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4시즌 8화 리뷰 (2022. 7. 19. 작성)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4시즌 8화 리뷰입니다. 이제 4시즌도 한 회차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인데 후반부로 올수록 방영 시간이 길어져 혹시 마지막 회는 어느 정도일까 살펴보니 무려 두 시간이 넘더라고요. 현재 8화만 하더라도 한 시간이 훌쩍 넘는데 마지막 회차는 두 배는 되는 분량. 저건 드라마가 아니라 거의 영화에 필적하는 분량이던데 마지막 회다 보니 풀어야 할 내용이 많은 건 이해가 가지만, 기왕 저럴 거면 반으로 나누어 4시즌을 10화 분량으로 만들면 안 되었나 하는 뻘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뭐 분량에 대한 감상이 어찌 됐든, 드라마 본편으로 들어가면 낸시는 다행히도 베크나의 마수에서 빠져나오고, 엘은 초능력을 회복하긴 합니다. 

전편에서 낸시가 베크나의 감응에 걸려 혹시 타깃이 된 건가 걱정을 했는데, 낸시가 바버라 관련으로 죄책감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멘탈로 따지자면 손에 꼽을 정도로 난 인물이었거든요. 알고 보니 베크나가 낸시에게 접촉한 건 낸시를 해코지하여 일행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낸시를 통해 일레븐에게 경고의 의미를 보내려는 의도더라고요. 엘(일레븐)에게 자꾸 자기 말을 전하라고 강요하는 걸 보면... 결국 마지막 회차는 001과 엘의 피 튀기는 초능력 싸움이 될 거라고 예상을 합니다. 엘의 잠재 능력이 더 대단하다는 사실은 브레너 박사도 인정했는데, 호킨스 연구소에서 있었던 학살의 진실은 실은 감시 카메라를 통해 전말을 다 알고 있었다는 반전. 

이 장면이 이번 8화에 드러났기 때문에 그동안 브레너 박사가 빼박 엘을 학살의 장본인으로 여겨 학대한 것으로 착각을 한 셈입니다. 그런데 브레너 박사는 제 딴에는 엘을 위한다고 하면서 엘에게 고통을 주는 방식만 취해왔고, 001의 만행을 본다면 4시즌의 발단에도 그의 책임이 없다고 못 해요. 호킨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도 커서 세탁이 어렵겠거니 했는데 이번에 결국 퇴장을 하더라고요.  그동안 엘을 위험분자로 여겨 쫓고 있던 설리번 중령의 군대가 연구소에 들이닥치는 바람에 오언즈를 제외한 연구진은 거의 사살당하고, 브레너마저 총에 맞게 됩니다. 여기서 브레너의 자승자박이라고 느껴진 게 호킨스에 있는 친구들을 구하러 가겠다는 엘을 붙든답시고 마취 주사를 놓는 바람에 엘이 사격을 하는 군인들을 대응할 기회를 한 번 놓쳤고, 결국 브레너 박사는 총에 맞아 숨을 거두게 돼요. 

겨우 정신을 차린 엘은 군인들을 제압하고 때마침 도착한 마이클 일행과 호킨스로 떠나기 전 브레너의 임종을 지키면서도 그가 원하는 말을 해 주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브레너가 저지른 짓을 생각한다며 비록 마지막에 엘을 지키려다 죽었다고 해도, 편하게 가기는 글렀다 싶은 인물이라... 근데 오언즈 박사는 살아있는 건가요? 이젠 연구소에서 유일한 생존자나 마찬가지인데. 반면 호킨스에서 베크나의 마수를 빠져나온 낸시 일행은 상황을 토론하다가 베크나 + 마인드 플레이어가 이끄는 괴물이 호킨스를 덮칠 것을 알고 그를 막기 위해 아예 자신들이 먼저 베크나를 치자는 계획을 세웁니다. 이 계획 자체가 낸시에게서 나온 걸 보면 낸시의 멘탈이 보통 사람을 상회한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에 맥스는 베크나가 자신을 노려 힘을 쓸 때 빈틈이 생기므로 자신을 미끼로 삼아 베크나를 쓰러뜨리기로 결심하고요. 베크나를 쓰러뜨리기 위한 무기를 모으는 와중에 아직도 에디를 쫓는 제이슨 일행이 설치고 있어 긴장감을 주고 있고, 러시아 수용소를 간신히 탈출한 호퍼 일행은 미국으로 건너올 비행기를 찾느라 아직 넘어야 할 게 태산인 상황. 와중에 호킨스에서 일행이 마지막 유언처럼 가까운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기는 장면이 나오던데 스티브가 낸시에게 자기는 아이를 여섯 낳아 대가족을 이루고 싶었다는 말은 좀 생뚱맞으면서 웃기다는 생각. 낸시랑 스티브가 다시 엮이는 건 찬성이지만 훌륭한 커리어 우먼이 될 낸시에게 이런 요구는 무리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미 더스틴 일행을 잘 데리고 다니는 데서 소원은 반쯤 이룬 셈 쳐라 싶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