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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마인』 2화 리뷰 (2022. 6. 19. 작성)

by 0I사금 2025.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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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통해 보게 된 tvN 드라마 『마인』 2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재벌 가문, 그것도 사정이 복잡한 집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갑질이나 이혼, 불륜 암시 같은 자극적인 요소는 다 있으면서도 보는 사람 답답하거나 짜증 난다거나 하는 느낌은 적은 것 같네요. 물론 앞으로 본격적으로 내용이 전개되면서 좀 바뀔 수 있는 감상이긴 합니다만. 그리고 엠마 수녀님의 입으로 어떤 '살인 사건'에 대한 암시가 오프닝에 나오면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시작도 하지 않았구나 싶은 느낌. 지금 가장 스토리적으로 파란을 몰고 올 인물은 현재 서희수와 한지용의 아들 하준의 튜터로 들어온 강자경으로, 강자경은 1화에서 서희수의 드레스를 입고 춤추는 모습에서 보여주듯, 서희수의 자리를 노리는 인물이라는 게 확실하게 암시돼요.


그렇다면 엠마 수녀님의 내레이션으로 나오는 피투성이 두 남녀 중 한 명은 혹시 강자경인 걸까요? 강자경의 존재, 그리고 강자경과 얽히게 될 한지용을 뺀다면 드라마는 의외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속내나 비밀을 그다지 숨겨두는 클리셰는 쓰지 않는다는 게 특이점이에요. 강자경은 한지용의 아들 하준에게 지나칠 정도로 지극정성이라 혹시 그의 친모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들었고요. 하준 친모의 죽음이 단순 교통사고 정도로만 언급되는 게 의심스럽달까. 하지만 이 둘을 제외하면 정작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딘가 허술한 구석이 있다거나  개그 캐릭터 같은 면모를 보여서 갑질이나 히스테리 같은 장면이 등장함에도 보는 사람 화나기보단 웃기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분명 돈지랄도 어마어마하고 갑질도 심한데 왜 이렇게 웃긴 건지...


거기다 주인공이 서희수마저 예의를 잔뜩 차리지만 그냥 당하고만 있는 성격은 아니고 그야말로 기 셈의 형상화한 것 같아서 시모나 시누이한테 한 소리 하는 등 은근 사이다 같은 장면도 많았고요. 오히려 자기 성지향성을 숨기고 있던 정서현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여린 구석이 많겠다 싶더라고요. 이 캐릭터가 레즈비언이라는 스포일러는 미리 접한 적 있지만 설마 2화에서 그렇게 빨리 드러낼 줄은 몰랐다고 할까. 정서현 성격이나 성향을 본다면 한진호와 결혼한 건 좋아서가 아니라 진짜 집안 문제 때문이겠다 싶더라고요. 그런데 효원 그룹에서 한지용을 제외한 두 자식 한진호나 한진희나 화가 나면 물건 집어던지고 소리 지르는 성격은 딱 양순혜에게서 물려받은 것 같은데 일단 두 자식은 성격이 나쁘다 싶을 뿐, 악당은 못되겠다 싶은 인물로 보이더라고요. 


일단 효원그룹 장남인 한진호는 정서현에게 잡혀 살고, 첫 번째 부인은 남편의 알콜 중독을 못 이기고 도망갔다고 대놓고 나오는 처지라 술 마시면 자기 연민에 부인이 도망간 사실을 언급하며 징징거리고, 재벌가 장남이면서 돈줄은 막힌 건지 시시때때로 즉석복권을 긁는 모습을 보여줘서 뭐 하는 건가 싶더라고요. 또 동생인 한진희는 베이커리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빵의 퀄리티를 가지고 판매되는 상품을 집어던지며 난리를 치는 등 못된 짓은 하지만, 오히려 기사가 나서 역풍을 맞고 집안의 변호사는 물론 서희수나 정서현도 적극 도와주지 않아 전전긍긍하는 등 뭔가 꼴사납게 당하는 삼류 악당 같은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한진희와 이혼하고 싶다면서 오빠인 한진호에게 도와달라고 징징거리는 남편의 모습도 덤으로 개그. 


이번 2화에서 가장 웃겼던 장면은 한회장의 부인인 양순혜가 전편에 나온 블루 다이아에 노골적인 미련을 보이며  공구 따위로 보석이 담긴 금고문을 열려고 하는 장면이었어요. 그냥 모자 셋이 단체로 개그 같았달까. 고용인인 주집사(배우 박성연 분)도 어딘가 콧대 높은 삼류 악당스럽지만 코믹함으로 따지면 이 셋을 못 이길 정도. 진짜 못돼 처먹은 인간들인데 웃기긴 웃겨서 그 집 고용인들이 막장 드라마 보는 심정으로 그 집에 붙어있는 게 아닐까 싶은 느낌. 참고로 여기서 일하는 김집사(배우 이중옥 분)도 개그 캐릭터인데 다름 아닌 배우가 『타인은 지옥이다』의 홍남복 맡은 분이라 괴리감이 크더라고요. 이번 2화에서 좀 진지했던 장면은 효원그룹 첫째 손자인 수혁이 이제 들어온 메이드 유연에게 관심을 보이는 장면이나, 강자경의 의미심장한 행동들 정도인데 강자경은 등장할 때마다 스릴러 느낌도 나는지라 묘하게 긴장감이 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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