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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손 the guest』 1화 리뷰 (2018. 10. 6. 작성)

by 0I사금 2024.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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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손 the guest』는 본방이 아니라 우연히 재방송을 통해 접하게 되면서 흥미를 가지게 된 드라마입니다. 일단 1화 초반부터 공포영화 뺨치는 분위기에 오싹하고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좀 놀라기도 했는데요. 드라마의 소재가 악령이 사람의 몸을 빌려 사람을 해치는 사건을 주인공들이 해결하는 이야기이니 살인 사건은 당연히 자주 등장하는 편이며 유혈 묘사도 상당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직접적인 살해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데 그것이 상상을 통해 공포를 더 확대하는 효과를 주고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1화 악령에게 씐 최 신부가 무기를 휘두르면 그것이 직접 피해자에게 맞는 장면이 아니라 피가 튀는 장면만 묘사되는 등. 직접적인 상해 장면보다는 오히려 이런 효과를 좀 더 선호하는 편이라 연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보면서 가장 끔찍했다고 생각했던 장면은 초반에 윤화평의 삼촌이 악령에 씌어 자신의 눈을 찌르는 장면이었다고 할까요.


대강 주인공들 정보는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설정 상 어릴 적부터 신기가 있던 현 택시 기사 윤화평(배우 김동욱 분), 신부 최윤(배우 김재욱 분), 형사 강길영(배우 정은채 분)이 중심인물이며 이 셋은 공교롭게도 어릴 적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얽혀 있는 관계입니다. 드라마가 한국의 토속적인 무속 신앙에서 시작해 천주교의 구마 행위로 옮겨가는 과정이 어색하지 않게 묘사되어 이질감이 적은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마 이것은 작 중에서 사건을 만드는 악귀의 존재가 서양의 악마보다는 전통 신앙 속의 악귀에 더 가깝기 때문인 듯해요.


여기서 주인공들을 비극으로 몰고 간 악령의 정체는 동해 바다 깊은 곳에서 올라왔다는 귀신이라고 지칭됩니다. 이름은 박일도라고 칭해지는데 이것이 과연 인간일지 아니면 인간과 다른 무엇인지는 앞으로 차차 드러날 예정이겠지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 토속신앙이나 전래담 속에서도 사람을 해하는 악귀나 귀신, 요괴와 같은 존재는 드물지 않게 등장하는 편인데 이것이 서양에서 말하는 악마와 무조건 대치될 수 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사악하다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있고, 작 중 등장하는 악귀 박일도는 이런 존재에 가깝지 않을까 추측했습니다.


예를 들면 책 『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 같은 데서도 언급되듯, 옛날 사람들은 사람을 해치는 무서운 귀신과 사람들에게 장난을 치는 하위 신에 가까운 도깨비를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鬼로 기록했기 때문에 혼동이 생겨난 경우가 많은데, 도깨비가 아닌 '귀'의 경우에는 인간을 해하기 때문에 쫓아내거나 달래야 하는 전승이 있고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악귀 박일도는 그런 존재에서 모티브를 따오지 않았나 싶어요. 참고로 제목의 손은 옛날 사람들이 마마귀신과 같이 해로운 귀신을 두려워하며 부르던 호칭(예 : 마마손님)에서 따온 것으로 추측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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