 마주치는데 20년 뒤의 만남도 화평-길영, 그다음 최윤의 순으로 이루어집니다. 세습무인 화평의 집안에서 신부를 불렀던 것처럼 두 번째 만남도 무당인 육광이 자기 힘으로는 무리라며 신부를 불러서 이루어졌다는 게 공통점으로 의도적인 연출인가 생각이 들었고요. 이 셋은 중반에도 자기 고집을 양보하지 않아서 부딪히는 면이 강했는데 특히 초반부에는 더욱 그런 면이 두드러져요. 2화와 3화 분량에서 서로의 과거를 아직 모른다는 점도 있는데 후반부랑 비교해 본다면 이 셋의 관계도 엄청 발전했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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