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4시즌 3화 리뷰 (2022. 7. 8. 작성)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4시즌 3화 리뷰입니다. 전 시즌에 비하면 이번 4시즌이 더 재미있기는 한데, 어째 회차는 조금 더디게 보게 되는 것 같네요. 이건 다른 드라마들을 같이 보는지라 리뷰 쓰는 순서가 미뤄진 탓도 있는 것 같지만... 뭐 어쨌든, 아직 3화에 불구함에도 4시즌에선 주인공들과 호킨스 마을을 위협하는 어떤 존재 - 더스틴 일행이 칭하길 '베크나'가 대놓고 모습을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위험을 감지하고 빨리빨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덜 답답하게 보게 되는 느낌. 2시즌이나 3시즌처럼 주인공들 연애담이나 일상 요소에만 치중했으면 보다가 짜증을 냈을지도 몰라요.

호킨스에 있는 일행은 에디를 보호하며 베크나의 존재를 추적하다가, 크리시의 죽음을 취재하러 온 낸시와 자연스럽게 엮이게 되는데요. 이때 낸시와 동행했던 프레드였나요? 낸시가 잠시 에디의 삼촌과 대화하는 사이 프레드는 베크나에게 홀려 다른 외딴곳에서 눈이 뽑히고 뼈가 뒤틀리는 등 끔찍한 죽음을 맞으며 불길함을 예고합니다. 크리시와 비슷하게 프레드도 과거 사건에서 어떤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어 베크나의 표적이 된 듯한데 크리시가 끔찍한 뭔가가 있었다 정도만 알 수 있는 정도라면, 프레드는 좀 더 상세하게 그 과거가 설명이 된듯하네요. 아무래도 과거 교통사고에서 친구를 놔두고 혼자 탈출한 게 죄의식과 트라우마로 남았던 모양.

더스틴 일행은 베크나의 타깃이 된 인물들이 같은 상담 교사에게 트라우마 관련으로 상담을 받았을 거라고 추측하여 상담교사를 찾아가 단서를 찾아내려고 합니다. 상담교사에게 접촉하는 역할은 맥스가 맡는데 다름 아니라 맥스는 3시즌에서 오빠인 빌리가 마인드 플레이어에 의해 이용당하고 잔인하게 죽는 걸 지켜보았기 때문에 역시 트라우마가 있던 상황. 더스틴 일행은 베크나의 표적인 된 인물들이 상담받은 서류를 빼돌려  그들이 두통과 불면증, 그리고 코피를 자주 흘렸다는 공통점을 알아내는데요. 문제는 이 조건에 맥스도 해당되었다는 거... 맥스는 다른 이들에게 드러내지 않지만 앞으로 베크나의 표적이 될 거라는 걸 대놓고 드라마가 암시하고 맙니다.

더스틴 일행의 이야기가 공포 묘사가 많긴 해도 그 행동에 거침이 없어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면 캘리포니아에 있는 윌과 엘 이야기는 그냥 답답한 내용만 계속되는데 보호자인 조이스는 호퍼의 이야기를 제 딴엔 애들 보호한답시고 숨긴 채 알래스카로 떠나버리고, 그 사이 엘은 앤젤란가 뭔가의 얼굴을 깬 죄로 경찰에게 연행당하고 맙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좀 의아했던 것이 스케이트장에서 앤젤라가 어그로를 끈 것과 별개로 엘이 사고를 친 건 맞지만, 미성년자인 아이를 보호자 동행 없이 저렇게 막 끌고 갈 수 있나였어요. 보통 경찰이 연행하려면 영장 같은 거라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말이죠. 1980년대 미국이라서 현대랑은 좀 다른 건가 납득을.

조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애들이 뭘 하겠냐 싶긴 했지만, 이 상황에서 진짜 노답이었던 건 조나단. 얘는 진짜 4시즌에 뭐 하러 나왔냐 싶은 수준으로 무기력하고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원래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라 더 밉상으로 보인 걸 수도 있지만 작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아이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1도 해내지 못하더라고요. 호킨스에서 애들 잘 보살피는 스티브랑은 정반대라 더 밉상... 저러고 또 낸시랑 엮이면 쌍욕이 나올 듯... 그나저나 조이스는 조이스대로 호퍼를 구하는 일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호킨스 상황을 모르는 입장인데, 그렇다고 호퍼를 가만 내버려 두기엔 그의 상황이 좀 끔찍하거든요. 

호퍼 쪽 이야기만 보면 미스터리물이 아니라 생존 탈출물을 찍어야 하는 수준이라... 진심 호킨스 상황보다 호퍼의 상황이 어떻게 수습될지 미스터리. 뭐 다행히 소년원으로 이송되던 엘은 중간에 난입한 오언즈 소장의 도움으로 풀려나긴 하는데, 오언즈 소장이 오랜만에 얼굴을 비춘 것도 이유가 있겠다 싶더니 엘의 능력을 되찾을 수 있는 인물로 활용되기 적합했기 때문이네요. 과거 초능력자 아이들을 실험했던 호킨스 연구소 출신에, 그곳의 미스터리를 자세히 아는 인물이고 다른 쪽으로도 발언권이 있어 보이는데, 잃어버린 엘의 초능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열쇠가 그에게서 나온 걸 보면 이번 3화의 역할은 좀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다는 느낌이었어요.