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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마인』 3화 리뷰 ( 2022. 6. 21. 작성)

by 0I사금 2025.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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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인』 3화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는 소재 때문에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배우들만 보고 봤다가 예상외로 취향에 맞는 드라마라 놀라고 있는 중이에요. 겉으로 보아서는 상류층 재벌 일가의 불륜이랑 암투 같은 막장 드라마에 나올 법한 자극적인 소재를 표방하는 것 같지만, 등장인물들이 보는 사람들의 발암을 일방적으로 유도하는 경향은 적고 오히려 흔한 드라마에서 악역으로 등장할 법한 인간들은 분명 그 못된 행각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거든요. 아마 보통의 드라마였다면 효원 그룹 가문 회장의 부인인 양순혜나 그 아들딸인 한진호나 한진희가 악역이 되었을 법한데 여기선 거의 개그 캐릭터에 가까운 듯. 못됐는데 정감 가서 보다가 최애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중간중간 스릴러 분위기를 넣으면서 앞으로 어떤 사건이 크게 하나 터질 거라는 암시를 계속 주고 있는데요. 이것이 미혼모 지원 센터를 운영하는 엠마 수녀의 내레이션에 계속 등장하는 남녀가 살해당한 것으로 보이는 사건(추정)도 있고, 현재 효원 그룹 차남인 한지용과 그 부인 서희수의 집에 떠도는 불길한 기운도 있어요. 특히 강자경 같은 경우는 처음엔 그저 서희수의 자리를 넘보는 여자일까 싶었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아들 하준의 친모 -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세간에 알려진 여인이 맞다고 거의 확인시켜주더라고요. 승마 수업 도중 말이 멋대로 날뛰는 바람에 떨어질 뻔한 하준이를 몸을 날려 구한 것이나, 학교에서 하준이를 괴롭힌 지원이란 아이의 엄마를 찾아가 손찌검을 한 걸 보면 거의 확정. 


그나저나 지원이란 애 엄마는 아들이 하준이를 괴롭히는 잘못을 저지르긴 했지만 서희수한테 협박당하고, 강자경한테 뺨을 두 대나 맞고 나중에는 좀 불쌍하게 보였을 지경이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묘사를 통해 강자경은 단순 야망 때문에 서희수의 자리를 넘보는 게 아니라 친아들 때문에 수시로 그녀의 위치를 밀어내려 하는 게 드러났는데 강자경의 진실이 밝혀진다면 그녀의 존재를 알면서도 묵인한 한지용은 진짜 천하의 쓰레기남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겠네요. 부인이 버젓이 있는 상태에서 친모라는 사실을 숨기고 들어온 강자경을 애써 모른척하는 상황이니... 심지어 집안에서 그의 그런 행동은 그의 친부인 한 회장의 한 짓과 너무 판박이인데 이래서 피는 못 속이는 건가 싶었을 정도.


어떤 의미에서 한지용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양순혜의 입장이 조금은 이해가 될 정도라고 할까. 그런데 한지용도 좀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실력와 인망은 이미 출중하면서도 한 회장이 쓰러진 상황에서 회사의 대표 이사 자리를 형인 한진호한테 양보하여 의문을 자아내는데, 말로는 자신이 대표가 되면 후계자인 하준이 부각되어 가정사가 드러나 아이가 상처받는 게 싫다는 이유지만... 현 회차에서 한지용은 서희수에게 좋은 남편 노릇을 하고 있지만, 어딘가 의뭉스러운 구석이 많아요. 그리고 충분히 암시되는 한지용과 강자경의 관계 때문에 서희수와 양순혜는 그 입지가 비슷해 보이면서 다르다는 차이점을 확연히 느낄 수도 있었고요. 적어도 양순혜는 서희수가 하준을 아끼는 것처럼 한지용에겐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뚜렷하니까.


하여간 현재 시점에서 강자경의 존재가 더 무게가 있게 묘사되고 있기 때문에 양순혜의 히스테리나 한진희의 갑질이 기사화되는 건 웃긴 수준이에요. 이번 3화에서 가장 웃겼던 장면은 한진희의 갑질이 기사화가 되자 자기 성격은 엄마한테서 배운 거라며 모녀 둘이서 바락바락 싸우던 장면이었는데 와중에 고용인인 주집사는 왜 집안에 카메라를 설치하는지 그 꿍꿍이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실제로 양순혜의 언행이나 다른 이들 영상을 비디오로 몰래 촬영한 것도 그렇고 하는 짓은 삼류 악당 같은데 의도를 모르겠다는 싶은 부분이 많아요. 거기다 김집사가 블루 다이아의 시가를 알고 전편 양순혜처럼 공구 들고 금고 열려는 장면도 개그였습니다. 근데 김집사는 은근 그 집안의 한진희랑도 잘 어울리는 것 같은 느낌. 러브라인보단 코믹한 분위기로?


재미있는 건  한 성깔 자랑하는 양순혜와 한진희도 첫째 며느리인 정서현에게 꼼짝도 못 하고, 아들인 한진호도 부인의 눈치를 보는 걸 보면 집안의 실세는 정서현인데 하준의 기사를 막기 위해 한진희의 갑질 사건 기사를 막지 않은 서희수를 보면서 자신과 다르다는 말을 한 걸 보면 정서현은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 효원 그룹이라는 조직의 이미지를 더 우선시하는 인물로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정서현도 과거 회상 씬을 보면 굉장히 큰 이슈가 터질 것 같던데... 계속 나오는 여자가 연인 맞겠죠? 하여간 등장인물들 서사가 하나같이 흥미진진한데 유일한 옥의 티라 한다면 한수혁과 김유연의 러브라인이라고 할까. 재벌 3세와 고용된 메이드, 그것도 남자 쪽이 첫눈에 반해서 티를 내는 장면은 너무 흔해빠진 로맨스 구도인지라 참신함도 없고, 몰입도만 떨어뜨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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