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손 the guest』는 중반 회차인 8화부터 보기 시작했고 마지막화까지 본방을 사수한 후 재방송이나 모바일 결제를 통해 1화에서 다음 회차들을 차근차근 찾아본 경향이 있습니다. 마지막화의 허술한 부분과 반대로 초반부인 4화의 전개는 굉장히 타이트하게 진행되어 흥미를 유발하는 구석이 많았어요. 역시 드라마든 영화든 만화든 소설이든 전개가 빠른 것이 몰입에도 탁월하단 생각인데 이런 점은 드라마 후반부엔 질질 끌기가 심해서 더욱 비교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폐차장 형제 에피소드는 구마 의식이 실패한 케이스로 주인공들한텐 트라우마급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볼거리는 많은 편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인질로 잡힌 화평과 최윤, 그리고 히어로 역할을 담당하는 강길영이라거나. 문득 폐차장 형제 에피소드를 보고 나니 주인공들 본업은 무사한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 죽은 남자친구의 복수를 하려고 부마자가 된 다 에피소드에서는 보면서 여자의 복수가 끝난 다음 구마하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적인 상황에서 주인공들의 본업은 박일도 찾기와 악령 퇴치지만 그들이 현실적으로 하는 택시기사/형사/신부 일은 저 셋 성격으로 제대로 굴러가려나 싶었습니다. 윤화평은 차가 멀쩡할 날이 없고 감응이 불쑥 찾아오면 운전은 제대로 할 수 있나 싶더라고요. 또한 초반부 에피소드에는 은근히 개그코드가 많이 들어갔는데 육광이랑 고형사가 나오는 장면은 몇 부분 심각해질 때를 빼면 거의 코믹합니다. 그런데 은근 육광이 신기가 들렸을 때 보는 자신이 죽는 장면은 후반부 복선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강길영 입장에서 고봉상은 진심 성격 좋은 선배인데 강길영 챙겨주는 것도 그러려니 와 사람이 상당히 배려가 있었습니다. 근데 윤화평과 강길영 사이를 미는 건지 마는 건지 애매한 부분이 있기도 했어요.
그리고 드라마 초반에는 최윤화평보다 길영화평 케미가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 거 같았습니다. 뭔가 길영과 화평 쪽이 먼저 마음을 트는 느낌이라서요. 은근히 드라마에서 미는 편이 아니었나 싶었는데 그래도 러브라인 같은 것을 직접 보여주지 않아서 좋은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쪽이 상상의 여지가 더 넓어지니까. 이때쯤에 재등장하게 된 양신부(배우 안내상 분)는 그냥 나올 때부터 흑막 포스를 부여주는 것이 암만 생각해도 양신부에게 박일도가 빙의되었다는 설정이 나았다는 생각이고 윤화평의 유일한 애착 대상이었던 할아버지를 반전 코드로 쓴 건 진심 에러였습니다.
드라마 내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최상현 신부 재등장 떡밥으로 최상현의 유골이 드러나면서 허무하게 사라졌는데 만약에 최상현이 살아있었고 부마자로 등장했더라면 전개가 어떻게 됐을까 상상이 들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화평 못지않게 최윤이 가엾다고 생각한 이유는 부모는 형에게 참살, 형은 부마되어 자살, 스승이자 양부 격인 양신부는 흑막 중 하나로 점쳐져서 그 주변에 남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여실히 들어서였어요. 그래서 만약 형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면 최윤의 입장이 고통스럽긴 하더라도 어떤 의미로 지킬 거 하나는 남은 인생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드라마 전개를 보면 나중에 최윤이 지키게 되는 하나가 윤화평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번 회차들을 보면서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은 다음 두 장면인데 5화에선 최신부의 유골이 발견되고 현재의 인물들이 서로 관련이 있단 것을 알고 확인을 위해 당시 사건이 있던 최윤의 집 앞에서 세 사람이 모인 장면은 시기적으로 밤이었고, 6화 김륜희의 구마 의식이 성공한 후 하수처리장 부근에서 모인 세 사람이 박일도 찾기를 결심하는 장면은 시기적으로 낮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두 장면은 비슷하면서 대비적이었고, 또한 세 사람의 심리 또한 그전의 앙금을 극복한 것이 보였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배치되었던 장면 같았고 가장 멋진 연출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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